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들은 빛에 의한 영상에 불과하다
산스크리트 원문 반야심경에 나오는 ”물질이 비어있다“라는 뜻의 ”rupam sunyata“가 한문으로는 ”색즉시공“으로 번역된다.
“물질”을 의미하는 ”rupa“를 빛 “色”자로 번역한 것이 우연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보는 실체가 결과적으로는 빛이 만든 색에 불과해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22년 7월 1일
시공간을 초월하면 어떤 느낌일까? 현재 보고 있는 물질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인지하고, 타인이라는 존재도 내 의식이 소멸되면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영원히 도래되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며, 시간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면 도대체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런 삶에 가까워지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확하게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가 맞는 답인 듯하다.
나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나?
정말 순수한 의식이 되어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면 어떤 느낌일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식탁 위에 저 날파리와 나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내가 현재 이 날파리를 보는 느낌으로 나를 보는 존재가 있지 않을까?
날파리를 몇 분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 날파리가 나에게 특별해지는 이상한 기분은 뭘까?
그 몇 분으로 특별해진 날파리가 날지 못하기에 다친 것은 않을까 하고 살짝 불었더니 날아가는데 다행이라고 느끼는 이 이상한 감정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참자아의 상태가 되면 매 순간 모든 피조물을 이런 형태로 보는 것 아닐까?
내가 참 자아에 도달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2022년 7월 2일
‘빛’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현상’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물체의 형상은 그 자체가 자존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객체의 인지기관에 빛이 반사되면서 보이는 표상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눈으로 인지하는 현상은 본질이 아니라 빛에 의해 반사되어 뇌가 인지하는 표상이다.
뇌가 파란색을 인지하지 못하는 색맹인 사람이 보는 세상은 정상인이 보는 세상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에서도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보는 파란색은 동물이나 곤충이 인지하는 색과 다르다.
우리가 보는 물체는 그 물체 자체의 형상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족의 눈에 들어온 빛에 의한 영상에 불과하다.
그것이 우리가 인지하는 물체의 실체다.
이것을 정리하면 나의 인지능력으로 입자로 붕괴된 파동 함수가 빛에 반사되어 내 눈에 들어와서 뇌에 전달되는 형상들이 바로 ‘물체’인 것이다.
뇌가 없으면 물체를 인지할 수 없고, 인지할 수 없으면 파동 함수를 붕괴시킬 수 없으니 입자화 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현재 내가 인지하는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눈이 없으면 빛을 인지할 수 없지만 물체는 존재한다. 그 대신 그 물체의 형상은 나에게 존재할 수 없다. 형상은 눈이 인지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파동함수를 붕괴시키는 요인은 눈이 아니다.
파동 함수를 붕괴시켜 입자로 만드는 요인은 “내 의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 의식 자체가 양자장의 파동 함수를 붕괴시키고 그렇게 입자화된 것들이 빛을 받으면 눈이라는 인지기관에 인지되어 형상이 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인지하는 물체의 ‘형상’과 파동이 붕괴되면서 만들어진 ‘입자’ 그 자체는 본질적으로 같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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