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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Jul 12. 2021

[써봤다]  소니 'WF-1000XM4'

'격'이 다른 노이즈 캔슬링

소니 'WF-1000XM4'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헤드폰에 도전하다"


소니는 최근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신제품 'WF-1000XM4'를 출시하며 이런 도발적인 문구를 내놨다.


/사진=소니코리아


시장은 이미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전성시대다. 보스, 뱅앤올룹슨 등 음향기기 전문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도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10만원 내외의 보급형 제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소니는 이런 타사 제품보다는 한 체급 위인 헤드폰과 경쟁하겠다는 얘기다. 노이즈 캔슬링 제품 만큼은 타사와 '격'이 다르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경쟁 상대인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시장에서도 소니 제품이 1위라는 게 아이러니긴 하지만 말이다.


노이즈 캔슬링 강자, 소니


대중적으론 무선 이어폰 시장을 주름잡는 애플의 '에어팟 프로'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 프로' 등이 익숙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성능만 놓고 보면 이미 한참 전부터 소니 제품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이즈 캔슬링은 인공적인 음파를 만들어 주변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1930년대 엔진 소음에 시달리던 항공기 파일럿들의 청력 보호를 위해 최초로 개발됐다가, 2000년대 들어 헤드폰과 이어폰 등 음향기기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니는 이 기술을 일찍부터 채택한 선두 업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소니 'WF-1000XM4'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업계 선구자답게 이번 WF-1000XM4 역시 한 차원 높은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매력 포인트다. 이번 신제품은 소니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통합 프로세서 'V1'을 탑재해 전작 대비 적은 전력 사용량을 지원하면서도 더욱 높은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지원한다. 


여기에 더해 소니는 음향기기 브랜드인 만큼 사운드에서도 IT업체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소니 무선 이어폰 최초로 최대 24비트 전송이 가능한 고음질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인 'LDAC'를 지원한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작아진 크기에 '친환경' 무드를 더하다


WF-1000XM4 출시가는 29만9000원이다. 현재 직구가 아니면 못 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만족스런 성능은 물론 해외 출시가를 고려할 때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으로 책정됐다는 평이다.


그래도 고가에 속하는 제품인데, 포장에 자칫 놀랄 수 있다. 계란판 같은 종이 재질로 일견 저렴하게 보이는 이 포장지는 대나무, 사탕수수 섬유, 재활용 종이 등으로 만든 '친환경 오리지널 블렌드 재료'를 썼다. 소니의 친환경 의지의 표현이니 좋게 받아들이자.


소니 'WF-1000XM4'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제품을 꺼내보면 다행히(?) 포장과 다르게 무광택에 매트한 질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포장의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제품까지 연결시켜 약간 돌맹이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케이스 크기는 전작보다 40%나 작아져 에어팟 프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 전작의 최대 단점이던 유닛 크기도 10% 작아졌다.


허나 전작보다 작아진거지 아직 동종 제품에 비해 유닛 크가가 작은 편은 아니다. 귀에 쏙 들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처음 착용했을 땐 떨어지지 않을까 약간 불안했는데, 계속 사용해보니 그런 걱정까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무게감도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소니 'WF-1000XM4'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이 제품은 다른 커널형 제품에서 주로 쓰는 실리콘 팁 대신 부드러운 폴리우레탄 폼 소재의 '노이즈 아이솔레이션 이어버드 팁'이 제공된다.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줄 뿐만 아니라 착용감도 부드러워 만족스러웠다. 폼 크기는 3종류로, 앱을 통해 자신의 귀에 가장 잘 맞는 사이즈를 찾을 수 있다.


전반적인 제품 크기는 작아졌지만 배터리 성능은 여전히 넉넉하다. 제품 완충 시 최대 8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며, 전용 충전 케이스로 충전 시 최대 16시간 동안 추가 사용이 가능해 최대 24시간을 연속으로 재생할 수 있다.


'명불허전' 노이즈 캔슬링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역시나 '명불허전'이다. 앞서 전작인 'WF-1000XM3' 제품을 통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처음 써봤을 땐 거의 '신세계'였다. 노이즈 캔슬링 모드라고 주변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주변음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드라마틱하게 소음이 쏟아지는 걸 느껴보면 소니의 실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노이즈 캔슬링을 쓸 때 '이렇게 조용하다니'라는 느낌 보단 안 쓸 때 '이렇게 시끄러웠다니'라는 느낌으로 놀라게 된다.


소니 'WF-1000XM4'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단순히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만 뛰어난 게 아니라, 때에 따라 '스마트' 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주변 환경을 인식해 한 곳에 정지해 있을 땐 노이즈 캔슬링 모드로 주변 소음을 차단하다가,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하면 주변음이 들리도록 자동으로 전환된다. 노이즈 캔슬링 제품을 쓰면 도보시 위험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기능이다. 또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도 '스피크 투 챗(Speak-to-Chat)' 기능으로 이어폰을 착용한 채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생태계'냐 '성능'이냐


애플이나 삼성 무선 이어폰을 쓰면 휴대폰과 연동이 잘 된다는 강점이 있다. 이들이 만든 '모바일 생태계' 안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처음 블루투스 페어링만 한 번 하면, 이후로는 따로 신경 쓸 일 없이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태블릿 등 다른 모바일 기기와의 전환도 자연스럽다.


소니 'WF-1000XM4'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WF-1000XM4 제품도 연결 자체가 어렵진 않다. 다만 별도의 전용 앱을 통해 여러 설정을 해줘야 한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EQ 설정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찾거나, 주변음 허용 단계를 세부적으로 조절하거나, 터치 인터페이스를 원하는대로 세팅할 수 있는 건 장점이다. 다만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는 인상도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블루투스 연결이 간헐적으로 끊기는 점도 아쉬웠다.


사용하기에 가볍고, 사운드에 크게 예민하지 않다면 자신의 스마트폰과 연동된 생태계 제품을 쓰는 게 나을 수 있다. 대신 좀 더 음색에 민감하거나, 더 나은 노이즈 캔슬링 성능으로 더 집중해서 사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WF-1000XM4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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