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태우는 사람

by 태연

나는 기억을 지우지 않는다

불을 붙일 뿐이다

말라버린 꽃잎처럼

시간 속에서 더 이상 피지 않는 것들을

천천히 태운다


연기는 위로 오르지 않고

나에게로 스며든다

사라진다는 말은

항상 거짓이었음을

그때 알았다


상처는 불쏘시개가 되고

두려움은 심지가 되어

몸 안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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