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빨라졌지만 더 정확해졌는가

AI는 실행을 가속했지만 판단은 여전히 뒤에 남아 있다

by The creamunion


최근 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제일기획이 AI를 활용해 배너 광고 제작을 자동화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광고 배너를 매체별 규격에 맞게 자동으로 변형하고
제작 비용은 90% 이상 절감했다고 합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AI 도입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속도는 빨라졌고,

비용은 줄어들었으며,

생산성은 극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AI를 “도입”한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실행 속도”만 올린 것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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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미 실행을 거의 완벽하게 가져갔습니다.


이미지 생성, 콘텐츠 제작, 배너 변형, 배포까지 모두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를 떠올려보면 이런 순간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결과물이 나온 이후에 검토가 시작됩니다

배포 이후에 문제가 발견됩니다

실행 이후에 “이걸 해도 됐던 건가?”를 묻습니다


즉,


실행은 이미 끝났는데 판단은 항상 그 뒤에 있습니다.

이 구조는 인간 중심의 시대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판단이 뒤에 있어도 통제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는 다릅니다.

실행이 너무 빠릅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이 구조 자체가 '리스크'가 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매우 효율적인 인쇄 공장을 도입했습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수천 장의 전단지가 순식간에 출력됩니다.

속도도 빠르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을 인쇄해야 하는지 아무도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필요 없는 전단지가 대량으로 찍히고

잘못된 메시지가 그대로 배포되며

브랜드에 맞지 않는 콘텐츠가 확산됩니다


이 공장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완벽합니다.

문제는 단 하나입니다.


“무엇을 출력해야 하는가”가 정의되지 않았다는 것


지금 우리가 AI를 사용하는 방식이 정확히 이와 같습니다.



많은 조직이 말합니다.

“우리는 AI를 도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작 속도가 빨라졌다

비용이 줄어들었다

산출물이 더 많이 나온다


이것은 AI 도입이 아니라 “실행의 가속”입니다.

진짜 도입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이 작업이 실행되어도 되는가

이 결과물이 존재해도 되는가

이 요청을 시스템이 허용해야 하는가


이 질문이 실행 이전에 정의되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구조는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실행 → 검토 → 수정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 구조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바뀝니다.


판단 → 실행 → 기록


실행 이전에 이미 “허용 조건”이 정의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됩니다.


“왜 이게 나갔지?”
“이걸 누가 승인했지?”
“이건 애초에 만들어졌어야 했나?”



AI는 실행을 해결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입니다.




판단입니다.














The creamunion corp.

CX Strategy Director 정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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