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제출한 의견
진로체험 학습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적당히 갈 장소가 없었고, 아예 들어가서 식사는 불가능했지만 아무튼 장소도 정했다. 우리 반에는 한 학생도 빠짐없이 체험학습을 같이 가기로 했다. 진로체험학습이라고는 하지만, 진로와 체험의 목적이 아주 뚜렷하다고 보기 어렵다. 누가 보면 그저 관광코스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많은 학생이 진로체험을 할 만한 프로그램을 지금은 학교 밖에서 찾기도 어렵고, 아직도 위험하다.
아무튼 목적은 진로체험학습이니 우리 반 학생들에게 여러 번 강조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처음으로 학급 친구들과 단체로 외부로 나간다. 관광버스도 타고 학교를 벗어난다. 1학기 때에는 당연히 체험학습이 없었다. 무엇을 하든 나가서 우리 반이 같이 활동을 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니 학교를 벗어나 쉬기도하지만, 그 와중에 마주치는 것들을 보며 생각을 하게 하고 싶었다.
가장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체험학습 소감문이란, 오늘 하루 배우고 느낀 점을 쓰시오가 되겠으나, 그런 질문에 학생들은 답을 잘하지 못한다. 담임 선생님 지도 아래 쓰게 되면, 적당량 쓰기는 하겠지만 별로 의미가 없는 종이와 볼펜 자국일 뿐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직접 질문을 얻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전에 나의 샘플 질문도 하나 있어야 한다.
진로체험학습 활동을 하는 동안 보았던 직업들을 되도록 많이 써보세요.
그 직업 중 하나를 골라, 그 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이나 얻을 수 있는 장점,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단점에 대해 써보세요.
내가 장례에 갖기를 희망하는 직업이 가지는 장점과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해 쓰세요.
위에 쓴 어려움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에게 포스트잇을 2장씩 나눠주었다.
“여기 선생님의 예제 질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쓰고 싶은 소감문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담임 선생님입니다. 학생에게 체험학습을 마치고 이야기를 들으려고 합니다. 어떤 질문을 만드는 게 좋을까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발표합니다. (학급자율활동 시간에 질문을 만드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의견도 발표하게 해서 생활기록부에 기재해줄 생각입니다.)
의견을 쓰지 못했으면, Pass를 외칠 수는 있지만, 다른 친구들의 질문을 듣고 조금 덧붙여야 합니다.
의견을 듣고, pass 했던 학생들의 의견도 마저 듣습니다.
학생들이 만든 질문은 모두 모아서 생활기록부 기록용으로 준비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것 끼지 묶어서 분류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이제까지 나온 질문들을 정리해서 모두 제시할 생각입니다. 학생들은 그 질문들 중 몇 개를 선택해서 답을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