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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Emilia Moment Sep 11. 2024

LACMA의 추억 I

SIMON LEIGH의 발견


너무나 소중해 아끼고 아끼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라크마 뮤지엄 관람기

7월 중순 방문했던 LACMA(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 카운티 미술관, 현지 분들은 '라크마'라고 부르더군요).



고환율에, 할인 하나 없이 입장료 28불을 모두 내고 들어갔으나 시몬 리(Simon Leigh)의 개인전을 본 것만으로도 그 값어치를 충분히 다하고도 남음.



얼마만큼 좋았냐면,
1시간 넘게 전시장에 머무르고 나와서 이만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다가 다시 또 들어가 폐장 시간까지 있었을 만큼!

+ 비싼 입장료 때문인지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작품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무척이나 좋았던 부분.



무엇이 그리 좋았냐면,
작품의 주제인 여성+돌봄+ 노동이라는 요소에서 느껴지는 시대와 민족을 넘어서는 여성으로서의 동질감 같은 것인데. 작품을 보고 있자면 마치 수면 내시경의 긴 관이 목을 타고 들어갈 때처럼 작가의 손이 목구멍을 타고 내 안에 쑥 들어와 남 모르게 꾹꾹 눌러 담은 뜨거운 눈물 덩어리를 확 끄집어내려는 듯한 기분을 느꼈달까.



그때의 감정은 후련함과는 다른 것인데, 뭐랄까 그녀도 나도 알지만, 그녀가 내 안의 것을 건드릴 수는 있지만, 그녀도 나도 해소할 수 없는 그런 감정과 느낌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추상적일까?



나중에야 시몬 리(Simo Leigh)가 127년 베니스 비엔날레 역사상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흑인 여성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유명세를 떠나 정서적으로 통하는 예술가를 발견하게 되어 기뻤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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