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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Jan 17. 2023

그루폰은 왜 사라졌고, 쿠팡은 어떻게 대기업을 이겼을까

「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 저자 이미준

Q. 저자소개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의 저자 이미준입니다. 저는 12년째 이커머스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서비스 기획자고요. 온라인상에서는 도그냥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 유튜브, 강의 등 다양한 경로로 제 직무관련 지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Q. 책을 쓴 계기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오히려 제가 실무자였기 때문이었어요. 2016년에 회사에서 미션을 받아서 성공하는 이커머스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조사해보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저는 사학과 출신이어서 역사를 통해서 어떻게 사용자들이 변해왔고, 또 어떤 가치가 중요한가를 파악하고 싶었는데요. 업무적으로 시작했지만, 제가 만드는 서비스의 가치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제 직무에 대해서도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된 기회였었어요. 그래서 혼자만 보기가 너무 아까워서 블로그에 글로 남기기 시작했고요, 그 뒤로 계속 꾸준히 기록하고 다듬으면서 강의도 만들고 또 책도 쓰게 되었습니다. 




Q. 전공이 사학이신데 어떻게 기획자로 성장하시게 된건가요?


제가 하는 서비스 기획자, 프로덕트오너, 프로덕트매니저 다양하게 불리는데요. 이 직업이 IT에 관련된 일이다보니까 컴퓨터공학이나 공대에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실 가장 전공과 무관한 일이기도 해요. 서비스기획자는 사용자의 경험을 만드는 UI,UX나 비즈니스 모델이나 목표, 그리고 IT를 통한 구현 가능성을 바탕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하는 직무자에요. 흔히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생각은 쉽게 떠올리시는데요. 정말 의미있고 필요한 것부터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아가는 사람도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제가 하는 직무의 역할이에요. 저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무언가 만들어내는 일이 하고 싶었고요. 우연찮게 이 직업을 알게 되었고 할 수 있는 회사를 열심히 찾아서 정말 운좋게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었어요. 




Q. 이커머스란 무엇인가요?


이커머스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요. 저는 전자상거래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대 온라인 상에서 거래가 일어나고 이에 대한 주문, 결제를 통해서 거래를 보조할 수 있는 구조를 가졌다면 시스템적으로 이커머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꼭 물건을 판매하는 쿠팡이나 11번가만 이커머스가 아니라 이북을 읽는 리디북스나 교육영상을 보는 클래스101도 넓게 봐서 이커머스의 한 종류라고 생각해요. 







Q. 쿠팡 같은 대형 이커머스들이 적자를 내는 것이 정상인가요?


적자를 크게 내는 곳이 쿠팡이기 때문에 다들 쿠팡의 적자를 이야기하시지만요. 사실 모든 이커머스들이 거의 적자를 내고 있고 이렇게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는 오랫동안 만들어진 국내 이커머스의 지형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아마존이 미국에서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아마존이라는 서비스내에서 판매자의 경쟁을 하도록 하고 있다면, 국내의 사용자들은 네이버 가격비교를 통해서 이커머스 플랫폼간 상품 경쟁을 하도록 만들어져있고, 심지어 이 상품을 여러개의 이커머스 플랫폼에 동시에 입점한 한 회사인 경우도 많죠. 결국 할인경쟁을 하게 된다면 이 할인 비용이 이커머스 플랫폼이 스스로 이익을 줄여서 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도 가격 경쟁만으로도 이커머스사들이 적자를 내기가 쉽죠. 쿠팡은 여기에 쿠팡을 선택하게 될 이유를 배송인프라에서 찾았고 고비용 인프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와 적자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렇다면 적자 사업을 왜 하냐는 소리가 나올 수 있는데요. 유통업의 생리는 현금의 순환에 있어요. 아무리 결론적으로 적자여도 굉장히 많은 금액이 흐르고 있다면 이 플랫폼은 계속해서 사이즈가 성장할수도 있고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거죠. 더 나아가서 플랫폼에 락인된 사람이 많이 모이게 되면, 데이터나 이 트래픽을 이용한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도 깔려있어요. 물론 이 부분은 구조적으로 철저하게 준비가 잘 되어야만 활용이 가능한 거지만요. 이커머스를 바탕으로 더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도 가능해진다고 생각하는 거죠. 




Q. 우리가 이커머스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


우리는 보통 앞으로의 트렌드가 무엇인지와 새로운 신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둬요. 하지만 왜 트렌드가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없고 이 신기술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면 제대로 활용하기가 어렵죠. 이커머스의 역사를 아는 것은 지금 현재 만들어진 이커머스 산업의 한계와 특지을 잘 파악해서 어디에서 어떤 것을 해야할지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특히 해외에서 잘 나가던 서비스가 국내에서 잘 안될 때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고객들과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학습된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은 역사를 통해 맥락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Q. 이커머스 1.0 시대의 온라인 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이커머스 1.0 시대의 완성은 PC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 가격비교가 정점을 찍어요. 여러개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판매자들은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에 동시 입점했고 대형 이커머스들의 상품 셀렉션이 거의 비슷해지면서 사용자들은 가격비교를 하기 시작했죠. 아무도 네이버 가격비교를 이커머스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실 이커머스 생태계의 지형을 완전히 장악했죠. 사람들은 특정한 물건을 사기 위해 특정 이커머스를 찾지 않고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가장 가격이 싼 곳을 선택했어요. 이런 모습은 타 국가들과 다르게 압도적인 마켓쉐어를 가진 이커머스 없는 형태를 고착화시켰죠. 알고보면 네이버 가격비교가 스마트스토어를 만들기 훨씬 전부터 이커머스의 경로를 많이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네이버가 만든 가격비교 틀에서는 상대적으로 저가 경쟁을 더 하기 쉬웠던 오픈마켓 형태의 쇼핑몰인 G마켓이나 11번가가 그 승기를 잡을 수 있었죠. 






Q. 대한민국 이커머스 시장을 온라인 갈라파고스라고 표현해주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해외에서 이커머스는 아마존, 라자다와 같은 굉장히 명확하고 압도적인 마켓쉐어를 가진 이커머스가 존재해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커머스 기업 중에서 압도적인 마켓쉐어를 가진 곳이 없어요.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단일로 마켓쉐어를 50%이상 넘는 곳은 없어요. 그리고 검색엔진은 여전히 구글만큼 네이버를 쓰고,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유일한 나라죠. 해외의 서비스가 들어온 적은 많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몇몇 서비스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핵심 인프라를 많이 이루고 있는 나라죠. 


이런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크게 2가지 요인이 있는데요. 첫째, PC기반의 인터넷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환경에서 시작되었고 두 번째로는 아이폰을 기점으로 시작된 모바일 서비스로의 전환 속도라 2년정도가 늦어졌어요. 이 2가지 요인을 통해서 사람들의 서비스 속도와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훨씬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정제된 형태를 추구하게 되었고 모바일이 늦어지면서 해외의 성공한 모바일 서비스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서비스가 빠르게 초기에 안착이 될 수 있었죠. 물론 모바일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여러 가지 글로벌 서비스도 사용하게 되었지만 돈을 쓰는 서비스인만큼 여전히 국내 사용자들만의 특수성이 이커머스의 경우에는 더 진하게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Q. 해외에서는 아마존 모델과 이베이 모델로 나뉘었던 것 같은데 두 모델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초창기 1996년도에는 두가지 모델이 나뉘었었죠. 지금은 이렇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마존 모델은 플랫폼이 중심이 되어 상품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모델이라면, 이베이 모델은 개인간 경매를 진행하는 P2P 플랫폼 형태로 등장했어요. 아마존 모델은 상품과 재고가 많으면 트래픽이 많아져서 구매전환율을 높일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지만 이베이 모델의 경우 등록 상품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 1명에게 경매로 구매가 되는 모델이기 때문에 구매전환율이 높지가 않은데요. 국내에서 처음에 이베이 모델로 시작한 곳이 옥션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하면서 원래 이베이가 하고있던 P2P 방식의 경매 거래가 아니라 상품이 많고 거래전환도 많이 될 수 있는 오픈마켓 모델로 변환 시키죠. 오픈마켓은 트래픽과 상품이 모두 많아지면 거래전환을 많이 시켜서 이를 통해서 수수료를 벌 수 있는 모델이기에 P2P방식보다 거래량 성장에 아주 유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입해서 판매할보다도 더 많은 상품을 인입시킬수도 있고요. 




Q. 종합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업계에서 쓰는 방식과 실제 의미가 다소 차이가 나는데요. 


종합몰의 사전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모든 카테고리를 판매한다는 뜻인데 현재 업계에서는 보통 GS홈쇼핑, CJ온스타일, SSG닷컴처럼 고전적인 유통사 베이스의 모든 카테고리를 다루면서 매입판매 또는 위탁매입 판매를 하는 쇼핑몰들을 종합몰이라고 불러요. 오픈마켓이라고 함은 기존의 종합몰들이 입점 시 MD들의 승인이 필요했다면 입점 승인 절차가 오픈되어 있는 마켓이라는 뜻인데요. G마켓, 11번가가 대표적인 형태인데 이들의 업태 때문에 오픈마켓이라고 하면 현장에서는 매입 판매하지 않고 중개거래 플랫폼 형태로 중개 수수료만 받는 서비스들을 오픈마켓이라고 부릅니다. 쇼셜커머스라고 하면 아직도 쿠팡, 위메프, 티몬을 떠올리시는데요. 이 셋의 시작은 소셜플랫폼인 SNS등을 이용해서 공동구매를 하거나 지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셜 커머스가 많았지만요 사실 현재 이 3개의 플랫폼은 모두 오픈마켓이나 종합몰과 큰 차이가 없는 업태로 전환되었죠. 


사실 이 3개의 용어는 서로 위상이 맞지 않는 단어이기도 해요.


종합몰과 반대되는 용어는 사실 버티컬 커머스나 카테고리킬러가 맞고요. 오픈마켓의 반댓말은 관리형 플랫폼이 되어야 하고 소셜커머스는 이제는 현존하지 않는 상태라고 봐야하죠. 용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뜻이 사용되지 않고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이 부분도 책에 정리를 해두었어요. 






Q.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종합몰, 오픈마켓, 자사몰 등 이커머스 업종구분이 모호해진 이유가 있나요?


먼저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UI에 있어서 거의 비슷비슷해진 것이 가장 커요. 초창기에는 종합몰은 정체되거나 고급 브랜드가 존재했고, 오픈마켓은 소규모 셀러가 많아서 가격은 싸지만 정제되지 않은 상품정보나 이미지가 많아서 다소 난잡해보였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형태들이 모바일로 넘어갈 때 유사한 형태의 UI로 정제되면서 고객들 입장에서는 차이를 파악하기 어려워졌고요. 서로간에 연동 입점을 하면서 상품에 있어서도 차이가 없어진 것도 크죠.


자사몰의 경우도 점점 더 플랫폼으로 진화하려고 하는 곳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LF몰이나 SSF와 같은 곳들은 더 이상 자사 상품뿐만 아니라 여러 상품을 입점시켜서 플랫폼으로 확장하려고 하다보니 그 경계가 많이 모호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간편결제 서비스가 이커머스 시장에 미친 영향이 있을까요?


간편결제의 등장은 2014년-2015년쯤인데요. 이때 간편결제가 등장하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온라인 서비스화 되는 시기를 맞이했었어요. 간편페이가 등장하면서 모바일에서 결제하는게 한층 쉬워졌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또 O2O라고 불리는 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했죠. 


이커머스 간 경쟁에서도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경쟁요소가 되었는데요. 특히 간편결제서비스 중 하나인 네이버페이는 소규모 자사몰들에서 구매할 때의 신뢰에 대한 불안 요소를 제거해주면서 네이버의 커머스 베이스가 성장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Q. 데이터는 빅데이터 시대의 원유라고 표현을 하는데 왜 그렇게 중요한건가요?


빅데이터 시대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하는지 먼저 예측하는 것일 텐데요. 제가 빅데이터 시대의 원유라고 생각하는 데이터는 다름아닌 주문데이터입니다. 


보통 구매데이터를 하면 결제를 대행해주는 카드사나 핀테크사를 떠올리실텐데요. 온라인 서비스에서 결제를 해보시면 ‘이니시스’라든가 ‘토스페이먼츠’처럼 이커머스 이름조차도 안보이는 경우도 허다하죠. 이런 결제대행사를 PG사라고 하는데요. 의외로 카드사나 핀테크사에 가는 정보에는 이 사람이 구매한 상품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이런 정보를 유일하게 수집할 수 있는 곳은 이커머스죠. 결국은 서로 이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 노력해요. 그래야 가장 구체적인 사용자의 취향이나 구매패턴 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또다른 사업을 상상해낼 수 있으니까요.  




Q. 이커머스 2.0은 무엇이고 이커머스 3.0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커머스 2.0은 모바일 중심으로 시간과 거리에 대한 문제를 실시간적 혹은 적시성이 높도록 바꾸어준 것을 말하는데요. 이 변화로 인해서 우리는 모든 일들을 다 모바일로 해결하게 되었죠. 이커머스 2.0은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찾게 도와주는 매치메이커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검색이나 필터링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커머스 3.0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먼저 그 사람이 필요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을 컨시어지 서비스를 의미해요. 다면적인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사용자도 모르는 이 사람의 미래의 구매상품을 미리 파악하고 배송까지 준비해둘 수 있는거죠. 실제로 아마존에서는 사용자의 특정한 구매패턴을 바탕으로 미리 상품을 패킹하여 발송준비를 해두는 시스템을 특허를 만들어두어서 시장을 놀라킨 적이 있죠. 그건 아마존이 영화, 도서 등 취향이나 생필품 모두를 판매하기 때문에 이 사용자의 다면적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국내에서는 이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네이버가 거론이 많이 되었었는데요. 쿠팡 역시 쿠팡플레이 등을 만들면서 이런 다면적 정보를 만들 수 있는 기초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죠. 이 외에 PLCC 신용카드처럼 사용자의 다른 오프라인 거래정보도 가져올 수 있는 베이스가 생기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기도 하고요. 





Q. 네이버 가격비교에 N페이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나요?


네이버 가격비교는 이미 PC 시절부터 플랫폼들간의 가격 경쟁을 만들어왔는데요.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플랫폼 자체의 신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거래할 곳을 선택했어요. 일단 거래 자체에서 돈이 떼먹히거나 하면 안돼니까요. 하지만 N페이가 생기면서 네이버 가격비교로 진입한 소규모 셀러들에게 경쟁력이 생기게 됩니다. 적어도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보장해줄 수 있게 되니까요. 또 기존의 많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N페이가 결제수단으로 포함되면서 넓게 되면 다양한 자사몰과 이커머스 플랫폼이 모두 네이버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되는 장악력을 가지게 되었어요. 네이버의 커머스는 단순히 스마트스토어만 이야기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메타 정보를 비교하던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네이버 가격비교는 N페이가 생기면서 주문과 결제를 책임지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Q. 로켓배송, 샛별배송 등 이커머스의 경쟁력이 배송과 밀접해 보이는데요. 배송서비스가 이커머스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모바일과 이커머스의 확장기에 쿠팡을 중심으로 한 물류가 자리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커머스의 본질 자체가 물류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커머스의 핵심 전략이라고 불리는 SPC 셀렉션, 프라이스, 컨비니언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미 역사적으로 각각 한번씩 중요한 경쟁 요소로 이야기가 됐었어요. 처음에 종합몰이나 오픈마켓이 대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더 많은 상품을 진입을 시키느냐가 핵심이었고, 여기서 오픈마켓이 G마켓이 오랜시간 대세가 될 수 있었죠. 그리고 오픈마켓들이 많아지면서 가격비교를 중심으로 한 저가 경쟁의 시대가 오게되고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상품판매가를 낮추기 위해서 무료배송까지 불사하거나 가격비교에서 추가할인 쿠폰을 발행했죠. 그 다음에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처음 경쟁했던 것은 UI 편의성 경쟁이었어요. 모바일에 적합한 형태의 UI를 만들었고 또 간편결제를 만들어서 빠른 결제로도 유도했죠. 그 다음에 남아있던 고객 편의 요소가 바로 배송에 대한 라스타마일 관리였다고 생각해요. 라스트마일은 배송이 출발해서부터 고객에게 도착하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과거 택배사에 그대로 맡길 때는 택배사의 복잡한 구조 때문에 해소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쿠팡이 직접 로켓배송을 하면서 라스트마일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고, 이 부분이 새로운 경쟁요소로 높아진 것이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새벽배송이라기 보다는 엄밀히 말해서 냉장,냉동탑차를 중심으로 한 배송시스템이 이커머스 불모지였던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주효한 경쟁력이 된거고, 그 다음에는 더 빠른 배송을 위해서 이륜차나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와 같은 지역 거점 센터까지 이야기된 것이죠. 


저는 다들 한 차례식 중요했던 순간이 있기에 이커머스는 물류만이 경쟁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것조차 어느 정도 표준화되거나 적정한 수준을 찾는다면 또다른 경쟁요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콘텍스트를 장악한 플랫폼이 살아남는다고 하셨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앱을 켜실 때를 생각해보시면 이 뜻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요. 우리 폰에는 못해도 수십개 어떤 경우 백개가 넘는 앱이 설치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중에서 한달내에 1번이상 사용하는 앱은 30개가 안된다고 해요. 즉, 우리가 무언가를 필요로할 때 처음으로 생각나서 사용하는 앱이 아니라면 선택받지를 않는다는 거죠. 그냥 설치만 시켜놓는다고 사람들은 그 앱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냥 폰안에서 썩어가기도 하죠. 컨텍스트란 그 상황을 의미해요. 어떤 상황에서 머리 속에 존재하는 해결책이 바로 온라인 서비스가 되는 거죠. 그리고 이건 두루뭉수리하지 않고 아주 뽀족해요. 예를 들어 배가 고플 때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를 떠올리는데, 주말에 먹을 식사 재료를 사야한다면 마켓컬리나 SSG닷컴을 떠올리겠죠. 같은 음식 분야라고 해도 떠올리는 서비스가 갈려요. 쇼핑도 마찬가지에요. 당장 낼 아침에 써야할 생필품을 산다면 쿠팡 새벽배송을 떠올릴 거고, 몇일 남은 친구 결혼식에 가기 위해서 새 옷이 필요하다면 지그재그를 떠올리 수 있는거죠. 이런 것을 Jobs-to-be-done이라고 해서 ‘할 일 이론’이라고 부르는데요. ‘사용자는 내 문제를 해결해줄 특정한 서비스를 고용한다’라고 이야기해요. 이게 바로 컨텍스트를 장악해야한다는 뜻의 가장 큰 의미죠. 




Q. 이커머스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로 설명을 하셨는데 카카오는 왜 빠져있는 걸까요?


카카오는 커머스 플랫폼으로서는 범용성이 떨어지죠. 특정한 물건을 사야한다고 생각할 때 카카오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카카오커머스의 핵심 서비스는 선물하기와 톡딜인데요. 카카오톡에서 친구의 생일을 본 뒤에 접근하는 선물하기와 광고를 통해서 접근하는 톡딜은 주기적으로 먼저 생각나서 들리는 곳은 아닌거죠. 단독으로 떠오르는 서비스가 아니라 카카오톡에 연결된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커머스 플랫폼이 더 확장하려면 범용적인 컨텍스트를 많이 확보하고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카카오는 두 회사에 비해서 규모나 거래 확장 가능성에서 부족한 면이 있죠.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그립이나 지그재그를 인수하는 행보를 보이기는 했지만 둘 다 각각의 컨텍스트를 이루고 따로 운영되고 있고 범카카오로서 연대를 잘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그재그 운영사인 카카오스타일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아직 쿠팡이나 네이버가 만들어낸 커머스 생태계가 크다는 것은 자명하죠. 




Q. 요즘 라이브커머스를 두고 유통업계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라이브 커머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라이브 커머스에 대해서 현재 많은 서비스들이 시작하고 있는데, 사실 그 시도는 2017년쯤부터 꾸준히 일어났어요. 중국에서 왕홍들을 중심으로 뷰티상품 판매가 엄청 잘 될 시점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꾸준히 도전을 했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이 상승했을 때 급상승하는 효과가 컸죠. ‘라이브’커머스인가 아니면 라이브‘커머스’인가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왕홍과 같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는 팬덤의 형태가 강해요. 반면에 커머스를 중심으로 움직이려면 결국은 딜판매처럼 번들로 혜택을 많이 주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죠. 유통업계에서 서비스를 많이 런칭한다고 해서 대세가 되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업체가 돌아가면서 하는 행사하는 것이 딜인 후자라면, 개인 사용자의 참여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지는 쿠팡라이브 같은 경우가 ‘라이브’가 강조된 형태인거죠. 아직 둘다 실험단계라고 보고 저는 개인적으로 당장 매출은 딜 형태가 강세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인이 마케터로서만 참여하는 형태가 플랫폼으로서 강점이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플랫폼에서 참여가 개인에게 수익이 되는 형태로 가길 원하는 게 또 하나의 흐름이니까요. 






Q. 기존 유통강자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대기업들은 이렇게 변화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존 유통강자들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이 여전이 ‘온라인 지점’이나 ‘온라인 거래 기능’ 정도로 생각한다면 이런 생태계의 흐름을 디테일하게 만들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더기로 기능만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IT적인 사고방식을 먼저 키워나가야 서비스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죠. 제가 롯데에서 오래 다녔기에 이런 한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는데요. 결국은 리더부터 실무자까지 온라인을 오프라인 유통의 틀로 보지 않는게 가장 필요한 거 같아요. 사실 그게 굉장히 쉬운 일이 아니죠. 


이런 흐름에서 잘 해결해나가고 있는 곳이 올리브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기존 오프라인 유통 베이스지만 온라인 사용자들의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IT적인 운영방식을 바꿔가면서 점점 좋은 성장궤도를 그려나가고 있죠. 




Q.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한다면 이커머스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메타버스 시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의가 있을 텐데요. 메타버스를 3D 세상을 기반으로 한 무언가로 생각하신다면 그 안에서 이커머스를 연결시키는 시도는 3D 세상에 적합한 아이템 판매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아직까지 3D로 뭔가 제품을 관찰한다거나 하는 것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메타버스를 좀 더 확장해서 NFT나 web3.0의 관점까지 확대해서 본다고 하면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시사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상화폐가 영향을 줄거라고 생각하는 않고요. 블록체인 지갑 기반의 이커머스서비스를 만들자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는데요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코인의 가치가 너무 가변적이라서 판매자의 이익을 보장해주지 못하거든요. 오히려 web3.0이 가져다줄 핵심은 구매자가 플랫폼의 특정한 활동으로 본인의 수익과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미 이 흐름은 블록체인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조금씩 일어나고 있고, 본인들이 구매 후에 홍보를 하거나 리뷰를 하거나 하는 활동들이 수익으로 다시 돌아오거나 본인들의 팔로워십을 구축하는 명예를 주거나 하다못해 리워드가 많이 쌓이는 형태로라도 뭔가 수익이 돌아오는 곳에서 구매가 일어난다는 것이죠. 이것은 사실 블록체인의 DAO에서 지향하는 바와 방향성이 같아요. 기존의 플랫폼이 모든 데이터를 확보해서 이커머스의 판을 키우는 것에 사용자에게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는 아마도 사용자들에게 더 큰 이득이 되는 곳에서 커머스 거래도 일어나는 형태로서의 신뢰가 이커머스 판을 움직이게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Q. 이 책에서 특징이나 더 재밌게 읽는 방법은?


돋보기라는 영역들이 많이 들어있는데요. 이커머스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서 시스템이나 배경지식이 필요한 경우, 좀 더 딥다이브해서 다루는 내용들이에요. 실제 이커머스를 만드는 찐 실무자가 아니면 모를 수 있는 내용들이라 이커머스 산업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나 이커머스를 구현하는 일에 관여하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을 더 많이 보시길 추천드려요.


역사라는 타이틀 때문에 시대순으로 작성을 했는데요. 30대후반이나 40대 이상이신 분들은 처음부터 읽으시면 옛 추억이 생각나서 재밌게 읽으실 수 있는데 20대이신 분들은 앞의 PC 시절 부분이 이해가 안가실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럴 때는 과감하게 모바일 등장 시점부터 읽으시고 다시 앞으로 가셔서 읽어보시면 모바일 시대의 배경이 되는 PC 시절의 환경 구성에 대해서 더 이해가 잘 가실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




Q. 구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이 책은 교과서나 중립적인 역사서라기 보다는 반은 사용자로서 반은 이커머스를 만드는 실무자로서 흐름 속에서 제가 생각해오고 현상을 해석하려고 노력해온 책이에요. 책을 보신다면 저의 관점을 바탕으로 긍정하실 부분도 또 동의하지 않으실 부분도 있으실텐데요. 자신의 관점을 만드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도 이 책 자체가 저의 공부의 과정이었고 저의 성장에 많이 도움을 준 내용들이었어요. 이미 이커머스가 공기처럼 느껴지는 이 시점에 자신의 관점을 만드신다면 앞으로도 변화무쌍하게 변화하고 발전될 미래의 이커머스도 그 트렌드를 먼저 잡아가실 수 있을 거에요. 



  블로그 : 브런치 http://brunch.co.kr/@windydog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towardlee ‘도그냥TV’ 







▶ 이미준 작가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천억 적자에도 버티는 이유 I 이미준 1부

https://youtu.be/tQKsbcALDrI


잘나가던 그루폰은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그루폰이 망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 I 이미준 2부

https://youtu.be/qgZ-uOOQbOE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을 선택한 몰랐던 이유들 I 이미준 3부

https://youtu.be/OPqi74VpZco


커머스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동안 유통 대기업들은 왜 대처하지 못했을까? I 이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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