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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엘 Aug 13. 2021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긴급 보육을 보냅니다.

고마워하기로 했습니다.


긴급 보육을 보냅니다. 


8살 첫째 아들은 1학년 첫여름 방학에 돌봄 교실을 이용합니다.

5살 둘째 아들은 어린이집 긴급 보육을 보냅니다. 


매일매일 점점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에 긴급 보육을 보내는 게 맞는지

그럴 수 뿐에 없는 걸까, 수십 번 생각하는 워킹맘 마음이 너무 어렵습니다. 


매일매일 물어봅니다.

오늘은 돌봄 교실에 몇 명이 나왔어? 어린이집 난초반 친구들 몇 명이야?

"난초반 친구들 한 명인데 장미반은 3명이야. 하준이도 왔어" 

둘째 어린이집에 긴급 보육 학생들이 한 명이 아닌 사실에 마음이 그래도 놓입니다. 


괜스레 자꾸만 미안합니다. 

여름방학이며 학교를 안 간다고 했는데 나는 왜 가는 거야 묻는 첫째 아들에게 

난초반에 나 혼자 왔어 라고 말하는 둘째 아들에게 미안합니다.


회사에서 재택을 적극 권장을 하고 있지만, 

재택으로 해결되지 않은 업무들로 출근을 합니다.

설사, 재택을 한다고 해도, 

아들 둘을 데리고, 재택을 하며, 일을 할 자신은 정말 없습니다. 

매일매일 친정엄마에게 부탁하는 것도 자신이 없습니다.  

주말 부부라, 육아도 점심상 차리기도 아이들의 스케줄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보냅니다.  긴급 보육 

보내면서도 마음이 자꾸만 무겁습니다. 


어느 날 문득,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엄마가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고마워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니,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첫째 아들은 학교에 데리러 늦게 오라고 하네요. 

학교에서 형아들이랑 친구랑 같이 보드게임을 하고, 체스를 하는 게 재미있다며, 

너무 빨리 오지 말라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또 처음으로 점심 도시락이라는 걸 싸 봅니다.

아침에 점심 반찬을 일부러 물어보지도 보지도 않습니다. 

점심시간에 서프라이즈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엄마가 싸준 점심을 학교에서 먹는 게 기대된다고 합니다. 

물론 반찬투정도 하지요. 

덕분에 처음으로 아들에게 급식이 아닌 보온도시락에 반찬을 넣고

점심 도시락을 싸 봅니다.

고맙습니다.


둘째 아들은 간식과 점심이 너무 맛있다고 합니다.

엄마가 재택을 하면 챙겨주지 못하는 메뉴와 반찬들이 매일매일 달라지니, 

어린이집 가는 게 신난다고 합니다. 

매일 집에 오면, 무지개 떡이 간식으로 나왔는데 3개를 먹었고 

약밥이 너무 맛있어서 선생님 꺼도 먹었고 

조잘조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고맙습니다.

미안해하지 않기로 마음먹으며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침에 함께 학교에 가는 그 시간에 즐거워졌습니다. 


이렇게 보낼 수 있는 긴급 보육에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돌봄 교실 선생님들께. 

그리고 같이 긴급 보육을 보내는 엄마들에게.. 

고맙습니다. 



워킹맘의 나누고 싶은 그림하나


쟝 피에르 카시뇰 (Jean-Pierre Cassigneul ) 


아름다운 파리지엔느, 모자를 쓴 여성의 그림이 많습니다. 

그가 그린 그림을 보며, 우아한 나를 위해 나에게 좀더 집중해봅니다.


언제가 유럽여행을 하며, 나의 30대 40대는 파리지엔느를 꿈꾸어 본적도 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샹들리에를 바라보는 우아한 여성을 꿈꾸었던 적을 추억하게하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우아한 내가 되기위해서.. 그래서 나에게 더 많이 고마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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