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의 연대기: 노란 잠수함에 담긴 낙관의 항해

환상의 잠수함이 선사하는 자유와 희망의 노래

Yellow Submarine by The Beatles

In the town where I was born Lived a man who sailed to sea And he told us of his life In the land of submarines So we sailed on to the sun 'Til we found a sea of green And we lived beneath the waves In our yellow submarine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And our friends are all aboard Many more of them live next door And the band begins to play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Full steam ahead, Mister Boatswain, full steam ahead Full steam ahead it is, Sergeant (Cut the cable, drop the cable) Aye-aye, sir, aye-aye Captain, captain As we live a life of ease (a life of ease) Every one of us (every one of us) Has all we need (has all we need) Sky of blue (sky of blue) And sea of green (sea of green) In our yellow (in our yellow) Submarine (submarine, aha)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이 글은 노래 가사를 선정해 하나의 사사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작사가의 원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으니,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원곡을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니 편하게 읽어주세요!)


I. 다채로운 문화적 배경 속에서 떠오른 노란 잠수함

[1960년대 청춘과 환상의 결합이 낳은 상징적 무대]


1960년대 후반은 전 세계적으로 젊음의 해방감과 실험 정신이 한창 고조되었던 시대입니다. 당시 서구의 대중음악씬 역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며, 젊은 예술가들이 기존 관습을 깨고 새로운 음악적·시각적 표현에 도전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노란 잠수함> 이미지는 비현실적이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강조하며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비틀즈(The Beatles)는 당시 문화혁명의 중심에 서 있었고, 실험적 시도와 개성 넘치는 음악적 스타일을 결합해 대중과 평단 모두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흔히 비틀즈의 곡들은 시대정신을 대변하면서도, 동시에 나름의 초현실적 상상력과 이상주의를 녹여냈습니다. "노란 잠수함"이라는 콘셉트는 이들이 추구한 몽환적 세계관의 일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가사 초반에서 "태어난 그 마을에서 바다로 떠난 남자가 있었다 (In the town where I was born Lived a man who sailed to sea)"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비교적 전통적인 서사의 도입부, 즉 ‘옛날에 어떤 사람이 있었다’라는 전래동화 같은 형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뒤이어 곧장 이어지는 "우리는 녹색 바다를 찾아 태양을 향해 항해했다 (So we sailed on to the sun 'Til we found a sea of green)"라는 표현은, 기존의 동화적 상징을 넘어서 더 자유롭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1960년대 후반의 실험적 문화 분위기가 가사 안에 짙게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곡이 결코 "현실 도피"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대 청춘들에게는 꿈같은 여정과 자유로운 항해가 사회적으로 억눌려 있던 상상력, 혹은 정신적 해방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넘어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태도가 이 노래 속 "노란 잠수함"이라는 구체적 상징으로 집약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II. 환상의 바다와 공동체 정신

[몽환적인 이미지를 통해 전해지는 연대와 우정의 목소리]


이 곡에서 가장 돋보이는 모티프는 "우리(We)"라는 단어와 그 뒤에 이어지는 "살아간다(live)"라는 동사입니다. 가사 중간 반복되는 "우리는 모두 노란 잠수함 속에서 산다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라는 후렴구는, 청자에게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적 이미지를 선명하게 제시합니다.

특히 "우리 친구들은 모두 탑승 중이며, 옆집에도 많은 이들이 살고 있다 (And our friends are all aboard Many more of them live next door)"라는 대목은, 좁디좁은 잠수함이라는 공간 안에 사실상 이웃과 지인 모두가 모여 있다는 환상적이고 익살스러운 장면을 그려냅니다. 이는 1960년대 청춘 문화가 지향하던 <연대와 우애>, <공동체적 가치>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고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바다>라는 공간적 이미지가 노래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바다는 무한히 펼쳐져 있지만, 동시에 대중음악의 맥락에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는 ‘자유’‘미지’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 노래에서는 그 바다를 "녹색 바다 (Sea of green)"라고 표현해, 현실 세계와는 다른 초현실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녹색 바다"는 꿈과 이상이 가득한 공간으로 해석되며, 결국은 모두를 감싸는 따뜻한 공동체의 품을 연상시킵니다.

더불어 후반부에 등장하는 "우리 모두가 필요한 것은 이미 다 가지고 있다 (Every one of us Has all we need)"라는 가사 역시, 물질적 소유가 아닌 정신적 풍요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잠수함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있다고 해서 결핍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기서 상상력이 꽃피고 공동체적 따뜻함이 살아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III. 유쾌한 운율과 언어적 놀이

[반복적 후렴구와 효과음이 빚어내는 즐거움]


이 곡은 밝고 경쾌한 리듬이 특징적입니다. 첫 소절부터 분명하게 드러나는 4/4박자 위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코러스와 효과음은 노래에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이러한 음악적 요소가 가사 속 환상적 내용과 어우러져, 곡 전체가 마치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 같은 인상을 줍니다.

가사의 반복구조가 뚜렷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우리는 모두 노란 잠수함 속에서 산다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라는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청자에게 중독성 강한 리듬감과 함께 명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단순한 라임(Rhyme)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곡을 듣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그 문구를 따라 부르도록 유도합니다. 노랫말 자체가 하나의 놀이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특히 연주 중간에 들리는 호각 소리, 함성, 대화체 구간 등은 노래 속 공간을 한층 더 구체화합니다. "전속력 앞으로 (Full steam ahead)"라는 대사는 군중이 함께 해적선(?) 혹은 군함에 있는 듯한 해학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러한 효과음과 멜로디적 반복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음악적 놀이동산'을 구성합니다. 이 곡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바로 이런 가볍고 신나는 외피 안에 담긴 심층적 메시지가 주는 매력 때문입니다.


IV. 항해담의 서사와 화자의 시점

[어린아이 같은 시선으로 펼쳐지는 무한 상상의 스토리]


이 곡의 서사는 구체적으로 "항해"를 그리고 있습니다. 가사 첫 부분의 "태어난 그 마을에서 바다로 떠난 남자가 있었다 (In the town where I was born Lived a man who sailed to sea)"라는 도입부를 통해, 듣는 이는 한 편의 옛이야기를 들춰보듯 인물의 과거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남자’가 말해주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초대됩니다.

특히 이 곡의 화자는 자신이 마치 동심의 세계에 서 있는 듯한 시선으로, 주변 풍경을 최대한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푸른 하늘 (Sky of blue)과 녹색 바다 (Sea of green)가 있는 우리의 노란 잠수함 (In our yellow submarine)"이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듯, 기본적으로 ‘상상 속에서 모든 것이 가능한 세계’를 전제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화자의 목소리에 어둡거나 비관적인 감정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어린 시절 놀이에 몰두하는 아이처럼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때 서사는 ‘대단한 모험 스토리’가 아니라, 누구나 함께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는 신나는 항해담으로 정리됩니다. 이 곡에서는 갈등이나 비극적인 요소가 거의 보이지 않는데, 이는 대중 가요에서 흔히 쓰이는 ‘드라마틱한 반전’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계속 이어지는 행복한 항해>라는 단순 명료한 서사로 일관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곡의 본질이 ‘함께 즐기며 노래하는 순간’에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V. 상호텍스트성과 문화적 참조

[동심과 공동체를 담은 다른 예술작품과의 만남]


노란 잠수함을 매개로 한 이 가사는, 종종 현대 사회의 이상세계(Utopia)를 다룬 다양한 작품들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문학사 속에서 평화롭고 이상적인 공동체를 그린 토머스 모어(Thomas More, 1516년 발표)의 <유토피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분위기나 주제 측면에서 전혀 다른 시대적 작품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관점에서는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모두 노란 잠수함 속에서 산다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라는 메시지에서, 1960년대 초반과 중반 사이에 급부상했던 히피(Hippie) 문화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히피 문화는 ‘평화, 사랑, 공동체’라는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떠다니며 자급자족하는 모습은, 히피적인 낙관과 환상에 부합하기도 합니다.

한편 노래 속에 삽입된 대화체 구간 "전속력 앞으로, 병장님 (Full steam ahead it is, Sergeant)" 같은 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군함 영화나 해양 모험물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린 시절의 해적 놀이나 모험담에 익숙한 세대라면, 이 장면에서 ‘장난스런 역할극 놀이’를 연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노란 잠수함>의 가사는 군인들의 항해, 해적선 모험, 동화 속 서사 등 다양한 텍스트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독특한 상호텍스트성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동시대에 나온 곡 중 존 레논(John Lennon)이 발표한 <이매진>의 "너의 상상 속에서 전쟁 없는 세상을 꿈꿔봐요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라는 구절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둘 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상세계의 이미지를 노래하지만, ‘상상력’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희망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합니다.


VI. 노란 잠수함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가사는 언뜻 보면 귀엽고 어린아이 같은 이미지만 연상됩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어떤 환경에서도 함께라면 즐겁게 지낼 수 있다"라는 꽤 본질적인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는 가사 후반부 "우리 모두가 필요한 것은 이미 다 가지고 있다 (Every one of us Has all we need)"라는 직설적인 문장으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대목에서, ‘행복’은 결핍이 없는 완벽한 상태라기보다는, <공동체적 연대와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인간이란 종종 남의 시선이나 물질적 조건에 의해 좌우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바닷속 깊은 곳조차 "노란 잠수함" 안이라면 해피랜드로 바뀐다고 말합니다. 결국 바다는 ‘세상’이요, 잠수함은 ‘우리의 작은 공동체 혹은 마음의 공간’을 상징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노랫말은 개인이 속한 집단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욕망을 표현합니다. 우리는 모두 본능적으로 안전한 울타리를 갈망합니다. <노란 잠수함>은 그 울타리가 실재하는 현실의 공간일 수도 있고, 혹은 상상 속 세계일 수도 있다고 말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마음으로 연결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불교의 가르침인 "네가 생각하는 것이 네가 된다 (What you think, you become)"가 떠오릅니다. 우울과 상처로 점철된 현실에서도, 공동체의 힘과 긍정적 상상력이 결합되면 ‘노란 잠수함’ 같은 밝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래는 이를 간결한 언어와 반복되는 멜로디로 자연스럽게 제시합니다.


VII. 청자에게 전하는 현대적 의미

[동심과 연대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예술적 성취]


<Yellow Submarine>은 발표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곡을 떠올리면 즉시 "우리는 모두 노란 잠수함 속에서 산다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를 흥얼거리게 만듭니다. 그만큼 대중음악 역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캐치한 멜로디나 반복적인 후렴구의 중독성 때문만이 아니라, 동심과 공동체 정신이라는 보편적 테마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가사의 문학적·예술적 가치를 살펴보면, 이 곡은 어린 시절 동요 같으면서도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중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닷속 항해라는 상징적 서사를 활용해,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꿈꿀 수 있고, 다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가 점차 개인화되고 있음을 느끼는 지금, 이 노래가 제시하는 ‘우정과 연대의 힘’은 오히려 더 신선하고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또한 비틀즈는 이 곡을 통해 ‘대중음악도 충분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임을 증명했습니다. 흔히 팝 음악이 가볍고 상업적이라고만 치부되기 쉬운데, <노란 잠수함> 같은 사례는 대중적이면서도 얼마나 풍부한 은유와 시적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 결과, 한 시대를 넘어 세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불려지는 명곡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의 청자에게 이 작품은, 다시금 "내 주변의 작은 공동체, 그리고 지금의 내 상태는 어떤가?"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물질적 풍요보다 '함께 노래하며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노래를 들으며 수많은 이미지를 상상하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따라 부르는 그 순간, 우리는 일상에 가려진 동심과 순수한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비틀즈가 꿈꾸던 "노란 잠수함"은 바닷속 어딘가가 아니라, 결국 서로를 보듬어주는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합니다.


(이 글은 [Yellow Submarine, The Beatles (Yellow Submarine, 1969, Side one 트랙 1)]의 가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더 다양한 시각을 원하신다면 아티스트 인터뷰나 다른 리뷰도 참고해보세요. 음악의 매력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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