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됐으면 좋겠다 ① 볼런컬처와 봉사경매 파티
본격 사심 가득한
좋은 스타트업 소개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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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볼런컬처
혹시 인타임이란 영화 보셨나요?
'돈 대신 시간이 화폐'라는 설정의 디스토피아 영화였죠.
예컨데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남은 수명이 입력된 손목시계를 통해 4분의 수명을 지불해야 하는 식입니다.
방금 "오호 재밌겠는데" 생각하셨나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영화는 비추입니다. 소재를 시원하게 말아먹은 망작이었습니다. ㅠㅠ
그럼에도 그 소재만큼은 무척 참신했는데요. 얼마 전 이런 설정을 현실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볼런컬처'가 주최한 '봉사경매파티'에서였습니다. 신선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봉사경매파티는
돈 대신 시간으로 경매물품을 낙찰받고
그 시간만큼 봉사활동을 하는 훈훈한 이벤트였습니다.
3월 경매의 테마는 Green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의 시간은 '100개 숲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노을공원시민모임'과 공원환경을 가꾸는 NGO '공원의 친구들'의 활동을 돕는데 쓰였습니다.
"최대 8시간 투자해서
괜찮은 물품이 나오면 딱 한 개만 낙찰받자."
저는 이런 전략으로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여기 분위기가 최소 유니세프라 그거 가지곤 새콤달콤 하나도 못 받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35시간을 써서아프리카에서 온 천 한 필을 낙찰 받고 좋아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날 루돌프 모양으로 전구가 반짝이는 DIY장식품에 달려든 150시간의 불나방도 보았습니다. (덜덜..)
참여하신 분들은 다들 좋은 분들 같았습니다. '공원의친구들'에서 오신 환경운동가 분과 "왜 공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놓고 같이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알 수 있었어요.
디자이너 여자분(a.k.a 불나방)께서는 "공원은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간이기에 스스로 가꾸는 게 모두의 이익"이라는 사회경제학적 관점의 답변을 하습니다.
옆의 대학생 분은 "공원봉사가 혹 육체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는 세심한 답변을 하셨습니다.
저는 "공원에 예쁜 여자가 많다"고 답했습니다. 우리중에 쓰레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경매에서 프리드링크로 나눠준 음료도 상당히 맛있었는데요. 저는 여기에 꽂혀서 오는 길에 종류별로 사오기도 했어요.
'앨리스보울'이란 곳에서 만드는 신선한 과일+야채 생즙이었는데, 숲 근처로 피크닉 갈 때 들러 사가면 딱인 듯.
봉사경매는 4월에도 계속된다고 합니다. ^^ 봄을 맞은 4월의 테마는 '나들이'네요.
물품을 낙찰 받으신 참여자분들의 시간은 봉사활동하며 말도 타볼 수 있는 '승마봉사'에 쓰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소셜 스타트업 볼런컬처는 이렇게
무거운 이미지의 부담스런 봉사가 아닌
발랄한 문화와 재미가 어우러진
'유쾌한 사회공익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곳입니다.
볼런컬처 고다연 대표님 한 마디
"저희가 하는 일은
'봉사 큐레이션'이에요."
"사회인이 사회적이슈와 나눔활동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비영리단체는 든든한 지지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또 기업은 사회공익활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 후기샷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소셜 스타트업,
볼런컬처.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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