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강렬하다.
첫 해외여행, 첫 어학연수, 첫 비행기 탑승.
그 모든 처음이 내게 한꺼번에 찾아왔던 곳. 그곳은 바로 캐나다, 밴쿠버였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은 어학연수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였다. 그때 나는 친구와 함께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계획했지만, 결국 비행기에는 나 혼자였다. 혼자서 밴쿠버까지 가야 한다는 사실에 긴장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설렘이 더 컸다.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마주한 낯선 공기, 영어로 쏟아지는 안내방송, 낯설지만 친절한 사람들…
처음 마주한 밴쿠버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지만 동시에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했다. 도시의 공기에는 묘하게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
처음 3개월은 홈스테이였다. 현지 가족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은 조금은 어색했지만, 동시에 따뜻했다. 생소한 음식, 함께 보는 TV 프로그램, 매일 아침 건네던 “Good morning”이 이제는 그립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환경에서 가족처럼 지내는 건 내게 큰 배움이 됐다.
나머지 3개월은 마음 맞는 친구 세 명과 방을 얻어 자취를 했다. 나와 다른 한 명은 한국인, 나머지 한 명은 콜롬비아인이었다. 각기 다른 국적과 성격을 가진 우리였지만,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던 날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파티를 좋아하는 열정적인 콜롬비아 친구 덕분에 가끔은 작은 다툼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추억이 되었다.
나는 주말이면 여행을 떠났다. 친구들과 렌터카를 빌려서 밴쿠버 북쪽으로 무작정 드라이브를 떠나기도 했고 스탠리 파크나 잉글리시 베이 비치에서 피크닉을 즐기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몇 주 전에는 큰맘 먹고 록키 산맥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 당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시애틀이 지척이었지만 미국 비자가 없는 관계로 방문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그 이후 출장 및 여행으로 시애틀을 포함에 미국에 여러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기에 지금은 아쉬움이 남아있지 않다.
돌아보면, 밴쿠버에서의 6개월은 내 삶의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혼자서 낯선 곳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유연해졌다.
물론 영어는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아무려면 어떠랴. 영어보다 더 소중한 경험을 갖고 돌아왔으니 된 거다.
지금도 밴쿠버를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곳은 나에게 첫 해외여행의 설렘과 성장을 안겨준 특별한 곳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20대의 내가 세상과 나 자신을 배우던 그 시간들… 그래서 밴쿠버는 내 인생에서 영원히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밴쿠버에서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시작으로 그동안 출장이나 여행을 통해서 방문한 나라와 도시들에 대해 하나하나 풀어볼 예정이다.
홈스테이에서의 소소한 에피소드부터, 친구들과의 자취생활,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잊지 못할 순간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