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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냉수 한 그릇 Oct 10. 2023

목사, 주식을 공부하다!

2021년,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주식 열풍이 크게 일었다. 대체 주식이 뭐기에 열풍이 불었는지 궁금했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성도를 보지 못한 것도 궁금증을 자아낸 이유 중 하나였다. 성도가 한다면 목회자로서, 아니 그리스도인으로서 주식투자에 대한 성경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독 저축으로 이자를 얻는 재테크나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거부감 없는 그리스도인이 주식에 투자하는 것엔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이상했거니와, 성도가 주식 투자하면 괜찮지만, 목사가 하는 것엔 반기를 드는 것에도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돈’인데도, 교회는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경제 관념이나 원리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터부시하거나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 쉬쉬했던 것이 나로선 불만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고민한 이후 몇년 전 2월, 내 블로그에 “그리스도인, 주식이나 로또해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내 주장의 요지는 이렇다. 주식은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높은 가격에 매도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이것은 물건이나 재료를 싸게 들여와 비싼 값에 팔아 이윤을 남긴다는 점에서 장사와 비슷하다. 즉 원가와 판매가의 차액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를 통해 차액으로 이윤을 남기는 장사의 방식을 정죄하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주식으로 이익을 얻는 것 역시 ‘죄’라고 볼 수 없다.   

   

"또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갈 때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 각각 그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한 사람에 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 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 두 달란트 받은 자도 그같이 하여 또 두 달란트를  남겼으되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가서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더니 " (마태복음 25:14-18)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고 역설(力說)했다. 주식을 ‘투자’ 혹은 ‘투기’ 중 어떤 자세로 접근하냐는 것이다. ‘투자’는 내가 이익을 얻으려는 대상을 사전에 충분히 조사 및 연구하여 시간을 두고 잉여자금으로 하는 것이라면, ‘투기’는 아무런 연구 노력 없이 요행으로 단기간 혹은 단시간에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투자 목적으로 주식에 접근하는 이는 기본적·기술적 분석인 기업과 차트 등을 공부하는 데 반해, 투기 목적으로 접근하는 이는 대출받은 돈이나 전세자금 등으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려고 그저 소문에 좋다는 주식에 몰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잃어도 일상에 지장 없는 여윳돈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돈으로 투기해서 문제가 생기므로 그리스도인은 이런 투기성의 주식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내친김에 나도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격상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 어릴 적, 한 면밖에 맞추지 못했던 큐브를 밤새워 공부하여 1분 20초 만에 여섯 면을 맞추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에 몰두하여 단기간에 아마 10급까지 올렸으니 끝장을 본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니다.


그렇게 해서, 목사가 경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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