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Fig Tree)
젊어서 싱그럽고 팽팽했던 너,
햇살 아래 빛나며 바람에 몸을 맡기던 그 시절,
세상 모든 사랑을 받으려 애쓰며
누군가의 눈길 한 줄기에도 웃음 짓던 너였구나.
작은 가지 하나하나에
정성과 마음을 다해 물을 주고 손질하며
그저 사랑받고 싶어, 인정받고 싶어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자라왔지.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여러 번 바뀌며
너의 잎은 점점 깊은 녹음으로 변했고,
가지는 굵어지고 단단해졌지.
이제는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주는 너,
예전의 그 젊고 서툴던 날들이
다 지나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구나.
열매를 맺는다는 건,
그저 계절이 돌아왔다는 뜻이 아니라
긴 기다림과 인내 끝에 피어난
삶의 결실이란 걸 말이야.
너는 이제 풍성하게 익은 열매를 품고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달콤한 위로를 나누어주고 있구나.
젊음의 날엔 몰랐던 여유와 너그러움으로
세상과 화해하며 미소 짓는 그 모습이
참 곱고도 아름답다.
세월이 흘러도
너의 뿌리는 땅속 깊이 단단히 자리하고,
네가 흘려온 시간들은
모두 열매로 맺혀 향기로움이 되었구나.
오늘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너,
그 모든 하루가
무화과 향기처럼 달콤하고 평안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