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결국 담원 기아(담원)이 왜 세계 최강인지 증명한 경기였다. 위기 관리 능력을 전 세계에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23일(한국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진행된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4강 2경기에서 담원이 매드 라이언즈(매드)를 3대2로 제압,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담원은 럼블 스테이지에서 로얄 네버 기브업(RNG)를 상대로 2패만을 기록했을 뿐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담원은 8승2패로 럼블 스테이지를 마무리해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럼블 스테이지 1위는 4강 상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담원이 고를 수 있는 팀은 매드와 PSG 탈론(탈론) 중 한 팀이었다. 담원은 고심 끝에 매드를 골랐다.
유럽 대표로 MSI에 참가한 매드는 담원이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한조에 속해 모두 승리한 팀이다. MSI에서 4전 전승을 기록했기에 담원 역시 탈론보다 상대하기 편하다고 판단한 듯 보였다.
탈론은 럼블 스테이지에서 RNG를 이기는 등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기에 담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담원의 4강 상대는 매드로 결정 됐다.
자신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해 매드를 선택했던 담원. 1세트까지는 담원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 3세트에서 담원은 매드에게 패하며 사상 최대의 위기에 몰렸다.
2세트에서 담원은 초반에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한 담원은 미드 라인에 힘을 주면서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나 담원은 매드의 봇듀오에게 바텀을 내줬고 1차 포탑까지 파괴당하며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래도 담원은 '역전의 명수'답게 상대의 한번 실수를 물고 늘어지며 기회를 잡았다. 바론까지 가져가면서 역전각을 잰 듯 했지만 미드 라인에서 펼쳐진 교전에서 패하며 그대로 넥서스까지 내주고 말았다.
2세트를 내준 담원은 흔들렸다. 3세트에서는 엄청난 난타전이 펼쳐졌고 승부는 바텀라인에서 갈렸다. 노틸러스를 픽한 '베릴' 조건희의 실수가 계속 이어졌고 배드는 바텀라인의 우세를 앞세워 3세트도 승리로 가져갔다. 매드가 먼저 매치포인트를 획득한 것이다.
지난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부터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담원이 이정도로 수세에 몰린 적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선수들이 가장 당황했을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담원은 4세트에 임했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담원의 승리패턴이 돌아왔다. 초반에 불리한 시작을 보였지만 '쇼메이커' 허수가 킬수 1대5로 밀린 상황에서 혼자 4킬을 쓸어 담으며 균형을 맞췄다.
'쇼메이커' 허수의 활약에 '칸' 김동하도 힘을 보탰다. '칸'은 '쇼메이커'가 벌인 판에 뛰어 들어 어시스트를 잘 해줬고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담원은 그렇게 위기에서 벗어났고 세트 스코어를 2대2로 맞췄다.
모든 것이 걸려 있는 5세트.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끝내지 못한 매드가 오히려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담원은 충격에서 벗어난 듯 조금은 안정된 모습이었다.
담원은 특유의 운영으로 조금씩 스노우볼을 굴리기 시작했다. 교전에서 '캐니언' 김건부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뛰어다녔고 그의 움직임이 살아나자 담원의 교전 능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담원은 중요한 교전에서 계속 승리를 가져갔고 큰 위기 없이 무난하게 승리를 기록, 23분 만에 결승 진출을 알리는 승전보를 전했다.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리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