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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mbling on happiness

by The Happy Letter


‘행복’에 그리고 ‘행복한 삶’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책이다.



누군가가 한마디로 아주 명쾌하게 행복에 관한 정의(定義)를 해 둔 책이 있으면 좋을 텐데 하며 필자도 여러 책들을 찾아 읽었다. 다들 ‘좋은 말’들이지만 조금씩 다른 견해이거나 강조하는 점과 우선순위가 다른 것 같았다. 다들 ‘행복’을 말하고 있었지만 어떤 책들은 철학적 배경을 논하며 다소 추상적 개념을 끌어와 어떨 때는 너무 관념적이거나 좀 모호할 때도 있었다.


그동안 여러 행복론을 읽으며 “우리가 행복하려면, 그러니까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어찌어찌해야 한다”는 일견 좀 비슷해 보이는 말들 중에서 -필자의 개인적 생각이지만-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행복’과 ‘행복한 삶’이라는 개념은 바로 지극히 ‘주관적’이다(이여야 한다)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우리가 바라보며 “선망”(羨望)해온 행복이란 단지 ‘타인’의 관점하에서만 만들어진 “타인의 행복”(개념)에 다름 아니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자신의 행복(기준)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느끼고 규정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강점(장점)과 내 약점(단점)을 그대로 비교하는 우(愚)를 범하지 마라, ‘비교’는 불행을 자초(自招)하는 지름길이다 등도 잘 알고 있다. 모두 잘 알지만 일상 속 우리는 그저 실천을 못하며 살 뿐이다.




필자는 지난번 발행글 [행복한 삶]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행복은 잘 몰라도 ‘불행’이 뭔지를 잘 인식하면 된다며 스스로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불행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고 근심 걱정이 있지만 그래도 참고 견디며 앞으로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다가오는 (장밋빛)'미래'에는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고 지금의 머리 아픈 문제들이 다 잘 해결되길 간절히 희망하고 또 원한다.


그런데 '미래'(future)를 생각하면 그런 희망적인 기대도 있지만 어떤 알 수 없는 불안감도 상존하는 것 같다.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어쩌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미래에 대한 생각, 그 미래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다고 설파(說破)하는 책이 있어 여기에 기록해 두려고 한다.


필자는 그동안 행복해지는 또는 불행해지지 않는 삶의 지혜를 사색하게 만드는 여러 좋은 책들도 많이 접했지만 이처럼 선명하고 설득력 있게 서술한 책은 드물었던 것 같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 Daniel Gilbert가 쓴 책, [Stumbling on happiness](2006)이다.(한글 번역본은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로 출간됨.)


"In a book that is as deep as it is delightful, Daniel Gilbert reveals the powerful and often surprising connections between our experience of happiness and how we think about the future.... I confidently predict that your future will be happier if you read this pathbreaking volume." Daniel L. Schacter, author of Searching for Memory and The Seven Sins of Memory




저자인 대니얼 길버트가 이 책 전체를 통해 피력(披瀝)하려는 것은 바로 우리의 행복과 “미래”(future)에 관한 우리 생각[예측]의 연관성이다. 이 책 서두에 서술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인간은 태생적으로 미래를 생각하는(“think about the future”) 유일한 동물이라는 주장도 흥미롭다.


문제는 우리의 미래(future)에 일어날 일과 마주하게 될 마인드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예측(prediction)과는 상당한 괴리(乖離)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이 책의 주된 요지(要旨)이다.


“The mistakes we make when we try to imagine our personal futures are also lawful, regular, and systematic. They too have a pattern that tells us about the powers and limits of foresight in much the same way that optical illusions tell us about the powers and limits of eyesight. That's what this book is all about.” (p. xvi [Stumbling on happiness] by Daniel Gilbert)


[Stumbling on happiness] by Daniel Gilbert. VINTAGE 2007


하지만 때로는 행복이 뭔지 또 소소한 행복조차 느낄 틈도 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분들처럼 필자도 아직 매일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아니, 걱정해야만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물론 동시에 기대도 갖고 있다.)


머지않아 더 이상 기력이 없을 정도로 늙고 병들어 요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르고 훗날을 위한 어떤 물질적 "노후준비"도 해야 한다. 옛날처럼 장성한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살아주길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위 ‘낀 세대’에 속하는 필자의 경우에도 '노인빈곤'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영 기분이 좋지 않다.


물론 저축 등 ‘미래’[노후]를 위한 현실적인 준비들도 하려고 꾸준히 애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고 가난하게 사는 병약(病弱)한 노인의 ‘이미지’만 생각하면 오늘도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 또는 기대로 오히려 지금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 너무 미래를 걱정하거나 기대하는 사람(또 그런 삶)은 결코 지금 행복할 수 없는 걸까? 이 또한 ‘기우’(杞憂)일까?




















기우(杞憂) : 쓸데없는 걱정. 옛날 중국의 기(杞)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고 침식을 잊고 걱정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출전은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이다.(Daum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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