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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회 . Apr 19. 2017

이게 우정이 아니면 뭐겠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06.

이게 우정이 아니면 뭐겠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06.



같이 울어주기보다는 같이 웃어주는 것.

같이 울다가도 웃음이 터져버려서,

시끄러우니까 그만 좀 웃으라고 서로 등짝을 때리는 것.


친구가 새로운 욕을 만들면

참신하다, 입에 착착 붙는다며 감탄해주는 것.

아무리 내 스타일이 아니어도

친구 앞에서는 그 욕을 애용해주는 것.



실연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친구에게

술잔 대신 꽃을 건네는 것.

다시 태어난 거 축하한다며 작은 꽃다발을 안겨주는 것.


마트에서 트랜스 지방 가득한 과자 한 박스를

살까 말까 한참을 망설일 때

“사” “사지마” “안 살 거면 그냥 가자”는 말 대신

창피해하지 말라는 듯 슬쩍 말해주는 것.

“그렇게 먹고 싶었던 거면 사야지.”



친구가 싫어하는 것을 기억해두었다가

몇 년 뒤 불쑥 물어보는 것.

“너 아직도 젤리 안 먹니?”


남자 친구가 생긴 친구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고 싶은 걸

한 달에 한 번으로 감해주는 것.

통화도 메시지도 가급적 짧게 끝내주는 것.


도무지 응원할 수 없는 연애를 시작한 친구에게

비난도 잔소리도 응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침묵하는 것.

그 사랑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에서야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것.


돈 걱정을 하는 친구에게 자기도 돈 없는 주제에

“나 돈 있어. 그거 쓰면 돼”라며 허세 부려보는 것.


간밤에 술에 취해 진상을 부렸을 때

“너 때문에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는 말 대신

“너 어제 제법이더라?”라고 말해주는 것.


써놓고 보니 죄다 시시해서 깜짝 놀랄 정도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 잘 살았네’라고 느끼게 해준 것들.


이게 우정이 아니면 뭐겠느냐며 감동을 안겨준

친구의 배려들이다.



우정도 낙엽처럼 점점 쌓여가는 것.

차곡차곡 쌓여서 어느새 일기장 두 바닥을 채우고 마는 것.

알고 보면 우리 모두에게는 우정의 목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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