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레터#44] 지역을 살리는 브랜드
오늘은 즐거운 추석 연휴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좋지 못한 상황으로 고향을 방문하기 어려운 것이 참 아쉬운데요. 수박레터로나마 여러분의 고향에 다가가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수도권을 넘어, 전국 곳곳에도 지역을 빛내는 로컬 브랜드가 많은데요. 여러분의 고향에는 어떤 알짜배기 브랜드가 있나요?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이 왔어요~
오늘은 방방곡곡에서 지역을 살리고 있는 로컬 브랜드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01
대한민국의 문화 중심지 서울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공간이 굉장히 많은데요. 그런 공간들에 주목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어반 플레이'입니다.
서울에 위치한 어반플레이는 도시문화콘텐츠를 제작하고 소개하는 기업으로, 도시를 의미하는 ‘어반(urban)’과 놀이를 의미하는 ‘플레이(play)’를 합성해 도시를 놀이 공간으로 재해석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 재생이 대부분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어반플레이는 콘텐츠 중심의 동네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구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를 구축하는 목표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 사례로는 아는 동네 매거진과 연남장, 정음철물점 등 공간 프로젝트 등이 있는데요. '아는 동네 매거진'은 하나의 지역을 주제로 정해 그 지역에 있는 사람, 공간, 콘텐츠 등 동네를 구성하는 요소를 담아낸 잡지입니다. 연남동, 이태원, 강원, 성수, 인천 등 그 지역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감각적으로 담아내어 도시의 재발견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어반플레이의 공간 프로젝트로는 '연남장'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연남장은 원래 택시 회사의 창고였는데요. 어반플레이는 이를 개조하여 로컬 창작자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전시장, 카페, 코워킹 스페이스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연남장은 연남동의 분위기를 더욱 감각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어반플레이는 자체 프로젝트 이외에도 다른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는데요. 대전의 유명 제과점 성심당의 창립 60주년 기념으로 대전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팝업 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을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부산 삼진어묵 등 로컬 브랜드의 영향력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02
디지털 노마드족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강원지역에 각양각색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를 위해 만들어진 강릉 '파도 살롱'과 태백 '무브 노드'를 소개합니다.
파도살롱은 2019년 강릉 지역의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해 조성된 로컬 공유 오피스입니다. 파도살롱의 비전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기업가 정신을 지켜내고 이들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것인데요. 오피스 내부를 강릉 로컬 로스터리에서 볶은 원두와 로컬 꽃집에서 구입한 꽃으로 장식하기도 하고, 로컬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식당, 카페, 공연, 전시, 모임을 리모트 워커들에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공유 오피스뿐만 아니라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모일 수 있는 네트워킹 모임을 통해 크리에이터간 협업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하네요.
푸른 자연이 생각나는 태백에도 아늑한 코워킹 스페이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강원도 태백 하장성에 위치한 '무브 노드(MOVENODE)'는 태백 지역사회 활동가들과 디지털 노마드들이 모여 함께 소통하며 문화를 생산하기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겸 거주공간입니다. 무브노드 김신애 대표는 디지털 노마드를 지지하고 청년 세대의 공백을 제거하자는 생각으로 무브노드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폐광지의 주택을 개조하여 업무 공간 및 놀이 공간, 독립 서점, 편집숍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코워킹 스페이스로 탈바꿈하였다고 합니다.
@수박C 코멘트
지난 7월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내 상가, 오피스의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로컬 코워킹 스페이스들을 통해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지원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03
대전이 '노잼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뉴트로의 성지'로 새단장을 했다고 합니다. 대전의 작은 동네, 소제동은 1920~30년대 철도를 건설하던 기술자들이 살던 철도관사촌이었는데요. 대전 내에 가장 낙후되고 쓸모없는 곳으로 여겨졌던 소제동이 도시 재생 스타트업 '익선다다'의 손길로 새롭게 재탄생되었습니다.
익선다다는 잊혀진 지역을 재생시키는 도시 기획 스타트업으로, 2014년 서울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익선동을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관광지로 부활시킨 장본인입니다. 2017년 익선다다는 역사를 간직한 채로 방치되어 있던 소제동을 재생시키는 '소제동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소제동에 있는 300여 개의 집을 방문하고, 소제동에 대한 문헌 자료를 조사하며 정보를 모아 1년 가까이 투자를 유치했다고 하는데요. 어려움을 겪은 끝에 소제동 건물들을 매입하여 카페, 식당, 문화시설을 입주시킬 수 있었습니다. 소제동이 가진 회색빛 이미지가 감성적인 분위기로 작용하면서 점차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제동 프로젝트가 안고 가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인사동 활성화 사업 이후에 인사동의 부동산값이 급증하면서 인사동 주민들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겪어야 했는데요. 익선다다는 임대가 아닌 매매방식을 취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유리한 수익구조를 취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최대한으로 피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제동에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와 이를 찬성하는 소제동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아직 무성한 가운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가 관건이 될 것 같네요.
@수박C 코멘트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재생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인데요. 도시 재생이라는 명목 하에 이뤄지는 상업화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잊혀져 있던 지역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다는 이점과 기존 주민들의 생활을 보장과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절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04
음식을 넘어, 이제는 전라도가 맥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광주의 지역맥주를 만드는 '무등산 브루어리'와 목포의 새로운 축제 콘텐츠를 만든 '건맥 1987 협동조합'을 소개합니다.
광주의 무등산 브루어리는 광주의 특산물과 문화를 입힌 수제 맥주를 제조하는 브루어리 펍(주조와 판매가 모두 이뤄지는 펍)입니다. 외국의 유명 양조장들이 지역의 재료로 술을 만들고,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윤현석 대표가 우리밀의 70%를 생산하는 광주만의 맥주를 만들기로 결심하여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무등산 브루어리에서 만드는 6종의 수제 맥주는 광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맛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하여 제작되었는데요. 5·18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담아 이름을 지은 '평화 페일에일', 무등산 수박으로 만든 '워메 IPA' 시리즈 등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입니다. 현재는 잠시 문을 닫고 새단장을 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목포도 맥주의 도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작년 9월에 제1회 '건맥 1897 축제'가 열리면서 목포 만호동 건해산물 거리에 6~7천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하는데요. 만호동 해산물 상인회와 주민들이 침체된 상권을 살리기 위해 목포의 특산물인 건어물과 맥주를 합해 '건맥'을 이용한 축제를 만든 것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상인회와 주민들이 '건맥 1897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전국 최초의 '마을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지역 기반의 협동조합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수박C 코멘트
윤현석 무등산 브루어리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로컬 비즈니스를 할 때 지역 고유의 것과 무엇을 결합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더했을 때 사람들이 찾아올만한 라이프스타일로 표현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요. 광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국산 밀과 목포의 특산물인 건어물을 이용하여, 모두가 좋아할 만한 맥주와 펍을 만든 것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되네요.
#05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머무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다고 하는데요. 조선업으로 호황을 누리던 부산 영도에 점차 일자리가 줄어들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방치된 공간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버려진 공간 안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영도를 바꾸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RTBP 얼라이언스'입니다.
RTBP란 'Return to Busan Port'의 약자로, 지역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데요. 방치된 조선기자재 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조선업에 종사했던 기술자들이 공간과 설비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는 '플랫폼 135'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빈 물류창고를 문화공간인 '끄티(GGTI)'로 바꾸어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RTBP의 비전은 '쓸모없는 것에서 쓸모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산업이 쇠퇴하면서 버려진 공간의 가치를 다시 찾아내고, 일자리를 잃거나 능력을 펼칠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마련하는 일을 통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마을 리조트 '비탈'인데요. 영도 봉산마을에 빈 집이 100채 이상이 되자, 이 집들을 이용해 마을 리조트 '비탈'을 만들어 주민들이 빈집을 객실 혹은 전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사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RTBP의 움직임은 도시 재생으로 주민들의 일과 주거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지방에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나 인적자원의 한계에 부딪혀 지역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에서 충분히 하고 싶은 일과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증명하는 RTBP의 행보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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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의 발전시키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이 지향하는 것을 로컬 씬(Local scene)에서 펼쳐가고 있는 로컬 브랜드들을 통해 빛을 보지 못했던 지역들이 재발견되는 것이 참 의미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상품과 공간들이 더 많아져서 침체되었던 지역들이 빛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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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워터멜론 수박C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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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아무도 없는 목포의 한 거리에 6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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