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의 자동차 렌탈 전문기업 ‘SK렌터카’ 앱 제작기
100만 렌터카 시대로 돌입했습니다. 신차가 원활히 출고되지 못하는 시장 상황과 새로운 차를 갈망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맞물린 결과죠. 특히 자동차를 이동수단의 하나로서 스마트하게 이용하길 바라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렌터카는 아주 매력적인 탈것이 되었습니다.
SK렌터카는 비대면으로 계약할 수도 있고, 전기차를 빌릴 수도 있어 엄청난 성공을 거둔 프로덕트 중 하나입니다. 이 놀라운 프로덕트의 뒷면에는 프로젝트의 초창기부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슬로그업이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제품을, 잘. 이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던 두 파트너사의 협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마이크: PM 마이크입니다.
스토미: SK렌터카에서 백오피스를 담당했던 프로덕트 디자이너 스토미입니다.
구르미: 프론트엔드 B2C를 담당한 구르미입니다.
데일: 구르미와 함께 담당한 데일입니다.
소닉: 저도 프론트엔드를 담당한 소닉입니다.
해리: B2C를 담당한 프로덕트 디자이너 해리입니다.
SK렌터카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마이크: 렌터카 서비스입니다. 다만 기존의 서비스와는 다르죠. 기존에는 차량의 기본적인 스펙을 정한 뒤 오프라인 조직에서 영업하고 계약하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SK렌터카에서는 온라인에서 계약 완료와 차량 배송까지 진행하는 올인원 다이렉트 시스템을 원했어요. 그래서 기존 사업 레거시의 인프라 시스템을 반영해 신규로 개발한 거죠.
프로젝트는 어떤 상황이었어요?
마이크: 당시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 산하에 있었는데, BM혁신단을 꾸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려는 TF팀이었어요. 슬로그업과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함께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잡는 것부터 어떻게 마케팅할지, 어떻게 고객에게 접근해 나갈지, 브랜딩은 어떻게 할지까지 논의했어요. 문제는 시일이 워낙 급박한데 방향은 잘 안 찾아져서, 저희가 여러 일을 맡아야 했어요. 그래서 당시 SK네트웍스 명동 사옥에 저와 디자이너 해리, 스토미 셋이 상주하면서 TF팀과 한 몸처럼 움직이며 일했죠.
파트너사는 어떤 분들이셨어요?
마이크: 사실 비즈니스 도메인이 다르면 협업할 때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향과 접근법이 비슷해서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더 잘되겠다’라고 막연히 짐작하기보다는, 각종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뽑아내서 결정하는 분들이셨죠. 한 번은 어떤 서비스에 있어서 저와 의견 대립이 생겼던 적이 있는데, 데이터를 비교하니까 그분이 맞더라고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어요. 신선하고 즐거운 충격이었죠.
스토미: 그렇게 준비되어 있는 분들과의 협업은 슬로그업 멤버들이 언제든지 능동적으로 맞물려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요. 협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파트너사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SK렌터카가 정말 좋은 파트너사고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조율해 나갔나요?
마이크: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기획/디자인 부분만큼은 저희가 적극적으로 리딩했습니다. 업무 진행에 필요한 의사결정 사항을 TF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푸시하거나 심지어 과제 형태로 드리기도 했어요. 저희가 업무를 능동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셨기 때문에, 파트너사에서도 인정해 주셨습니다.
소닉: 개발단에서는 아예 사전에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어떤 요청이 오더라도 신속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최종 피처가 나오기 전에 업무가 많이 몰렸었는데, 기존에 해놓은 게 있어서 일정을 맞추기 수월했죠.
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기존에 했던 것들을 완전히 엎어야 할 수도 있지 않나요?
데일: 그런 예상도 했어요. 다만 만약 실제로 갈아엎게 되더라도, 지금은 나중을 위해 미리 대비해 두는 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죠.
하긴, 조금 더 고치더라도 요청 자체에는 빨리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데일: 맞아요. 게다가 그 과정에서 변수라는 요소를 생각해서 일하는 버릇도 생겨요. 보통 변수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나타나거든요. 그걸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 사전에 신경을 쓰는 업무 습관을 잡을 수 있었죠.
구르미: 실제로도 유지보수 기간에 문제가 생겼어요. 급박한 기간에 맞춰 신속하게 개발하다 보니, 기능적인 측면이나 퍼포먼스 측면에서 낮은 부분이 발생한 거예요. 그걸 유지보수하면서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다른 프로젝트에 들어갔을 때는 이런 부분까지 감안해서 업무를 진행했던 것 같아요.
구르미: 자잘한 부분에서도 변수를 예측하고 움직이는 건 항상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 한번은 예전 코드가 좋으니 다시 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원래대로였다면 히스토리 체크를 해서 예전 코드를 복사한 후 지금 코드를 지우고 붙여 넣어야 해요. 하지만 저는 예전 코드를 주석 처리해 두는 버릇을 들였거든요. 그래서 금방 대응할 수 있었죠. 작은 디테일 하나로 업무 처리가 효율적으로 변한 거예요.
디자인에서는 어려움이 없었나요?
마이크: 방향성이 잡혀 있지 않다 보니, 디자인을 뽑기가 무척 난감했어요. 그래서 해리와 다각도에서 서비스를 분석하고 예상 가능한 시안을 뽑아서 선보였어요. 시안만 3~4개를 만들 정도였죠.
해리: 시안 하나하나에 무척 공을 들였어요. 가설검증을 전문으로 하는 해킹그로스 팀과 함께 데이터를 뽑고, 거기에서 나온 결괏값을 반영했죠. 예를 들어 본인 인증 단계의 유입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어느 단계에서 유입이 떨어지는지 확인한 후, 그 부분을 개선했어요. 결론적으로 무척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파트너사의 신임을 얻을 수 있었어요.
스토미: BOS(Back Office System) 시안도 많이 뽑았어요.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많이 없어서 무척 힘들었죠. 하지만 그게 저희 회사 디자인 팀 BOS의 근간을 만들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뿌듯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을 배우게 되셨나요?
스토미: 사실 BOS는 사실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화면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콤팩트해야 하고, 변수도 없어야 해요. 이런 걸 다 고민하다 보니, 최대한 유지보수가 잘 되고 사용성이 좋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하신 게 있나요?
해리: 피그마라는 툴을 도입했어요. 지금은 많이들 사용하지만 당시만 해도 고도화된 지 얼마 안 된 툴이었어요. 대부분 어도비CC나 스케치를 쓸 때였죠. 하지만 피그마는 화면을 모듈화 해서 쉽게 쉽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컴포넌트를 구성하는 데에는 무척 효과적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전면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마이크: 제가 지금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지금 슬로그업 디자이너 분들의 피그마 활용 능력은 탑티어 급이라는 거예요. 이분들은 새로운 피처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도입하는 분들이에요.
스토미: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어요. 버튼 컴포넌트를 활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저장 용량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며 피그마에서 해당 방법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공지가 내려오더라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효율적인 모듈인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그 기능(Property)을 피그마 측에서 정식으로 출시하더라고요.
해리: 피그마 측에서도 효율적인 방식을 찾으면서 프로덕트를 개선한 것인데, 그게 저희가 생각했던 방식과 맞아떨어진 거죠. 피그마가 지향하는 방식과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니까 툴을 더 연구할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스토미: 저희 회사에 책 『스타트업하고 앉아있네』를 쓰신 분이 있거든요. 우리끼리 농담으로 『피그마하고 앉아있네』라는 책 쓰자고 말하곤 했죠(웃음)
디자이너 분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익힌 게 정말 많으신 것 같네요.
해리: 맞아요. 그렇게 어렵게 쌓은 것들이 고스란히 저희의 지식이 되더라고요. 일례로 SK렌터카 작업은 현재 활용되는 아웃소싱의 모든 디자인 시스템을 확립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소비자 앱과 BOS까지 함께 연구해서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끔 모듈화 시켰고, 이걸 다른 서비스에도 적용했거든요.
무척 챌린징 했던 프로젝트인데, 다른 분들도 배우신 게 있을까요?
데일: 저는 당시 신입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참여해 본 대형 프로젝트였어요. 이렇게 트래픽이 많은 프로젝트를 신입이 참여해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대단하게 느껴졌죠. 소닉과 코드 부채를 함께 해결하면서 예전의 방식에서 새롭게 배움을 얻는 경험도 했고요. 한 번은 제가 서비스를 리뉴얼한 화면이 뉴스에 캡처 화면으로 첨부되어서, 무척 뿌듯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해리: 맞아요. 저희는 심심하면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를 인터넷에 쳐보거든요. 그런데 ‘SK렌터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헤드라인이 뜬 거예요. 무척 기뻐서 여기저기 돌려 봤죠. 그때만큼 제가 일을 제대로 했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없어요.
그렇게 뚜렷한 성과라니, 파트너사도 좋아했겠어요.
마이크: 사실 파트너사도 이 비즈니스가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저희와 작업을 시작했던 때가 ‘이 사업의 마지막이다’라며 비장하게 응했던 것이라고 하셨죠. 그런데 서비스가 빵 터진 거예요.
소닉: 한 번 맡은 이상 제대로 해주겠다고 마음먹는 게 우리의 자랑이고 자부심인 거죠. 궁극적으로는 서로에게 좋은 거고요. 우리는 더 좋은 코드를 가져가고, 고객사는 더 좋은 프로덕트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이죠.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슬로그업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