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실뭉실 빨간 털실이
할머니 무릎 위에 누워 있어요.
바늘 두 개가
따가닥 따가닥
저녁 시간을 꿰매는 소리.
할머니 돋보기 너머로
사랑이 한 코, 또 한 코 떠지면
작은 모자 구름이 몽글몽글 피어납니다.
톡—
마지막 빨간 코가 방울이 되는 순간,
할머니의 따뜻한 숨이
살짝 내 귀까지 와 닿아요.
차가운 바람이 휙 지나가도
내 귀는 끄떡없어요.
빨간 방울이
따뜻하게 귓가를 감싸며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요
이 모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동그라미.
나는 오늘도
할머니 마음을 머리에 쓰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