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이름은 바로 너!

03

by 여름

무조건 성공할 거라는 행복 회로를 돌리며 한껏 들떠있었다.

대다수의 초보 사장들이 흔히 하는 실수일 것이다.

어떠한 악조건이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성공하겠지, 나만은 잘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착각인가.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아니, 그땐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음에 틀림없었다.


종목을 분식으로 정했으니, 이젠 메뉴를 정할 차례였다.

메뉴를 정하기에 앞서,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

분식집을 운영하기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가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분식집인데 가스를 사용할 수 없다라...

이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처음 계약할 때, 가게 구조나 전기 설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탓이었다.

가스 배관이 없었고, 새로 설치하려면 예상치 못한 큰 비용이 드는 상황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어쩐지, 너무 쉽더라...’ 싶었다.


이미 발을 들인 이상, 물러날 수 없었다.

못 먹어도 고!

게다가 나의 자신감 게이지는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후훗, 나의 허당미가 이런 데서 빛을 발할 줄이야.

그치만 뭐 어때!

가스 폭발 위험도 없고 좋잖아!

그리고 누가 그러던데 기름에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더라?!


그리하여 메뉴는 자의 반 타의 반 튀김 음식 위주로 정하게 되었다.

누구나 사랑할만한 추억의 간식들. 소떡소떡, 후랑크 소시지, 회오리 감자, 피카츄 돈가스, 그리고 핫도그.


... 어라, 핫도그?!

낯선 곳에 처음 와서, 힘들고 외롭던 내게 위로가 되어주었던 너잖아!

핫도그야 잘 지냈니?

너와 이렇게 조우하다니.

반갑다, 친구야!


그날 그 핫도그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서러운 눈물이 목 끝까지 차올랐던 어느 저녁, 따뜻한 튀김 냄새와 한입 가득 퍼지는 달콤하고 포근한 맛이 나를 살게 했다.

그 핫도그는 잠깐이지만, 내가 나를 다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 좋아,

이것도 인연인데 가게 이름은 너로 정했어!


고마워, 핫도그




이전 02화난생처음 사장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