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승환 Sep 23. 2015

외로운가요, 그대

우리는 우리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야 한다.

우린 모두가 외로운 사람들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 속에서 기쁘고 유쾌한 시간을 즐기겠지만 결국 뒤돌아 올 때는 혼자가 아닌가. 그 외로움은 누구나 다 겪는 외로움이기에, 너무 자기 자신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 없이 지나쳐가는 인파 속에서도 우리는 외로울  수밖에 없지 않나. 그 인파 속에 만나고 있는 사람들도 각자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만나고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더라도 잠깐 외출했던 외로움은 다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외로움에 전화번호 목록을 보며 누구를 만날까 잠시 고민하지만, 결국 나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줄 사람이 없을 거라 결론짓는 게 보통의 우리인 것 같다.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사람들



친구가 많고 적음에 따라 외로움이 커지고 작아질까? 

예전 나의 절친한 친구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 넌 사람을 넓고 얕게 사귀는 것 같아. 나는 사람을 좁고 깊게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때 나는 

"그럼 난, 사람을 넓고 깊게 사귀는 연습을 할게. 그럼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대답했다. 친구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고 말았다. 분명히 어려운 일 일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다시 그 친구와 그때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친구야, 기억해? 우리 어릴 적 네가 했던 말, 사람은 좁지만 깊게 사귀어야 한다는 것."

"응 기억해. 그런데 그 말 잘못한 것 같다."

나는 순간 궁금해졌다. 왜 잘못이라고 말한 걸까.

"그때의 나는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는 그때 너의 모습을 좇고 있는 것 같거든.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더라면 조금이나마 더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지름길이 생기진 않았을까 하고 말이야. 뭐 그건 그렇고, 인간관계에서는 정답이 없겠지만 중요한 건 넓게 사귀든 좁게 사귀든 깊이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들 대하는 스스로의 태도가 아닐까. "

금방 수긍은 했지만,  세상살이의 팍팍함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흠, 왠 걸. 나는 그때 너의 이야기로 인해 사람들을 대할 때 참 많은 것이 바뀌었었는데.

그래, 정답은 없는 것 같지만, 이건 알게 된 것 같아"

"어떤 거?"

"진심"

"진심?"

"그래, 진심. 사람을 대함에 있어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대했나,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나의 차이는 엄청 크다는 걸 느꼈어."

"그래. 그건가보다. 진심."


그랬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유쾌한 자리건 진지한 자리건 상대방에 대한 나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만나는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나의 모습 말이다.


진심으로 대해 주세요



진심으로 대해 주세요.

슬쩍 건네는 인사가 아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인사를 건네주세요.


우리는 누군가에게 진심이 담긴 인사를

오랫동안 바라 왔었는지도 몰라요.


괜찮니. 아프지. 힘들지 않니.

곧  괜찮아질 거야. 좋아질 거야.

이런 인사들도 진심이 담기지 않으면

나중엔 더욱 큰 상처로 돌아온답니다.


엄청난 위로를 바라는 게 아니에요.

진심 어린 한마디가 필요한 거예요.

너의 마음이 정말로 괜찮으냐고.



나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은 늘 하고 있지만, 정작 내 자신을 향한 진심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나의 외로움과 슬픔이 무엇으로 인해 생겼는지, 왜 아직 그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왜 그것을 진심으로 들여다 볼 여유는 없었는지에  대하여 혼자서 찬찬히 생각해봤어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당신이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꼭 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있는 것 또한 스스로에게 큰 에너지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외롭고 슬프다고 그 감정을 벗어나려 사람들과 만나고 아무리 즐거운 척을 해도 나만이 알고 있는 내 진짜 모습에 더 서글퍼질 뿐이다. 


그것보단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 보며 자신을 진심으로 마주하고, 자신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 보는 게 어떨까. 내 마음은 십년지기 친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스스로에게 위안의 말을 건네 보기를.



우리는, 우리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삶이 나를 응원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