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한 줌

by 최은녕 라온나비

봄날 한 줌



계양천 산책길

허리 굽힌 봄이

몇 명


손끝으로

흙을 헤집으며

쑥 캐는 동안


이야기는

지금이 아니라

그때로 흘러갔다


“그때 말이야…”


누군가 꺼낸 한 마디에

바람이 먼저 웃고

그녀들의 얼굴이 따라 웃었다


주름 사이로

열여섯이 번졌다


오늘 캐는 건

쑥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던 봄날 한 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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