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물고기 눈알과 진주를 구별해라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눈, Watching

by 상처입은치유자

은퇴한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선수의

헛다리 기술이 참 멋있었다


진짜와 가짜를 교묘히 섞어 헛다리를 짚고

수비수를 제친 다음 멋진 슛~!


음, 잠시 2002월드컵을 생각하니

붉은 악마의 흥분이 되살아나는 느낌


축구뿐 아니라 언론, 사기 등 모든 분야에서

Fake는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당하지 않으려 경계심을 품은 상대에게

거짓만으로는 혼란을 일으키지 못하니

사기꾼들은 9할의 진실과 1할의 거짓을

교묘히 섞어서 사용한다


진실은 금방 확인시켜줘서 안심을 유도하고

거짓은 쉽게 검증할 수 없게 포장하니

일단 걸려들면 함정인 줄 알면서도

빠져 나오기 어려운 개미지옥이 된다


이러한 사기꾼들의 고단수 수법을

물고기 눈알과 진주를 섞어 속인다 하여

어목혼주(魚目混珠)라 한다




전쟁의 전략, 싸움의 기술, 무공초식에도

노련한 사기꾼들의 어목혼주 수법처럼

허초와 실초가 교묘히 섞여 있으니

전문가들도 눈 뜨고 당하기 쉽다


허나, 순순히 앉아서 당해줄 순 없으니

팔진도(八陣圖)로 유명한 제갈공명의

관기대략(觀其大略: 대략 봄)으로 대응해본다


관기대략(觀其大略)하는 요체는

적군의 진법을 파진(破陣:진을 깨뜨림)함에

사물과 형세의 전체를 한 눈에 봄으로써

핵심을 찾아낸 다음

진짜와 가짜 사이의 묘한 괴리감과

부자연스러운 흐름의 틈을 찾는 것이니

그 틈은 바로 급소라


적의 급소를 찌르니 놀란 상대는

스스로 불리함을 느껴 물러가게

어려운 말로 형격세금(形格勢禁)이라 한다

이른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중 하나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본다는 의미는

단순히 대충 넓고 크게 보라는 게 아니며

멀리 길게 보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숲 자체가 되어 느껴보라는 것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니

내 안에 없는 것은 밖을 봐도 알 수가 없다


한 송이 장미는

그대가 이름 짓기 전엔 장미가 아니었다


장미를 바라볼 때

색깔, 향기, 이름, 모양, 욕망, 목적, 이유 등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켜보라

이러한 관(觀:지켜볼 관)함을 일러

사물의 본질을 알 수 있는 마음공부라 한다


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

(거투르드 스타인, 미국작가)

장미는 장미이고 장미이다

도대체 장미 말고 장미의 본질을 설명할 말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나, 눈이 있어도 현실은 까막눈이라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내지 못하니

나처럼 눈 뜬 당달봉사에게

오랜 경험과 빈틈없는 논리 거기에

육감(六感)이나 심안(心眼)을 떠서

가짜를 가려내라는 건 애초 무리수일 지도


'고수의 길은 이렇게 멀고도 험하구나!'


-상처입은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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