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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말고 시간으로 낙찰받는 경매?

잘됐으면 좋겠다 ① 볼런컬처와 봉사경매 파티

by 슬로그업 Apr 12. 2016

본격 사심 가득한

좋은 스타트업 소개 코너

-

잘됐으면 좋겠다!


①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볼런컬처


혹시 인타임이란 영화 보셨나요?

'돈 대신 시간이 화폐'라는 설정의 디스토피아 영화였죠.


2.jpg


예컨데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남은 수명이 입력된 손목시계를 통해 4분의 수명을 지불해야 하는 식입니다.


방금 "오호 재밌겠는데" 생각하셨나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영화는 비추입니다. 소재를 시원하게 말아먹은 망작이었습니다. ㅠㅠ


3.jpg 미안하다 망작이다. (누가 이 영화 리부트 안 해주나요? 소재는 참 좋은데..)


그럼에도 그 소재만큼은 무척 참신했는데요. 얼마 전 이런 설정을 현실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볼런컬처'가 주최한 '봉사경매파티'에서였습니다. 신선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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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경매파티는

돈 대신 시간으로 경매물품을 낙찰받고

그 시간만큼 봉사활동을 하는 훈훈한 이벤트였습니다.


3월 경매의 테마는 Green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의 시간은 '100개 숲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노을공원시민모임'과 공원환경을 가꾸는 NGO '공원의 친구들'의 활동을 돕는데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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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8시간 투자해서
괜찮은 물품이 나오면 딱 한 개만 낙찰받자."


저는 이런 전략으로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여기 분위기가 최소 유니세프라 그거 가지곤 새콤달콤 하나도 못 받습니다.


IMG_9717.JPG 낙찰받고 싶은 물품이 나오면 이렇게 손 들고 시간으로 입찰을 합니다.
IMG_9724.JPG 사진으로 보면 마냥 훈훈해보이지만 피만 안 튀었을 뿐 낙찰전쟁이었습니다 (...)


정신 차려보니 35시간을 써서아프리카에서 온 천 한 필을 낙찰 받고 좋아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날 루돌프 모양으로 전구가 반짝이는 DIY장식품에 달려든 150시간의 불나방도 보았습니다. (덜덜..)


IMG_9738.JPG 문제의 루돌프. 뿔에 반짝반짝 불이 들어옵니다!
IMG_9730.JPG 불빛에 달려든 검은땡땡이무늬 불나방님ㅠㅠ

참여하신 분들은 다들 좋은 분들 같았습니다. '공원의친구들'에서 오신 환경운동가 분과 "왜 공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놓고 같이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알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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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여자분(a.k.a 불나방)께서는 "공원은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간이기에 스스로 가꾸는 게 모두의 이익"이라는 사회경제학적 관점의 답변을 하습니다.


옆의 대학생 분은 "공원봉사가 혹 육체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는 세심한 답변을 하셨습니다.


IMG_9663.JPG '공원의 친구들'의 활동 취지를 설명중이신 훈남 활동가 김성환님
IMG_9665.JPG '100개 숲 만들기'를 설명중이신 '노을공원시민모임'의, 역시 훈남이신 김진하 활동가님


저는 "공원에 예쁜 여자가 많다"고 답했습니다. 우리중에 쓰레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IMG_9649.JPG 공원..에..예쁜..여자가..많..다.


경매에서 프리드링크로 나눠준 음료도 상당히 맛있었는데요. 저는 여기에 꽂혀서 오는 길에 종류별로 사오기도 했어요.


IMG_9618.JPG 제 손은 아니므니다


'앨리스보울'이란 곳에서 만드는 신선한 과일+야채 생즙이었는데, 숲 근처로 피크닉 갈 때 들러 사가면 딱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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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경매는 4월에도 계속된다고 합니다. ^^ 봄을 맞은 4월의 테마는 '나들이'네요.


K-001.png 볼런컬처의 봉사활동 매칭 플랫폼 '공존'


물품을 낙찰 받으신 참여자분들의 시간은 봉사활동하며 말도 타볼 수 있는 '승마봉사'에 쓰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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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스타트업 볼런컬처는 이렇게

무거운 이미지의 부담스런 봉사가 아닌


발랄한 문화와 재미가 어우러진

'유쾌한 사회공익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곳입니다.


볼런컬처 고다연 대표님 한 마디


"저희가 하는 일은
'봉사 큐레이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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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이 사회적이슈와 나눔활동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비영리단체는 든든한 지지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또 기업은 사회공익활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 후기샷

10399811_1718753415061686_4113908938007279547_n.jpg 35시간을 써서 낙찰 받은 천 한 필, 그리고 앨리스보울의 생과일+야채 음료.
12920303_1718753438395017_4144943858127502893_n.jpg 너란 음료.. 어디 갔니..
12924585_1718751375061890_7884399509297311162_n.jpg 이것이 35시간의 따뜻함이로구나..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소셜 스타트업,

볼런컬처.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나들이' 테마의 4월 봉사경매 파티 놀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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