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일지 10
어쩌다 보니 1년이 훌쩍 넘은 상담은, 작년 12월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선생님의 권유로 종료했다. 나와 여름이라면 어디서든, 어떻게든 분명히 잘 살아갈 거라며, 이제 상담은 더 이상 필요 없을 거라는 선생님의 말이 마음에 큰 힘이 된다. 지금도 가끔 어딘가 털어놓지 못한 마음속 생각들이 부유할 때면 선생님이 떠오르지만, 나라면 잘 해낼 거라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으쌰으쌰 잘 버텨내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여기저기 아픈 상반기를 보냈다. 아파서 골골대는 한이 있더라도 오래 살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 기회에 생각이 바뀌었다. 아파서 그렇게 살 바엔 차라리 건강하게 단명하고 싶다. 재해로 죽거나.
어떤 이유로 시작했는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해진 심리상담이지만, 본격적인 30대를 맞이하기 전에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경험을 한 것이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를 잘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이 땅에 살아 숨 쉬는 동안, 땅에 발 딱 붙이고 살고 싶다. 하늘나라, 달나라까지는 모르겠고.
후회도 하고, 그리워도 하고, 반성도 하고, 기뻐하고, 실수하고, 웃고, 떠들고, 미워하고, 돕고, 사랑하며 그렇게 살련다. 이번 생은 그렇게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