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상 2023년 12월 23일
"죽는 것은 늘 타인이다"
뒤샹의 묘비에 새겨진 말이다.
맞다. 죽는 것은 늘 타인이다. 왜냐하면 내가 죽었을 땐, 내가 없으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나의 죽음을 내려다보지 않는 이상, 우리는 우리의 죽음을 볼 수 없다.
그래서 늘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보며 내 죽음을 그려본다.
그리고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면, 더 가까이 존재하는 죽음을 인지한다.
요즘은 나도 모르게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자꾸만 듣게 된다.
평생에 많은 시간을 죽음의 공포 속에 살았던 작곡가...
뉴스에 온통 죽음뿐이다.
이스라엘의 만행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끝이 보이지 않는 분쟁,
터키, 시리아, 아프가니스타, 네팔을 덮친 지진까지...
한국뉴스도 매일 죽음이 이어진다.
죽음이 너문 가까운 세상.
우리를 지켜주지 못할 것 같은 사회
어린이 보호구역 30km조차 설정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무엇을 지켜준단 말인가..
돈 있는 업주들은 모두 빠져나가는 나라에서 누가 노동자들의 중대 재해를 지켜준단 말인가..
강자들과 부자들에게만 '호혜'를 베푸는 법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누가 우리를 지켜줄까..
세월호의 유족들과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이태원 유족들의 오체투지를 보며,
내 곁에 위험이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무자각'으로 굴러가는 사회가 죽음만큼 더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과되지 않는 이태원 특별법과,
그것을 상정시키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진태 국회의장을 보며...
아.. 이 사회는 내가 죽기 전엔 끝나지 않겠구나..라는 절망이 든다.
"묻고 싶다,
밝혀진 게 뭔가?"
이 답을 찾기 전에,
이 위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저 물음에 '답'을 끊임없이 요구해야 한다.
우리를 지키는 것이,
'나'를 지키는 법이다.
'법'도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길이다...
ps
이 글을 적고 보름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통과되었다.
한겨레는 '쪼그라든 채 통과'되었다고 보도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23683.html
#thegreatdays2023 le 23 Decembre #이태원유가족 들 '눈밭 #오체투지 '... "묻고 싶다, 밝혀진 게 뭔가?" #이태원참사 #이태원참사특별법 https://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87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