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두괄식으로 빠르게 설명해본다
빠르게 두괄식으로 설명해본다. 일단 나는 30대 후반의 여자다. IT회사에서 팀장직을 맡고있다. MBTI 는 INTP 인데 회사에서는 ENTJ 인 척 하고 다닌다. 아니 그렇게 10년 넘게 살았더니 진짜 회사에서는 새로운 자아를 쓰고 다니는 것 같다. 내가 I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지만 실제로는 퇴근하면 기가 쪽쪽 빨려서 집에 와서 텔레비전도 켜지 않는데.. 팀 분위기 띄우려고 재밌는 얘기도 하고 내가 먼저 망가져 주기도 하고 드립도 치고 밖에서 밥도 먹자고 하고 그러는거야.. 니네가 내향인 리더의 슬픔을 알아?
어릴때부터. 프리챌, 싸이월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거치면서 수많은 방식으로 자기표현시대에서 한 획을 그어보려고 노력했다. 외모는 그다지 잘나지 않았지만 그나마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오늘의유머같은 반응좋은 남초 익게에 올려서 투데이를 올려보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내가 찾아보는건 그 사진들은 확실히 아니더라. 내가 올린 옛날 사진을 보잖아? 그럼 내 얼굴은 아.. 이때 무슨 앱으로 턱 깎았었지.. 하는 생각만 나고 어리고 예쁜 친구들에 더 눈이 간다. 지금보다 20키로 덜 나가던 때였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보정 떡칠을 하고 눈을 크게 뜨려고 했을까. 지금 보니까 너무 예쁜데. 여튼 사진이 중요한게 아니라 글이 중요하다. 글은 감추지 않는다. 글은 솔직하고, 나를 생각하게 한다. 내가 과거에 찍은 사진이 궁금한게 아니라 과거에 내가 쓴 글들이 궁금하다. 그 글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몇 년 후의 나는 젊고 싱싱했던 (사실 지금 전혀 그렇지 않지만.. 미래의 할머니가 되어서 나의 과거를 바라본다면 비교적 싱싱할테니 일단 그렇다 치자) 지금을 그리워하며 또 내가 쓴 글들을 찾고있겠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 문체도 말투도 많이 변했다. 나도 모르게 쓰고 있었다가 나중에 돌아보고 나서 알게되는 서울 사투리 같은거겠지. 그 과거의 사투리마저도 기록해두고 싶다, 왜냐면 요즘의 나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고있고 지난주보다 성장하고, 또 어제보다 성장하고 있는 것 같거든.
비교적 젊은 나이에 팀장을 하면서 느끼는 희노애락과 깨달음 그리고 하소연을 써보려 한다.
아, 내 회사는 판교에 있다. 뭐 이미 다들 예상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