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NHN한국사이버결제'가 끝모르는 주가 하락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실적이 탄탄하고 업황도 좋고, 심지어 특별한 부정이슈가 없는데도 두달새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 결론부터 말하면 수급이슈로 귀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이날 정오 기준, 전일대비 3% 가량 하락한 주당 4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만해도 주당 7만원대에서 거래되던 NHN한국사이버결제는 1월말부터 극심한 주가 급락을 겪고 있다. 기술적 반등없이 무려 두달 넘게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 이로인해 비대면 결제시장의 이점을 날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극심하던 지난해 5월 주가로 회귀한 모습이다.
물론 동종업계의 기업가치 또한 하락국면이다. 그런데 핵심 경쟁자인 KG이니시스는 같은기간 10% 하락에 그친데다, 또다른 경쟁사인 토스페이먼츠는 비상장사다.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힌 다날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큰폭으로 올라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주주들만 뭇매를 맞는 모습이다.
실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98억원으로 1년새 24% 급증했다. 같은기간 매출액 또한 6248억원, 당기순이익은 30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3%, 24% 늘었다. 증권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추정 주당순이익(EPS) 또한 1200원으로 1년새 10% 이상 불어났다. 지난달 8일에는 107억1000만원을 투입해 15만주 가량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이 역시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이처럼 '어닝서프라이즈'의 실적을 거두고도 기업가치가 무너진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선 코로나19 백신 출현을 이유로 해석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대감이 올라가면서 온라인 쇼핑 매출 비중이 높은 NHN한국사이버결제의 기대감이 빠지고 있다는 것.
실제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연초부터 '팔자 행렬'을 잇고 있는 외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석달간 외인과 기관들이 90만주 가량을 순매도했지만 여전히 외인비중이 30%에 달한다. 반면 경쟁사인 KG이니시스의 외인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다만 해외 고객사가 꾸준히 NHN한국사이버결제로 유입되고 있는데다, 올해 영업이익 또한 전년동기대비 27% 급증한 5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수급 이슈가 해결될 경우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리포트를 발간한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TB투자증권 모두 목표주가를 8만원대에 책정한 상태다. 영국 자산운용사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또한 최근 NHN한국사이버결제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지분율을 5%대까지 늘렸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인매도에 따른 수급이슈로 보이며, 현금창출력이 뛰어난데다 업황도 확실해 증시 급락 국면이 진정되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