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 편

사유

by 여름

시끄러운 소음들 사이로

비집고 찾아온 선율 하나


그 익숙한 노랫소리가

날 어딘가로 데려간다.


기억 저 편에 묻어두었던

너울거리는 파도 위

그곳에 내가 있다.


그토록 그립던

그곳에 내가 있다.


아련한 추억들 속에

나만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그곳에 마냥

남겨져 있다.



문득,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가령, 익숙한 향기를 맡거나, 오래된 맛을 느끼거나,

어느 날 갑자기 흘러나온 노랫소리를 들을 때처럼.

뜻밖에 마주친 그 감각들은

우리를, 낯설지만 익숙한 세계로 데려간다.

그토록 돌아가고 싶던, 기억 저편의 세계로.

생각보다 우리의 감각은 기억력이 좋은가 보다.

그때 그 자리, 그 감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이끌어주니 말이다.

하지만 그 기억 속에 나는 어쩐지

이방인이 된 느낌이다.


그 아련함이

조금은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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