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별님 이민숙 Oct 08. 2021

오이 10형제 이야기

오이의 쓰임 


오이 10형제가 빠알간 바구니에 사이좋게 모여 있어요. 가늘고 길게 뻗은 오이 형제들은 언덕이 높아서 구름도 쉬어간다는 산골, 강원도 운두령에서 자랐어요. 긴 줄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어느 날 가위로 또옥 똑 또옥 똑 잘려서 박스에 담겨 트럭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 시장에 도착했고 오늘 새벽에 다시 아파트 상가 <장날 야채 청과>라는 채소가게에 왔어요. 그리고 채소가게 아저씨는 빨간 아주 빨간 바구니에 다정하게 오이 10개를 담아 2천 원이라고 썼어요. 그러고는 자신들이 어떻게 쓰일지 기대에 찬 눈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빤히 쳐다봤어요.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 누구도 오이 형제를 거들떠보지 않자 실망해서 누군가 말했어요.

"우리는 언제 쓰이는 거야? 어떻게 쓰일까? 왜 아무도 우리를 선택하지 않을까?" 하고 궁금해할 때 옆에 오이가 말했어요. "나는 귀하게 쓰이고 싶어." 하자 다른 오이는 "나는 빛나게 쓰이고 싶어." 그러자 또 옆에서 " 나는 꼭 필요한 곳에 쓰이고 싶어." 하면서 자신의 쓰임을 기대하며 말했어요,



그때 오이 바구니가 흔들리면서 노오란 비닐봉지에 오이 10개가 담겼습니다. 어느 아주머니가 오이 10형제를 노오란 비닐 봉투에 담고 돈을 건네고는, 기분 좋은 걸음으로 도서관에 들어갑니다. 오이들은 아주머니가 책을 고르는 동안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들을 봅니다. 그때 똑똑하고 현명한 첫째 형이 말합니다. "나는 이 도서관에서 잠깐이라도 살고 싶어. 이 책 냄새가 좋아."합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책과 자료를 고르고 친절한 사서 선생님에게 선물로 오이 하나를 건넵니다.


"와~ 봤지? 각자 원하는 삶을 그려봐. 그럼 원하는 대로 될 거야."그러고는 똑똑하고 현명한 큰형 오이는 도서관에 사서 선생님 자리 옆에 남게 됩니다.



집에 와서는 식탁에 놓인 오이들은 집안을 둘려봅니다. 그때 큰언니가 학교를 마치고 잰걸음으로 집에 들어오더니 스케이트 타러 갈 준비를 합니다. 그때 모험심이 강한 둘째 셋째 오이가 말합니다. "나는 언니랑 스케이트 장에 가보고 싶다. 그 빛나는 얼음을 보고 싶어" 하자 아줌마가 언니 간식으로 오이를 두 개 꺼내서 간식으로 잘라서 언니 가방에 넣어줍니다. 모험심이 강한 둘째 셋째 오이는 언니랑 빛나는 아이스링크 장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시골 집이 그리운 넷째 다섯째 오이는 말합니다. 나는 다시 시골이 그립다. 하자 아주머니는 오이를 잘라 오이김치를 만듭니다. 깍둑 자른 오이는 오이지가 되어서 주말에 아저씨가 시골에 가는데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여섯 일곱 오이는 거실에서 게임하는 화면을 쳐다보면서 나 저 게임이 재밌어 보이는데 좀 더 구경을 하고 싶다 하자 아주머니는 오이를 잘라서 게임하는 언니 간식으로 컴퓨터 앞에 놔줍니다. 그러자 호기심 많은 오이들은 언니가 하는 게임, 스타투 벨리를 실컷 구경합니다.



친구가 그리운 여덟 번째 오이는 '나는 다른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하자 아줌마는 오이랑 사과 그리고 파프리카를 잘라서 마요네즈 샐러드 무침을 해서 식탁에 놨습니다. 오이, 사과 그리고 파크리에 마요네즈, 케첩을 섞어서 샐러드가 되어서 저녁 식탁에 올랐어요.



마지막 아홉열 번째 오이만 남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 하자 아주머니는 그냥 먹을 간식으로 오이를 잘라서 식탁 위에 놓습니다. 이 오이는 저녁에 늦게까지 잠을 안 자는 언니들과 같이 있을 거고요. 그리고 아침식사하는 아저씨도 된장에 찍어 먹을 겁니다.



이렇게 오이 10형제의 여행은 각자 원하는 대로 쓰임을 받았습니다. 끝



#글쓰기 #오이 #오이반찬 #오이10가지쓰임 #그대권 #오이 #어지간히쓸게없는겨?









오이를 깍뚝썰어서 소금물에 살짝 절궈 한번 헹구고는 고춧가루, 다진마늘, 깨 그리고 올리고당 조금 넣고 무침











이번 주말 아저씨랑 시골로 떠나는 오이








사과, 오이 넣고 마요네즈 캐찹에 버무리면 <옛날사라다>











호기심 많은 오이, 게임 스타튜 벨리를 실컷 보면서 언니간식이 됩니다.









아이스 링크로 떠난 오이













매거진의 이전글 중학교 2학년은 가만 둬야 잘 크는 존재 라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