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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스 플래닛 Aug 02. 2022

헤어져야 하는 사이, 화장실과 샤워실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 시리즈 네 번째_욕실 인테리어




변기와 세면대, 샤워기.

우리는 이 세 가지가 한 공간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정말 당연한걸까.



변기와 세면대, 욕조가 한 공간에 놓인 욕실.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우리가 욕실이라고 부르는 공간에는 욕조 혹은 샤워공간과 변기, 세면대가 한꺼번에 놓여져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건 건설사들의 시공 편의성과 공간 활용, 혹은 미국식 욕실을 그대로 가져온 결과물의 복제일뿐이다.



극단적인 일례를 들어보자.

30평 구축 아파트의 욕실이 1개인 4인 가족의 평일 아침이다. 아빠는 일어나면 가장 먼저 욕실로 가서 큰 일을 보고 나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다음 사용자인 자녀 1은 아침부터 원치않는 냄새를 맡으며 세안을 해야한다. 그런데 꼭 아침에 샤워를 하는 자녀2가 밖에서 빨리 나오라고 보챈다. 이들 셋 때문에 엄마는 세안도 못하고 주방으로 가서 음식 준비부터 하거나 이들보다 먼저 일어나서 씻어야한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이 불편함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욕실을 2개 만들면 될까? 집합건물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 변기와 세면대, 샤워실을 따로 분리시키면 어떨까. 리모델링이 끝난 후 상황을 그려보자.

평일, 아빠는 일어나 독립된 공간인 화장실로 직진한다. 동시에 자녀 1은 세수를 하고 자녀 2는 샤워를 한다. 물론 엄마는 자녀 1,2보다 먼저 씻어야 하거나 음식 준비부터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 사진출처 국가기록원


헤어지면 좋겠어

초기 건축된 아파트에서는 이 세 가지 기능이 한 공간에 있는 것이 그럴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2020년도에 지어진 아파트도 이 세 가지가 한 공간에 모여있다.

우리나라에 단지형으로 지어진 최초의 아파트가 1962년에 준공되었는데 6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모습의 욕실을 짓고 있는 것이다.

옳고 나쁘다는게 아니라 생활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욕실 문화의 수준도 올라가게 되어있는데 아무런 고민없이 고정관념에 의해 설계하고 그 안에 사는 우리 역시 당연히 여기고 살아가고 있다는 데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변기를 사용하고 시트 커버를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엄청난 수의 세균이 공기를 오염시킨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따로 떨어져있던 해우소가 청결하게 하기 위해 씻는 샤워공간과 세면 공간에 왜 함께 있는지, 있어야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변기와 샤워실, 세면대가 분리된 욕실.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 호캉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었고 우리는 주거의 다양한 형태를 보고 체험할 기회를 가졌다. 호텔에 가면 유리 부스 안에 변기만 놓여 있고 욕조는 창가 쪽으로 배치되어 있고 세면대는 건식으로 파우더룸과 기능을 같이 하는 형태의 욕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가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는 않다. 그런데도 왜 집에서는 한 곳에 몰아넣는 것일까.

심지어 외국의 욕실은 휴게실의 의미도 담고 있어 럭셔리한 가구들이 놓여져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외국의 욕실의 사례

초기 우리나라 아파트는 미국식 Bathroom의 개념을 도입했던 것 같다. 미국식 욕실은 현재 우리 욕실처럼 변기와 샤워기, 세면대가 한 곳에 있는 형태다. 파우더룸은 따로 분리한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의 프랑스같은 다른 나라에서는 Toilet이라는 이름으로 변기만 두는 공간을 따로 분리한다.

분리된 화장실.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일본의 사례를 보자. 일본의 주거 형태 건축물을 보면 샤워실로 들어가기 전에 세면대와 세탁기가 한 공간에 있어 외출했던 옷을 벗어 바로 세탁기에 넣고 세면을 한 후 샤워실로 들어가 씻게 되어있다. 그리고 욕실 안에는 건조기능이 있는 환풍기가 천장에 설치되어 있어 습기로부터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화장실은 독립 공간으로 되어 있고 변기의 물통 위에 아주 작은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거나 아주 작은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다. 공간을 이동하지 않고 볼 일을 보고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탁실과 세면실을 거쳐 욕실로 가능 구조.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디자인 상담을 하면서 도면상 무리하지 않고 가능한 경우 필자는 꼭 변기와 샤워실을 분리하자고 제안을 하는 편이다. 미쳐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꼭 세면대까지 건식으로 분리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습식 욕실에 익숙한 경우는 샤워실과 세면대는 같이 두고 변기만 따로 분리해도 된다.

공간을 분리하는 만큼 환풍기가 따로 설치되어야 하지만 공간 자체가 작게 분리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해보면 일반 욕실보다 냄새와 습기가 더 빨리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집의 구조와 시공 진행상 가능해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생각없이 고민없이 관례대로 하는 것에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수요자의 태도가 바뀌면 시장은 따라서 변화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좋다고 느꼈던 것이 있다면 내 집에 적용시켜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공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을 제안받거나 접했을 때 무조건 밀어내지 말고 한번은 깊이 살펴보야야 하는 이유다.


다음은 포트스코로나시대의 [ 1인 가구 인테리어 ] 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읽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_ by J's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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