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레터#51] 새롭게 뜨고 있는 농촌 트렌드
삼시세끼, 리틀 포레스트 등 자연을 다룬 콘텐츠들을 보며 '나도 농촌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어요. 농촌을 다룬 미디어 콘텐츠와 휴식에 대한 관심 증가로 도시남녀들에게 농촌이 떠오로는 트렌드가 되고 있는데요. 농촌 트렌드를 이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 개인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푸르고 건강한 농촌 트렌드를 파헤쳐보아요!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이 왔어요~
오늘은 브랜드가 농촌 트렌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01
내가 가진 걸로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유튜브를 활용한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게 되었죠. 이런 상황에 맞춰 농사를 지으며 방송을 하는 농튜브(농민+유튜브)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유튜브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농사 관련 상위 20개 채널의 조회수가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고 하네요. 농튜브는 농산물의 생산 과정과 농촌에서의 일상들을 공유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농튜브가 농장의 판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복잡한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은 농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고, 직접 농작물을 가꾸는 모습이 보이니 '검증된' 농작물이라는 것 때문이라고 해요. 이에 따라 일선 자치단체는 농튜버 육성에 적극적이라고 하는데요. 경남 산청군의 농민 20여 명은 약 22회에 걸쳐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충북 농업 기술원은 유튜브 활용을 통한 수익창출 방법과 동영상 제작을 알려주며, 필요 장비도 지원했다고 하네요. 농튜브가 귀농이나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농촌 경험이 쉽지 않은 도시 시청자에게 자극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수박C 코멘트
유튜브가 정보 전달 이외에 도시와 농촌을 연결되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네요. 유튜브 '솔바위농원'을 운영하는 손보달 씨가 제작한 콘텐츠 ‘페트병으로 고추 삭혀서 맛있게 먹는 법’은 조회수가 무려 142만 회에 달한다고 해요. 이제는 크리에이터도 하나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농민들이 유튜브를 활용하는 건 마케팅이나 브랜딩의 과정 중 일환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재배한 농산물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필요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농튜버들의 행보가 기대가 되네요.
#02
촌에 요즘애들이 없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요즘애들이 촌에 살아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시골 한달살이, tvn 예능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서 요즘애들의 마음 한편에는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라는 로망이 자리 잡았는데요. 팜프라는 팜(farm)+인프라(infra)의 의미를 가진 기업으로 도시에서 촌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촌 라이프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제품/정보/교육/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팜프라촌>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촌 라이프가 맞는지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촌에서의 현실을 경험하며 이주해도 좋을지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외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팜프라 매거진과 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하는데요. 팜프라촌이 있는 남해 두모마을의 제철 농수산물을 '읽고 먹는 잡지' 컨셉으로 펀딩 사이트를 이용해 매거진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워크웨어 'FOTT' 제작을 통해 작업복은 몸빼바지만 있는 게 아닌, 멋/기능/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팜프라만의 관점을 보여주었는데요. 요즘 애들도 촌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점이 인상 깊네요.
@수박C 코멘트
팜프라에서는 같은 마을에 살고 있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살아간다고 하는데요. 촌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는 요즘, 이주를 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실험할 수 있도록 실험터의 역할을 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경험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요즘 세대가 가진 '나와 맞을까'라는 불안을 효과적으로 줄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최근 제일기획에서 출시한 체험기반 커머스 GETTT도 이런 관점에서 탄생했는데요. 취향의 다각화, 삶의 방식이 다양화됨에 따라 어떻게 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접근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03
농업이 브랜드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농업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낸 청년들이 있습니다. 춘천 하면 감자! 감자 하면 춘천! 감자로 유명한 춘천에 감자로 아주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요. 바로 '카페, 감자밭'입니다. 춘천의 명소가 된 카페 감자밭은 감자 모양의 빵을 직접 개발하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춘천의 명물이 된 감자빵의 시작은 '감자 농사'였습니다.
카페 감자밭 이미소 대표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로즈감자 농사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해 이 대표가 직접 감자 농사에 뛰어들었습니다. 3년 동안 감자 재배와 판매에 집중하던 중, 거창에서 유기농 베리를 통해 빵을 만드는 가게를 보고 영감을 얻어 카페 감자밭을 열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대표는 로즈 감자를 이용한 빵인 '감자빵'을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하였는데 그것이 입소문을 타서 지금은 백화점에서 카페 감자밭 팝업스토어가 열릴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음료는 제철과일을 이용한 시즌별 음료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음식에 필요한 과일과 작물을 지역 청년농업인에게서 구입해오고, 음료 이름을 농부의 이름을 넣어서 짓는 등 청년농업인을 주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수박C 코멘트
카페 감자밭처럼 요즘에는 지역농산물을 이용하여 제품 개발 & 판매를 하는 브랜드의 사례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일산 도심의 공터를 논으로 만들어 특색 있는 쌀을 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 '일산쌀'의 사례로 굉장히 인상 깊은데요. 일산쌀은 청년 농부 6명이 이끌고 있는 농업기업으로, 젊은 세대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쌀 상품과 현미칩을 출시하여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뉴욕의 한국 식품 전문 온라인몰 '김씨마켓'에 입점 제의를 받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하네요. 카페 감자밭과 일산쌀처럼 농업을 지키려는 청년들이 농업의 맥을 이어오면서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마케팅을 감각적으로 실행한 점이 성공 비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4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 주인공이 산속에서 직접 농산물들을 가꾸어 배추전, 밤 조림 같은 음식들을 직접 해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러한 귀농 영화를 보면 직접 수확하여 요리하는 것에 환상이 생기기도 하고 한 번쯤은 귀농을 꿈꾸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의 바쁜 일상들에 정지 버튼을 누를 수는 없죠.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도 나름의 방식대로 농업과 도시적 라이프 스타일을 새로운 방향으로서 연결하고 있습니다. 빽빽한 건물 속에서, 그것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혹은 매일 지나치는 지하철 역에서 직접 작물을 키우고 수확한 것들을 먹는다면 어떨까요?
답십리역과 상도역에는 실제로 식물을 재배하고 이를 통해서 얻어진 채소들로 샐러드나 디저트들을 만드는 수직농장(고층건물 내에서 인공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형태의 농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최초로 실내 수직농장을 개발한 팜에이트는 원래 2004년에 시작되어 완제품 샐러드를 파는 회사였다고 하는데요. 샐러드의 수요는 사시사철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채소의 공급이 특정 계절이나 기후변화 등에 따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현상들과 상관없이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스템 개발을 시작하여 이러한 수직농장이 탄생했다고 해요. 또한 이 수직농장 옆에는 샐러드 자판기나 카페가 같이 있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지나가는 주민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창출해내기도 한다고 하네요.
@수박C 코멘트
빈 틈 없어보이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수직농장과 같은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어 여전히 농업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네요. 이렇게 언제나, 누구나 조립이 가능한 모듈 형태의 파밍 제품들이 더 발전된다면 날씨나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집에서도 자기만의 홈가드닝, 홈 파밍이 대중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이외에도 농부들이 직접 키운 작물들을 바탕으로 도시민들이 쉽게 채소를 나누며 '사람, 관계, 대화'에 주목하는 채소시장 마르쉐가 있습니다. 단순히 구매의 목적보다는 농부들과 여러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고 싶을 때, 마르쉐와 같은 장터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05
혹시 경관농업이란 말 들어 보셨나요? 언택트(비대면) 관광이 주목을 받으면서 계절의 변화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경관농업'이 각광받고 있는데요. 기존 농업의 농산물 생산 기능이 아닌 농업 현장의 아름다운 경관을 통해 각종 체험과 지역 축제, 이벤트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농촌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사업을 말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맛집으로 자주 보이는 녹차밭, 청보리밭, 과수원 등이 일종의 경관농업이지요.
경관농업을 잘 사용하는 여러 지역 기업이 있는데요. 전북 고창의 '넓은들 학원농장'은 경관농업의 대표적 기업으로, 학원농장은 봄철에 청보리밭 축제, 가을에 메밀꽃잔치를 개최하고 직영 식당과 농산물 판매장, 숙박시설, 놀이시설을 운영하여 대한민국 경관농업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재배할 작목의 선정 시, 작목 자체의 농업수입 정도보다 재배 당시의 아름다운 정도를 우선으로 하여 부족한 농업수입은 관광수입으로 보충한다고 하네요.
강원도 고성의 '하늬라벤더팜'은 보라색 라벤더 꽃이 만들어내는 경관을 상품화한 경우입니다. 하늬라벤더팜의 하덕호 대표는 허브용품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던 중에 허브농장에서조차 라벤더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보고 즐기는 곳이 될 수 있는 라벤더 농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여 라벤더팜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박C 코멘트
코로나 19가 지속되면서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 관광의 목적지가 농촌을 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농작물 생산 기능에만 집중해온 농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관농업'은 농촌이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관광 경험이 관광객들의 재방문 또는 재참여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과 건강한 농산물, 손맛이 잇는 음식, 주민과의 정서적 교류 등 도시의 빠른 삶과는 다른 사람의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경관농업에 대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됩니다.
농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농가에도 조금씩 기운이 돋아나는 것 같은데요. 기업이 지역 농가와 협력하여 상품을 제작하거나, 농촌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관광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상품/서비스 기획을 통해 농촌과 상생하는 법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다행이에요.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어 아직 사정이 어려운 농촌 지역도 많다고 해요. 여러 가지 형태의 농촌/농업 콘텐츠를 통해 우리 농촌이 더욱 활기 넘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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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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