<행복의 철학> 기말고사 답안지 하나를 공개한다. 이를 쓴 학생은 조용하지만 성실한 참여로 중간고사에서도 자신의 논제를 시험 문제에 올린 바 있다. 기말고사 답안지도 제출자 중 가장 길게, 양면을 꽉 채워 작성하는 정성을 보여줬다. 특히 3번 답안에서 1, 2, 3번 전체를 통합하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 ‘흘러나오는’ 글을 썼다. 함께 읽어보자.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은 현대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에 완전히 녹아들고 적응이 되어 코나투스가 완전히 추락해 버린, 사실상 바보와 다름없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일차원적 인간이라는 개념이 참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꿰뚫어낸 개념인 것 같습니다. 수업 시간에 발표했던 내용처럼, AI가 뽑아낸 그림이 처음엔 만족하지 않은 그림이었음에도 나중엔 이만하면 된 것 같다, 괜찮은 결과물이다, 라고 머릿속에서 멋대로 판단을 내려버린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AI 숏북 또한 기술의 편리함에 속아, 내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글을 썼는지도 모르고 찍어내는, 작가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기이한 행위야말로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교수님이 아닌 내가 AI 숏북 생성에 참여하게 되었다면 그런 기이한 행위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편리함과 단순 도파민에 가까운 용돈 벌기 구조에 녹아들진 않았을지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점점 다들 일차원적 인간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코나투스 증진에 힘써야겠습니다.(조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