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바다

by 정한결

재취업을 코앞에 두고 급히 표를 끊어 온 동해.

사실 바다를 아주 좋아하진 않는다.

그냥 남들이 좋아하는 딱 그만큼 좋아하는데 취업 전 마지막 자유여행이라고 생각하니 꽤나 거창해야 할 것 같아서 동해를 골랐다.


쓸쓸한 바다를 걷자니 그동안 다른 이들과 걸었던 수많은 바다가 생각난다.

혜수와 갔던 속초, 이민주와 갔던 강릉, 누리와 갔던 제주도, 시현언니와 예린이와 갔던 부산.

나희, 쿤빈, 동하와 함께 갔던 스페인 베니도름과 포르투갈 파루.

심지어 별로 친하지도 않은 까미노 인연 YH님과 함께 봤던 바다까지 그동안의 모든 바다가 떠오른다.


이래서 혼자 하는 국내 여행은 내 취향이 아닌가 보다.

어딜 보나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한 익숙한 흔적과 겹쳐 보여서 괜히 마음의 외로움만 배가된다.

제주도나 강릉보다 훨씬 더 쓸쓸한 동해의 바다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혹은 내 마음의 문제일지도.


내일 기막힌 노을을 본다면 오늘의 이 마음은 까맣게 잊을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오늘 이 마음이라면 앞으로 다시는 혼자 국내 바다 여행을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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