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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

각자의 세상, 각자의 시간 지혜로운 삶을 향하여

by 우리의 결혼생활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 위에 살아가지만, 모두가 각자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철학과 이념,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자기만 알고 있는 세상, 누구에게는 어제가 마지막인 하루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오늘이 첫날이 되기도 하는 그런 세상. 그저 그런 오늘의 시간이 앞으로 십 년을 좌우하기도 하며, 또 무지한 오늘이 훗날 가장 후회하는 하루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 자신만의 서사를 쓰며 지나온 시간을 붙들고 사는 사람과 앞으로의 삶을 향해 달려 나가는 사람 모두가 ‘삶’이라는 하늘 아래 자신의 땅 위에서 주어진 시간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무한한 꿈과 유한한 세월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일생은 짧은 젊음과 짙게 늘어만 가는 노년의 삶을 마주하며 각각의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살아온 세월의 삶을 추격하듯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는 사건사고를 들추기도 한다. 반투명 커튼 뒤 가려진 틈으로 비스듬히 보이는 회상한 자신의 실루엣을 바라본다. 훗날 청년의 시간과 반비례하는 노년의 속도를 애써 외면하며 하루를 보낼지도 모르는 일이다.


종종 사람을 볼 때 지혜와 겸손을 먼저 본다. 배운 사람은 지혜가 쌓이고 지식이 늘어갈수록 겸손해진다. 자신의 앎이 마치 백사장의 모래알 같아서, 모두 알지 못하는 것을 감히 다 안다고 말하기 두려워한다. 하지만 배움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이 만든 우물 안에서 하늘이 손바닥만 하다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지식과 지혜의 한계를 가늠하지 못하고 또 어쩌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되돌아보며 자기를 성찰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렇다. 자신이 아는 만큼 세상의 크기나 깊이가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며, 살아가는 하루 모습도 다를 수밖에 없다. 지혜가 있다면 지식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지금의 지식이 끝까지 밑천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지금의 헛발질이 제대로 된 밑작업이 되어 성공 가도를 달릴 기반이 되기도 하며, 지금의 큰 성공이 훗날 실패의 가속 페달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가장 잘될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누군가의 명언이 떠오른다.


권력 앞에 세속적인 삶으로 존경받지 못할 삶을 사느니, 일상을 조용히 살아가며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 빛을 등진 삶이 낫다. 허세와 자기 과시, 망상에 빚을 빛처럼 여기는 삶을 살아가느니 차라리 빛을 피하는 편이 낫다. 한 사람의 억울함이 누군가에게는 한평생 같이 나눌 무거운 짐이 되는 굴레를 물려주는 것을 종종 본다. 어쩌면 연약함과 부족함보다, 나눌 것도 기대할 것도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두 손과 두 발이 전부인 삶이 낫다.


무엇이 지혜로운 삶일까? 하늘과 땅을 지나가는 나그네의 시간 위에 모두가 자기에게 주어진 세상을 살아간다. 미래는 과거로 회귀되고, 자신의 오늘은 내일의 나를 반추한다.


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 한 숨을 잘 쉬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나의 오늘 하루를 무엇으로 채워가야 할지 의문이 든다면, 나는 오늘 하루의 하늘과 땅의 지혜를 물으며 걷겠다



글의 노래_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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