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국여자미국남자 Feb 02. 2024

결혼은 시트콤 Ep01

Ep01 - KTX 타기

본인은 우리 얘가 너무 웃기다머

내 화도 글로 풀겸

32년지기 친구 영이 자꾸 글을 써서 모아보라는데 막상 쓰려고 일들이 잘 기억이 안난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일부터 남겨보자 그럼~

방학이 되었지만 남편은 혼자 무슨 떼돈을 버는건지 하루죙일 서재에 박혀 일만한다.
2층 주택에서 좀 더 넓은 일반 아파트로 막 이사를 왔더니 신난 27개월 아들이 함성을 지르며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다 결국 아빠 서재방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가 방해를 한다.
Papa..나나 work work! 라고 외치며 지가 컴퓨터 하겠다고 난리를 피우니 정신이 사나워진 남편이 니들 놀이터 좀 가지그래 라고 한다.
남편아 겨울이야.우리도 춥단다.
짜증이 났지만 최대한 상냥하게 말해본다.
우리둘이 엄마집에 가있을게 자기 CQI입력 끝내고 내려와 어때?
남편이 대답한다.
나도 엄마집 가고 싶어.혼자 집에 있기 싫어.니네없이 나 혼자 있으면 슬퍼.
속으로 삼켜본다.
젠장 어쩌라고~~
몇시간후 내일 가랜다.
내일이 되었지만 남편은 어째 자꾸 어정거리며 안가길 바라는 눈치다.
전날 싸놓은 캐리어 덕분에 Choo choo train에 꽃힌 아들은 자꾸 보챈다.
Mamom~~나나 go choo choo train 이야 집!
우리아들은 외할미를 이아라고 부른다.
애기때부터 영통할때 여러 동물 소리를 내주셨는데 그중 고양이 이야옹 소리가 인상 깊었는지 외할미는 이야이고 외할비는 다다라고 부른다.
아마 아빠가 외할비를 dad라고 불러서?
누가 정확히 알리오 그 이유를~

커다란 통창 앞에 서서 Im a happy train choo choo choo choo 노래도 부르고 오겡끼 데스까를 외치는 일드 주인공처럼 두손 가지런히 입에 모으고 이야 다다를 외치는데 이미 하루가 다 가고 노을이 지고 있다.
내가 말했다.
J야 아무래도 오늘 못가겠어.아빠가 우리랑 같이 있고 싶은거 같아.
아들이 아빠 서재로 쫓아들어간다.
Papa! 나나 이야 집! 이야 집! Drive choo choo train! 붕붕! 슝~~fast!

깜짝 놀란 남편이 그럼 오늘이 금요일이니 먼저 가있으면 월요일에 CQI를 입력하고 따라 내려오겠다며 서둘러 욕실로 들어갔다.
엄마집 5분 거리에 사는 친구영에게 얼른 카톡을 했다.
나 아마 7시 반 기차탈거 같아.주말에 볼래?
영이 묻는다.
지금 5시인데 그전에 기차는 없어?
내가 답한다.
영아~우리 남편이 샤워하고 나오면 더워서 타월만 걸치고 땀 식힌다며 이것저건 하다보면 금새 6시가 될거야. 6시 20분 기차는 못탈거 같아.
영이 답한다.
ㅋ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우리는 거의 6시가 다 되어서 집을 나섰고 그는 스무디가 먹고 싶다고 한다.
그 와중에 기름이 없는걸 발견했다.
내가 차에 기름을 넣고 기차역에 간후 역에서 스무디를 마실까라고 했지만 역까지 운전해 가는 동안 마시고 싶다나?!
주유소도 직원이 넣어 주는 곳을 선호하니까 역과는 반대방향인 동네로 돌아갈텐데 스무디는 또 어느 까페로 가려나?!
집근처 빽다방이 당첨되었다.
주차장도 없고 갓길 주차도 다 자리가 없다.
같은 곳을 또 돌고 돌다 결국 포기하고 주유를 하고 역에 도착하니 7시 20분.

내 자신아 칭찬해!!
7시 반은 탁월한 선택이였어!!

작가의 이전글 무더운 여름날의 안부인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