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 육아
어제 둘째 놈과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소개할게요
둘째가 꼭 자기 전에 응가를 하거든요. 거의 매일인데 그 전날 하루 걸렀어요
속이 안 좋은지 밥도 많이 못 먹다가 그만 엄마를 부른다는 것이 화장실로 달려가는 와중에 옷에 응가를 해버렸지 뭐예요?
옷을 벗기고 씻기려고 보니 이 네 살짜리 녀석이 분위기는 파악되는지 좀 쑥스럽고 미안하고 뭐 그렇게 어색하게 서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 괜찮아. 빨면 돼. 엄마가 하는 거 아니고 세탁기가 하는 거니까 괜찮아 ”
그랬더니 아이가 이렇게 말해요
"엄마... 그래도... 미안해 ” 놀라웠어요.
“괜찮아, 미안해 안 해도 돼 ”
“ 음.... 나 엄마 좋아...~~”
기분이 좋은지 부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그 순간 온 우주를 다 가진 기분이었어요.
욱 할 수도 있는 한 순간을 자제하고 아이를 다독인 보상으로 온 우주를 선물 받았네요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우주를 허공에 날려버렸을까? 반성도 하고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큰다고 하지요
첫째 때는 참 마음만 앞서고 집안일도 못하고 엄마 노릇도 서툴고 요령도 없고 여유도 없었는데
둘째 키우니 가끔은 좋은 엄마 노릇도 하는 거 같고 마음에 여유도 있어서 좋아요.
육아란 평생에 걸쳐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이라잖아요
그러니 고비마다 마음에 여유를 갖는 것
앞으로 많고 많은 우주를 한번 가져보기~~
예전에 육아하면서 바쁜 와중에 짧게 짧게 썼던 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갑자기 어려진 거구요. 지금 아이들은 13세, 7세입니다.
그때는 참 간절하고 감동적이었는데 한참 시간이 흘러 다시 읽으니 좀 민숭민숭하네요
그래도 그냥 두기는 아까워 쪽지 육아라는 이름으로 올려봅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날려 보내는 보석 같은 순간들이 너무 많아 짧게라도 잡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