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사이트워크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사이드워크랩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이므로, 정확히는 구글이 만든 회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구글이 개발한 인터넷망과 데이터마이닝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는 등 관련 계획에 구글이 밀접하게 관여되어 있으므로 편의상 '구글의 도시개발회사' 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소개한 사이드워크랩이 벌이고 있는 주력 사업은 바로 캐나다 토론토시와 함께하는 워터프런트 일대의 재개발 사업입니다. 정식 명칭은 ‘Sidewalk Toronto’ (https://www.sidewalktoronto.ca/) 토론토의 남동부 일대 12 에이커(약 4만 8563㎡) 규모를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2019년 6월 24일 1500여 쪽에 달하는 마스터플랜이 공개되었죠. 요즘도시가 이 마스터플랜을 한번 살펴봤습니다.
토론토에 세계적인 AI 연구기관인 벡터 연구소가 자리한 점, 이민자 인구가 높아 다양성과 개방성을 지닌 점 등을 사이드워크 랩스가 토론토와 손잡은 배경으로 꼽았는데요. 이들은 세계의 도시 주거환경을 변모시킬 북미 최대의 미래형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건축 회사 Snøhetta, Heatherwick Studio 및 Michael Green Architecture 등이 설계에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사이드 워크랩’이 개발에 참여하는 수준에 따라 개발 단계를 달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점선으로 표시된 부두 인근 지역을 혁신 가속화 지역 - IDEA (District(Innovative Design and Economic Acceleration)으로 지정하고, 이 중 퀘이 사이드(Quayside) 지역의 5헥타르의 초기 개발에 본인들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퀘이 사이드에서 시작된 혁신을 좀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차원에서 두 번째 단계로 돈강(Don River) 주변의 5개 동네 (Villiers West, Villiers East, Keating East, McCleary 및 Polson Quay)로 구성된 62 헥타르 지역으로 개발을 확장하고자 하는 계획입니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 사이드워크 랩은 직접 개발회사로 나서기보다는, 지역 개발 파트너와 협력해 부동산 개발을 시행하거나, 새로운 구글 캐나다 본사가 경제 클러스터의 촉매 역할을 하는 등의 부스터 역할로 옮겨갈 것으로 보입니다.
마스터플랜 발표에서 사이드 워크랩은 자신들이 초기단계를 위주로 집중한다는 점, 1,000여 개가 넘는 지역기업들과 수많은 지역주민과의 공청회를 거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그들은 지역 내 ‘307’이라는 공동작업 공간을 운영하면서, 누구나 토론토 사이드워크 프로젝트에 관한 의견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 좀 더 자세히 마스터플랜에 포함된 도시개발 계획을 살펴볼까요?
(Quayside as a proving ground for urban innovations)
토론토 워터프런트 개발에 있어 가장 핵심지가 될 퀘이사이드는 부두라는 특수한 물리적 환경에 새로운 혁신을 통합하는 방법에 관해 고민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총 7가지의 가이드라인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1) 유동성 Mobility
도보 친화적 거리 디자인, 자전거 이용 용이성, 경전철을 통해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계획을 포함
2) 공공영역 Public Realm
1년 내내 모든 연령대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수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원과 광장을 디자인하는 것에 초점. 전통 소매점, 가판대, 제조 업체 및 커뮤니티 용도가 활발하게 혼합된 유연한 저층 공간을 포함하고, 이를 보도 및 광장과 연결함
3) Housing 주택
퀘이사이드의 주거용 프로그램은 모든 소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범위의 주택 옵션을 마련.
높은 계약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가정을 위한 주택 소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함. 실제로 이들은 해당 지역 주택 중 40% 이상을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으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4) Buildings 건물
퀘이 사이드에 있는 모든 건물은 목재를 공장에서 가공해 만들어진 모듈식 건축 공정을 가짐. 이는 온타리오에 기반을 둔 지속 가능한 건설 및 건축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로프트 공간을 유연하게 설계해 향후 변화하는 요구에 따라 주거용 및 비 주거용을 혼합해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
5) Sustainability 지속 가능성
지속 가능한 건축 자재 및 디자인, 전기, 냉난방, 폐기물 처리 등을 위한 스마트 그리드 및 저탄소 정책
6) Digital Innovation 디지털 혁신
광범위한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안정적 네트워크를 구현,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
7) Social Infrastructure 사회 기반 시설
보육 시설과 공동 배치된 초등학교, 지역 사회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1 층 공간 및 시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
토론토 개발안의 두 번째 스텝으로 진행될 리버사이드 제안에는 사이드워크 랩스가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공공 및 민간 부문의 개발을 유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우선 구글의 캐나다 본사를 Villiers West로 옮겨, 시스템을 계획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등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중요 계획입니다. 더불어 비영리 응용 연구 기관인 도시 혁신 연구소(Urban Innovation Institute)를 설계해, 이 지역에 학계, 산업계, 기업가를 모아 도시문제를 협력하게 만들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밝혔고요.
마스터플랜에 의하면, 이 사업들을 통해 4만 4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온실가스의 89% 감축, 전체 부지의 70%를 주거지로 개발하는데, 이 중 40% 이상이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지로 개발된다는 등의 사회적 효과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밋빛 플랜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에서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의문은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 사업에 있어서의 개인정보 사용에 관한 의구심입니다.
언론 브리핑에서 사이드워크 랩스의 CEO는 얼마 전 구글의 스마트홈 디바이스인 네스트 캠(Nest Cam)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지 못한 사건을 의식한 듯, “토론토 지역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는 전 세계 모든 도시 데이터에 대한 가장 강력한 데이터 및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토론토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사용자의 "명시적인 동의"없이는 제삼자와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정부 및 시민단체들은 회사의 정책이 캐나다의 데이터 보안법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이 계획안에는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실시간 교통정보 체계 구축과 자율주행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절감 시스템 도입 등이 포함돼 있으며, 정부는 3억캐나다달러(약 2,49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은 글에서는 해당 마스터플랜 내에서 특히 공공영역에 대한 혁신을 어떠한 방식으로 계획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