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당근 버니버니
우리 가족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로키의 간식시간이다. 노즈워크 놀이와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시작된 로키의 간식 시간은 어느새 우리 가족 모두가 기다리는 하루 중 가장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점심과 저녁, 하루 두 번 주어지는 삶은 당근 두 개와 황태껌 한 줄. 이 소박한 간식을 받기 위해 로키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그 어떤 공연보다도 사랑스럽다.
간식을 받기 위한 로키의 레퍼토리는 완벽하게 짜여 있다.
“손!” 하면 두 손을 내밀고, “앉아!” 하면 재빨리 앉으며, “엎드려!” 하면 천천히 스핑크스 자세를 취한다. 꾸준한 훈련의 결과물인 이 애교 삼종세트를 보고 있으면, 로키가 얼마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 귀여운 모습을 보기 위해 나 역시 간식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걸 로키는 알까?
하지만 로키의 진정한 매력은 훈련하지 않은 개인기에서 나온다. 바로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는 ‘버니버니’다.
“로키야~ 당근 당근 먹자~!”
내가 부르는 소리와 함께 당근 냄새가 퍼지기 시작하면, 로키는 마치 토끼가 된 듯 두 손과 두 발을 번갈아 사용하며 잽싸게 뛰어나온다. 이 스킬을 로키가 어떻게 터득했는지는 미스터리다. 아마도 당근에 대한 열정과 기쁨이 몸을 저절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리라. 신나서 자기도 모르게 깡총거리는 그 모습은 가족 모두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한다.
아쉽게도 간식 없이는 이 귀여운 ‘당근 당근, 버니버니’를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간식 시간을 기다린다. 식탐이 점점 늘어가는 꼬마 털뭉치지만, 그 귀여움은 한도 초과다. 누나들도 로키의 개인기를 보고 싶어서 서로 간식을 주려고 한다. 덕분에 로키의 간식 타임은 우리 집에서 가장 핫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간식 습관이 이렇게 온 가족의 행복한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로키와 나, 그리고 누나들 모두가 이 시간을 함께 즐기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당근 두 개로 만들어지는 이 작은 행복이, 오늘도 우리 집을 가득 채운다.
강아지 노즈워크 (후각활동)
개가 코를 사용하는 모든 후각활동을 뜻한다. 반려견의 경우 타고난 후각을 활용하게 해 주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개의 본능적인 행동 중의 하나는 사냥입니다. 사냥을 위한 행위는 냄새를 맡는 것인데요. 냄새를 맡으며 사냥감을 쫓는 행동이 바로 노즈워크(Nose Work)입니다. 최근 반려견 훈련 용어로 자주 쓰이는 노즈워크는 반려견의 먹이나 간식 등을 숨기고 찾아내게 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후각활동= 스트레스 완화
반려견 행동전문가 강형욱은 냄새를 맡으며 먹이를 찾는 행동 자체가 개들에게 큰 활동력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노즈워크는 개들의 본능적인 욕구 해소를 통한 스트레스 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각 능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스스로 깨닫게 하며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줍니다. 개가 자신의 후각 활동에 집중하면서 분리불안도 완화해 줄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개들이 숨겨져 있는 먹이와 간식의 냄새를 맡으며 ‘어떻게 하면 이것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하는 것 자체가 높은 활동력을 준다고 말합니다. 이를 능동적 식사(Contrafreeloading)라고 하는데요. 개들은 먹이를 어렵게 먹을수록 사냥 본능과 후각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억제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