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마무리하면서, 2026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유행할지 적어보고! 내년에 꺼내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ㅎㅎ 몇 자 적어보기로 한다.
1. 자기 Sales의 시대, 인간의 상품화
한창 '자기PR의 시대' 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이제는 PR을 넘어 자기 Sales가 필요한 시대이다. SNS의 발달로 퍼스널 브랜딩의 필요성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AI시대가 도래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야 살아남는다!는 훈장질의 목소리가 커졌다. '나'라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아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나를 얼마나 잘 파느냐에 따라 나의 몸값이 정해진다. 시장에서 나의 몸값은 얼마에 매겨지는가? 또, 나는 그만한 값을 하는 인간인가? 어째 좀 무서운 질문이다.
2. 피지컬 AI
'딸깍'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AI로 인해 버튼 하나 '딸깍'하면, 웬만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약간 비꼬듯이(?) 표현하는 말이다. 사실, 내가 상상하던 미래 세계는 이런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로봇이 밥하고 빨래하고, 힘든 일 다 해주는 미래를 상상했지,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심리 상담해주는 모습은 아니었다는 거지.
AI는 인간의 몸이 아닌 머리를 먼저 지배하는 모양새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가정용 로봇이 집안 다 헤집어 놓고 그릇 깨는 영상 보고 폭소를 했다.) 로봇이 인간들을 편하게 해줄줄 알았는데, 이놈의 로봇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인간이 대체될 것이라 예측했으나, 이정도까지 위협할 줄은 몰랐다 이거다. AI로 인해 과거엔 천대받았던 블루칼라 직업이 이제 각광받는 시대가 올거라던데, 피지컬 AI의 시대에는 이마저도 요원해질지 모른다.
3. 불신의 극대화
"이거 AI로 만든 컨텐츠 아니야?" AI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용이해지면서 사람들은 전에 없던 의심을 하게 된다. 프롬프트만 잘 작성하면 그럴듯한 동물 영상, 요리 영상, 사람이 춤추고 노래하는 영상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초반에는 "이거 누가봐도 AI가 만들었네"싶을 정도로 조악한 수준이었지만, 최근의 AI콘텐츠들은 실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해진 모습이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은 이게 AI로 만든건지, 아닌지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콘텐츠가 AI로 만들었는지 여부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사람들은 AI로 만든 콘텐츠에 거부감을 갖는가? AI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드는 자연스러운 거부감인가? AI는 정말 효율적인가? 고민해볼만한 지점이다.
4. 인간다움에 대한 갈망
AI로 만드는 인공적인(?) 컨텐츠가 많아진만큼, 반대급부로 아주 인간적인 느낌의 컨텐츠가 인기를 끌 것이다.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실패담을 공유하고, 허점을 보이는 사람들이 인기를 얻을 것이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절대 인위적으로 꾸며내선 안 된다. 요즘 시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조작과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많은 조작된 콘텐츠에 현혹된 채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한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5. 서사와 스토리
인간이 AI와 구분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서사,진정성,스토리라고 생각한다. AI는 짠 하고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만, 그 안에 과정이 없다.(프롬프트는 과정이 아니다. 명령일 뿐이다.) 인간은 땀과 노력을 중요시한다. 물론, 결과만 좋으면 과정이야 어쨌든 상관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한 것엔 깊이감이 없다. 같은 결과물이라도 과정이 분명히 다르다.
아이돌팬들이 항상 서사,서사 외치는 이유가 있다. 운동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취를 이뤄낸 운동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야구계의 리빙 레전드 오타니 선수를 찬양하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그 자리까지 오르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경외심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편리해진 것만 같은 AI시대에 진정성과 스토리, 서사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6. 미식과 중독
현대인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즉각적인 보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즉각적인 보상은 맛있는 음식과 중독으로 이루어진다. 자극적인 음식, 달콤한 디저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살짝 다른 이야기이지만 성심당이나 유명 디저트샵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볼때마다 놀라곤 한다. 그렇게까지 먹어야 하는가? 먹어야 한다. SNS에도 올려야 한다.)그리고 숏폼, 게임과 같은 중독적인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이다. 현실이 고달플수록 깊은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7. 비전문가의 전문가화
코딩, 디자인, 영상 제작 등 원래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분야들이 AI가 등장한 이후, 비전문가들도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아웃풋의 퀄리티는 하향평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건, '높은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시간적인 효율성이 좋아졌을지는 몰라도, '평균적인' 아웃풋 퀄리티는 낮아질 지도 모르겠다.(물론 전문가들은 원래도 전문가였으나, AI로 인해 퀄리티를 더 높일 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는, 퀄리티는 좀 안 좋더라도 '싸게싸게' 제작하는 콘텐츠들을 원하는 갑들이 많아질 것 같다.
8. 유사 연애 시장
아이돌과 채팅을 주고 받는 서비스를 아시는가?(최근엔 운동선수까지) 한달에 커피 한잔 값 정도의 구독료를 지불하는데, 멤버별로 다 값을 매기기 때문에 전체 멤버들을 구독하려면...(이상 줄임) 주요 타겟층은 여성이기 때문에, 이 BM을 이해 못할 남성들도 많을 것 같다. (듣기로는 남성들은 캐릭터챗을 한다던데 이건 내 관심사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통계를 보면, 요즘 MZ들은 현실에서 연애를 하기 어려워하거나, 하고 싶지 않아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연애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사 연애 감정'을 이용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래 아이돌 시장은 대중성이 아닌 유사 연애로 굴러가고 있다는 비판 아닌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유명 아이돌들의 열애설로 "아니 아이돌이 연애하는 것이 죄냐?"라는 반응들이 많이 보이는데, 적어도 요즘 아이돌 시장에서는 죄다. 왜냐하면 아이돌 시장이 돌아가는 동력이 유사 연애이기 때문이다. 상상해봐라. 현실 세계에서 자신이 몰래 짝사랑 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자. 상대방은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줄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날 그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사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실망과 배신감이 아예 안 들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런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된다. 요즘의 아이돌 문화는 과거 케이팝 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다. 특히나 한국에서 더욱 그러하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팬싸인회에 가기 위해 작게는 한달치 알바비부터 크게는 직장인의 몇달치 월급까지 지불해야한다는 사실 등...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헉 할 일들이 많다.
9. 캐릭터 산업의 부흥
요즘 2030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아시는가? 바로 '가나디'이다. 이 가나디 캐릭터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평범한 하얀 개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나디 팝업 스토어를 보기 위해 예약을 해야하고, 성수에 줄까지 길게 선 사람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요즘 F&B 콜라보, 코스메틱 콜라보는 이 가나디 캐릭터를 를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모티콘 및 팬시류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엔 일본 시장까지 진출했다.
이 가나디 캐릭터가 흥하게 된 요인은 트위터에서의 '짤'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 가나디 작가님이 올리는 짤들에 2030 여성들이 엄청난 공감과 재미를 느껴한다. 모르는 사람이 볼때는 '그냥 개' 지만, 아는 사람이 볼 때는 '너무나 친근하고 웃기고 귀여운 캐릭터'라는 거다. 그 캐릭터 안에 들어있는 서사와 스토리를,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캐릭터들의 인기를 '귀여운 무해함'이라고 분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작가가 '캐릭터에 불어넣는 서사'덕분이라고 본다. 작가가 올리는 짤과 짧은 만화들로 구성된 캐릭터 나름의 세계관이 존재한다. 단순히 무해하고 귀여워서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그 안에 세계관, 내 심리상태를 잘 대변하는 짤들에 공감을 느껴서 더 큰 인기를 얻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캐릭터 산업은 더욱 부흥할 것 같다. 살기 팍팍할수록 사람들은 귀여운것에 열광하지 않는가.
10. 외모지상주의 심화
한국은 참 외모지상주의가 심한 나라인데, 나는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아마 성형외과, 피부과, 뷰티업계, 다이어트 시장은 절대 망할 일이 없을 것이다. 유튜브 댓글창을 열어봐라. 외모랑은 전혀 딴판인 콘텐츠에도 어김없이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추천수도 어마어마하다.
단편적인 예로, 최근 우연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등장하는 쇼츠를 보았는데, 댓글창에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한국 최고의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외모 품평이 일상적으로 달린다는건... 그냥 한국에서 외모품평은 절대 피해갈 수 없다는 것 아니겠는가? 외모도 경쟁력이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렇게까지 병적으로 외모에 집착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면서, 나또한 한국에서 나고 자란 뼛속까지 한국인이라 외모에 대한 집착이 없다곤 말 못하겠다. 말이 참 길어진다.
2025년을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 새로 시작한 것도 있고, 이직도 준비해서 그냥 정신이 하나도 없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 카오스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내년에는 제발 나 자신과 주변 환경 모두가 좀 정돈된 삶을 살고싶다...ㅎ
이 글을 읽는 분들도 2025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겠다. 원래 사는 게 혼돈인건지, 아직 인생 스탯이 부족해서인지... 경험치를 좀 많이 쌓을 필요가 있긴한데, 그냥 누가 포션 좀 줘서 빨리 레벨업 하고 싶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