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톡]
KT를 향한 여의도 증권가의 구애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이동통신 3사 중 KT에 가장 많은 매수 추천을 할애한 증권가는 3월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내내 횡보를 이어간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달리, KT는 한달새 두자릿 수 이상 주가를 끌어올리며 시총 7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에 KT가 가진 마성의 매력이 무엇인지 테크M이 분석해봤다. 대충 세어봐도 무려 4가지나 된다. 물론 3년전 KT 주주가 되신분들은 여전히 손실 구간이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KT 또한 통신 기반의 다양한 신사업을 영위 중이다. 카카오뱅크를 맹추격하고 있는 케이뱅크와 음원서비스 강자 지니뮤직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KT는 SK텔레콤과 달리 통신 본업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KT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6700억원 규모로 1년새 5% 가량 늘었다. 코로나 영향으로 부동산 등 자회사 실적 부진이 이어져 연결 영업이익 개선은 이통 3사 중 가장 낮지만, 통신 본업인 별도 영업이익은 19% 개선됐고 배당의 재원인 별도 순이익 개선은 제일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실제 KT는 SK텔레콤이 이종산업으로 한눈을 판 사이, 올 1월 기준 5G 보급률 27.4%를 기록, 전체 1위를 점하고 있다. 쉽게 말해 KT를 이용하는 무선 이용자의 5G 보급률이 높다는 얘기다. 높은 5G 보급률에 따라, 무선 ARPU 역시 압도적 1위다.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가장 먼저 턴어라운드 달성했고 2년째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ARPU를 유지 중이다.
특히 차량에 적용되는 통신 회선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증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가 활짝 열릴 경우, KT의 기업가치는 우상향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T는 주당배당금(DPS)을 1년전과 비교해 무려 22% 늘렸다. 이는 시장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본업이 탄탄한 탓에 지난해 배당 수준만 유지된다고 봐도 KT 기대배당수익률은 5.5%에 달할 전망이다. 오히려 증권가에선 올해 KT가 DPS를 크게 늘릴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구현모 대표의 주가부양의지가 상당하기 때문.
이로인해 증권가에선 "빌딩 대신 KT 주식을 사야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이같은 제목으로 보고서를 발간한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는 통신부문 실적 전망이 어느 때보다도 밝기 때문에 ARPU 상승하는 시점에서 6.5%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당연히 급격한 매수세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신주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배당수익률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어설픈 건물을 사는 것보다 5%를 상회하는 배당주 KT가 더 쏠쏠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송재경 흥국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동사의 높은 배당수익률은 가치주 선호 측면에서 충분한 매력 포인트"라며 "올해 DPS 또한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부터 한달간 무려 20여개의 KT 매수 추천 리포트가 쏟아진 가운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KT의 B2B 사업이다. 이통 3사 모두,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으나 KT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B2B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산업 전반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B2B 시장이 커지면서 KT의 IDC와 공공기관 및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클라우드/스마트팩토리/빅데이터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오픈한 국내 최대 용량의 용산 IDC는 예약률 70%를 달성, 클라우드 사업도 공공∙금융기관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AI 콘택트 센터(AICC) 서비스는 대기업과 금융사, 교육기관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T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로봇 사업 또한 올해 호텔서비스 사례를 늘리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아울러 B2B 부분에선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기대감이 크다. 실제 국내 데이터 센터는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 신규 IDC의 입지측면에서의 이점 또한 적지 않다"면서 "IDC 입주수요가 호조를 이루고 있는 환경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T맵모빌리티와 원스토어가 있다면, KT 또한 스튜디오지니와 케이뱅크가 있다. 아울러 미디어 사업 재편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현재 KT는 BC카드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BC카드는 케이뱅크 지분 34%를 보유 중이다. 케이뱅크가 높은 상장 가격을 형성한다면 BC카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KT 시가총액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은산법 개정으로 KT와 BC카드의 합병을 통한 KT의 케이뱅크 직접 지배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카카오뱅크가 수십조원의 기업가치를 불리고 있어, 케이뱅크가 3조~4조원대의 시총만 확보해도 KT가 받는 수혜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그런데 이미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를 위협하는 핵심 사업자로 거듭났다.
아울러 증권가에선 스카이라이프와 현대 HCN간 합병 후, 본사 미디어 조직을 합치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디어 통합 작업을 거칠 경우, KT 미디어 사업 가치의 전체적인 제고가 있을 것"이라며 "장단기 투자를 모두 고려해도 현 주가 수준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