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고도 긴 일주일이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히 흐르는
동안 누구보다 치열하게 보내야만 했던,
일주일이기도 했다.
화요일 아이 독감 확진,
연 이은 남편의 확진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4년 전처럼
집안에서 마스크를 썼으며
수시로 손을 닦고 환기를 시켰다.
유일하게 버티고 있는 나마저
아프다면 안될 일이었다.
나는, 꿋꿋하게 버티고 살아남아
그들의 끼니를, 약을 챙겨줘야 하니까.
그렇게 살얼음판을 디디는 것 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나는, 독감 바이러스가 곳곳에 퍼진 집에서
유일한 생존자로 살아남았다.
다행히 열도, 찢어질 듯한 목통증도 없이
용케도 잘, 버텨 내었다.
지난 수요일,
늦은 시간.
제이에게서 메시지가 왔더랬다.
"선생님- 바쁘신가요."
로 시작한 메시지의 본심은
2일째 학교에 나오지 못하던
나의 건강을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
글투와 말투가 다른 나는
"걱정 마. 나는 끄떡없어.
나는 100살까지 살 거거든."
"월요일에 부디 볼 수 있기를!"
하며 고작 나라는 선생님의
건강을 걱정해 준 제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하나, 하루하루 지날수록
나마저 아플 것 같다는 불안함에
시달리지 않았다고 말은 못 하겠다.
고마움과 아픔은 별개이니까.
다행히도
집에서 가장 약골인 내가
굳건히 살아남아
오늘은 출근을 한다.
지난주에 하지 못한 수업이
곳곳에 채워진 이번 주는 무려 24시간의 수업을
해내야 하지만,
시험도 평가도 모든 것이 끝난
11월의 중3은 어쩐지 평화롭고 여유로워
나는, 오늘부터는 내가 하고 싶었던
수업을 해보려고 한다.
단, 아직 학습지도 제대로 안 만들어 놓고
구상만 해둔 것은 비밀. (하하하.)
유난히 추운 아침이다.
하얀 입김이 피어오르고
잔뜩 몸을 움츠르게 되는
아침임에도
나의 마음은
어쩐지 상쾌하다.
용케도
살아남았다.
시작이다.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