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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May 04. 2023

미니멀 라이프의 삶을 산다는 것

미니멀 라이프의 진실과 오해 그리고 나의 생각

  우리가 흔히 정리정돈을 이야기할 때 미니멀 라이프와 연계해서 사고하고 말하는 것이 사회적 성향으로 다가와 우리의 삶에 자리잡은 지도 오래되었다. 예전의 빈곤에 대한 정신적인 갈증을 해결이라고 하듯이 많이 벌고 많이 쓰는 물질적인 풍요의 세대가 어느덧 저물고, '필요없는 것을 없애고 물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돈과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하여 동경하고 희망하는 사회로 변화된 것이다. 각종 매스컴 등에서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회적인 변화가 이미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하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몇몇의 모습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흐름이나 관점에 대해서 비판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미니멀 리스트의 정의, 취지, 방법 등을 모르고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하며, 또 다른 고민에 빠져가는 현대인들을 보면서 올바른 미니멀 리스트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그러한 내용들을 올바르게 알아보고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뭔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미니멀 리스트적인 삶, 즉 미니멀리즘 라이프라는 것은 단순한 생활방식을 뜻하는 것이다. 심플라이프라든지 단순한 삶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도 할 수 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불필요한 물건이나 생각들을 줄여가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을 사는 것을 말하며,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 할수록 생활이 단순해지고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면서 나아가 삶이 더 풍요롭게 된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러한 미니멀리즘 라이프가 주목을 받게된 경위는 금융위기로 인한 장기불황으로 소비 수준이 매우 낮아지고 경제적, 공간적인 제약이 늘어남에 따라 타인과의 비교를 위한 소비에 대한 비판이 늘어나고, 거의 모든 전자제품을 통합하여 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발명되어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 있으며, 1인 가구의 증가함에 따라 미니멀리즘 라이프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동영상과 책이 나옴에 따라 급격하게 관심이 증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니멀리즘 라이프는 왜곡되면서 많은 많은 분쟁을 가져왔는데, 그 대표적인 첫번째가 바로 물건 갯수로 판단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즘 라이프, 즉 미니멀 라이프는 물건의 갯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집의 물건이 2인 가족 기준 100이하는 미니멀 라이프, 1000개 이상이면 맥시멈 라이프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자전거를 가지고 있으면 미니멀 라이프고 차를 가지고 있으면 맥시멈 라이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직업,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생활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고, 가지고 있는 물건이 숫자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두번째 분쟁은 미니멀 라이프가 극단의 소비절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사는 것이나 저가의 물건만을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옷을 구매한다고 할 때 필요해도 안산다는 것이나, 무조건 제일 저렴한 5천원짜리를 산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꼭 필요하고 마음에 꼭 드는지 그리고 내구성 등이 뛰어난 10만원짜리라고 해도 그것을 사는 것, 그래서 구입 후에 별 걱정없이 오랫동안 그걸 만족스럽게 누린다면 그것이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라는 것이다. 미자막으로 텅빈 방안에 사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서 접하는 모습이 바로 텅빈 방안에 홀로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게 바람직하냐고 할 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약간의 억지스러움일지도 모르나, 의자도 없는 텅빈 방안에서 산다면 좌식생활로 갑자기 바꿔야 할 것이고, 갑작스런 좌식생활은 척추와 무릎에 많은 무리를 줄 것이다. 이건 건강한 사람도 그런데 평소 그곳이 약하거나 아픈 사람이 그걸 따라한답시고 했다간 건강도 잃고 취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나의 미니멈 라이프의 대한 생각은 법정스님이 하신 말로 완벽하게 축약할 수 있다.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하루에 한가지씩 버리는 것이 아니다. 물론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당연히 처분하여야 하나, 내가 정말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처럼 멀쩡한 것을 버리고 새로 사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안쓰럽고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가 미니멀 리스트를 마치 계급사회의 부르조아의 삶으로 착각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집에 있는 모든 청소기를 처분하고 다이슨 청소기를 구매하고, 다른 핸드폰, 노트북, 테블릿을 정리하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을 사야 하며, 멀쩡한 토스트기를 버리고 발뮤다 토스트기를 사야 하고, 집에 있는 식기를 모두 버리고 나무 식기에 비싼 무쇠솥을 써야 하고, 집을 미니멀 라이프 식으로 바꾸기 위해서 몇 년도 안된 집의 도배, 장판을 전부 흰색으로 바꾸는 사람들이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사람들은 유독 아보카도 샐러드를 좋아한다.) "이건 아니다"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미니멈 라이프로 결심한 시점에 물건의 혜택을 받고 있다면 바로 버리는 거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자동적으로 고장이나거나 못쓰게 될 때까지 그것들의 도움을 받고 누리면 된다는 것이다. 청소기가 있다면 잘 쓰다가 고장나면 빗자루와 걸레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필요없는 물건은 아무리 싸도 사지 않고 필요한 물건은 오랫동안 고민 후 비싸더라도 산다."고 생각하면 딱 맞아 떨어지게 살 수 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집은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없다고 판단된 물건을 기부형태로 없애면 될 것이다. '왜 하필 기부냐' 그건 미니멀 라이프가 단순히 물건을 없애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적으로도 실천해야 하는 것인데, 걱정, 근심 등도 불필요한 것을 없애야 한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물건을 중고로 팔 수도 있지만, 기부가 내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내 집은 누구에게 보여줄 만큼은 아니다. 흔히 새거라고 불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도 않다. 내 집에서 내가 구매한 것은 식탁과 냉장고, 책상 뿐이다. 그것도 제일 단순하고 효율이 좋은 것으로 샀다. 나머지는 본가의 집을 정리하면서 버리기 아까운 것을 가져와서 쓴다. 책장이라든지 교자상은 30년이 넘었다. 난 여기서 물건을 더 구매하지 않는다. 옷도 그렇다. 예전에 구매한 것들이 많아서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지 않는다. 그래서 내 집은 (내가 보기에) 아주 깔끔하다. 그렇지만 보여줄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난 물건을 잘 손상시키지 않는다. 핸드폰도 고장나기는 커녕 흔한 기스도 하나 없이 쓴다. 오히려 집에 있는 물건들이 얼마나 갈지 걱정이다. 이러한 환경이 되고나니 주변도 그렇고 생각도 가벼워진 것이 사실이다. 여러분들도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미니멀 리스트로 살아가 보는 것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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