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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어릿 Jan 12. 2024

AR글래스의 미래를 보다(Feat. CES 2024)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9일부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 많은 기업에서 향후 IT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가운데, LG전자의 무선 투명 올레드 TV가 최고 제품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죠. 그 가운데 제가 가장 관심 있게 봤던 분야는 증강현실 분야 제품들, 즉 AR 기기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CES 2024에서 선보인 AR 기기들을 중심으로 AR 시장의 현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열심히 뇌피셜을 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VR과 AR은 뭐가 다를까?


혼합현실(MR)을 양분하는 두 가지 개념이 있죠. 바로 VR과 AR입니다. VR은 가상의 이미지로 만든 현실 속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으로, 대표적으로는 ‘메타’의 ‘퀘스트’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상으로 만들어 놓은 게임 환경에 접속하여 단순히 조작을 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그 캐릭터가 되어 움직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이러한 VR과 달리 AR은 실제 우리 현실에 가상을 띄워준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된 ‘포켓몬GO’가 있죠. 우리가 만화나 게임으로만 접했던 포켓몬을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내 방에 배치할 수도 있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풀숲에서 새로운 포켓몬을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애플에서 발표한 ‘비전 프로’가 있죠. 엄밀히 따지자면 비전 프로는 혼합현실로 분류함이 정확하겠으나 공간 컴퓨팅 즉, 우리의 일상 속에 컴퓨터 화면을 가상으로 띄울 수 있다는 점에서 AR 기술이 부각된 기기로 볼 수 있습니다.

Source: 애플 비전프로(상), 메타 퀘스트3(하)


AR의 생산성 활용도는 어느 정도일까?


제가 VR보다 AR에 주목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VR은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보이는 모든 것이 가상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활동 반경에 제약이 있습니다. VR 기기를 쓰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는 사람은 없죠. 그러나 AR은 베이스가 우리 주변에 있는 일상의 이미지들이기에 VR에 비해 엔터테인먼트의 측면은 약할 수 있겠으나 생산성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산성 측면에서 AR 기기들이 꾸준히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별도의 모니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작게는 스마트워치부터 스마트폰, 이를 넘어 태블릿PC나 데스크탑 등 화면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생산적인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화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휴대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수정 정도만 하고, 대부분의 복잡한 작업은 PC에 의존하고 있죠.


이에, 이번 CES 2024에서는 엑스리얼, 니모 플래닛 등의 기업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AR 글래스 제품을 선보이고 리베스트, 레티널 등의 기업에서 여기에 활용가능한 플렉시블 배터리나 렌즈를 선보이면서 이런 대화면 모니터에 대한 돌파구가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기기들에 단순히 우리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만 연결한다면 대화면이 필요한 특정 장소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PC에서만 가능하던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인적인 부분도 과장 조금 보태서 우리가 평소에 쓰는 안경이나 선글라스와 거의 유사해졌죠.

Source: 엑스리얼


AR 글래스, 상용화는 아직인가?


그러나 아직 AR 글래스에는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지 않아 유선으로 연결해야만 한다거나, AR 글래스를 이용해 작업 화면은 띄울 수 있어도 키보드나 마우스 등 별도의 입력 장치도 함께 휴대해야 한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겠죠.


배터리의 경우 리베스트에서 이번 CES 2024에서 AR 글래스용 플렉시블 배터리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배터리가 고해상도와 고주사율의 화면을 장시간 출력했을 때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무게는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가장 관건이기 때문에 배터리 탑재에 대한 것은 앞으로 나올 AR 글래스 제품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AR 글래스의 상용화에 있어 배터리보다 더 큰 벽은 별도의 입력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의 비전 프로의 경우 헤드셋의 형태를 하고 있어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파악해 가상의 키보드를 AR 화면에 띄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나 초소형을 지향하는 AR 글래스는 말 그대로 안경 형태이기 때문에 이 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비전 프로처럼 CPU를 내장하는 것까지 바라는 것은 사치일 수 있겠으나 앞으로 여러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Source: 레티널


안경쟁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직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AR 기술의 발전은 이제 막 엔진을 달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데스크탑이 없으면 복잡한 작업을 못하고, 이동하면서 작업하기 위해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다니고 있. 이런 현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가상의 작업 화면을 띄울 수 있는 AR 글래스의 미래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언젠가 카페에서 공부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는 대신에 다들 각자 AR 글래스를 하나씩 착용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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