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척
친구가 나한테 전화했네
와인 몇 잔 마시고
미친 여자처럼 나만 찾는단다
얼른 가보니 가관이 따로 없다
눈은 감겨있고 얼굴을 달아오르고
웃으면서 큰소리로 부르니 이걸 어째
죄송하다고 허리 굽혀 사죄드리고
업고 얼른 빠져나와
바람 쐬면 괜찮겠지 하고
가로수길을 걸어보네
자기가 와서 나 업고 나온 거야 하며
목을 꼭 안고 여기저기 보뽀하느라 정신없네
지금 취해서 그런 건 아니고
장난기 발동한 거 같아
저기 연못 있네 저기다가 빠트려야겠다
하나 두울 셋 하니 깔깔 깔대며 웃더니
던지지 못하게 꼭 붙잡네
안 던진다 내 사랑을 어떻게 던지니
조금 쉬었다 가자 하고 벤치에 내려놓고 이야기한다
오늘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당신이 있어 더 좋다고 하더니 무름 베고 잠이 들었다
다시 업고 차를 태우고 집에 가서 내려 놓으니
가지 말고 같이 자자고 애원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애인 해장국 끓이고 밥을 해서
침실로 가져가니 너무나 행복해하며
고마워 자기야 사랑해 쪽쪽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