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새해. 많은 것이 변했다.

기록하는 2026년│Episode 92│2026.01.03

by 김자기

새해를 맞아 떡국을 먹었다.


엄마가 끓여주던 떡국만 받아먹던 나는, 이제 새해를 맞아 육수를 우리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것이 변했다.


소개글 속의 신혼부부 3년 차라는 것이 무색하게, 우리는 결혼한 지 벌써 7년 차가 되었다.

둘이었던 우리는 어느덧 15개월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3인 가정이 되었다.

그 사이 나는 육아휴직을 떠났다가 지난주, 25년의 마지막 월요일에 다시 회사로 왔다.


마지막글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23년도의 유일한 글을 두고 26년도에 돌아왔다.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것이 변했고, 바빴고, 한편으로는 또 게을렀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스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복직을 앞두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에 휩싸였다.


나를 잃어버린 것 같다가도, 그게 뭐가 중요한가 싶고, 아이와 떨어질 생각만으로도 눈물을 쏟으면서도 정작 아이와 하는 것이 힘들 때는 또 울었다. 너무 바삐 사는 것은 아닌가 싶다가도, 이렇게 나태하게 살아서 앞으로 괜찮은가 걱정됐다. 그리고 이 생각들을 어딘가에 쏟아내고 싶었다. 공감받고도 싶고, 질책받고도 싶고, 누가 답을 줬으면 좋겠기도, 내 삶에 신경 껐으면 좋겠기도 했다.


매일밤 핸드폰 메모장에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은 글들을 써낼 뿐이었다.


그리고 좀 돌아오고 싶었다. 연결되고 싶었다. 어디로 돌아와야 할지는 혼자 고민이 많았다. 돈을 벌려면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데. 블로그를 하면 아기 용품 정도는 협찬받을 수 있다는데. 하지만 난 그렇게 열심히 살고 싶은 것은 아닌데. 아니지, 이제 부모가 되었으면 그 정도 책임감은 갖고 살아야지. 나에게는 아주 아주 한정적인 시간들(예를 들면, 출퇴근 길이라거나 점심시간이라거나)을 쪼개는 것인데, 그만큼의 결과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열심히 하면 결과가 있긴 한 건가. 혼자 생각만 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또 생각만으로 시작했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결국은 그냥 여기로 돌아왔다.


아주 오랜만에 이곳에 들어와서 나의 예전 일기들을 보는데,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곳에는 변하지 않은 내가 그대로 있는 것 같았다. 당장 허한 마음을 채우기에, 그동안 텅 비어버린 나를 채우기에는 이곳이 딱이다.


이 글이 26년의 마지막 글이 되지 않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