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workation] 강릉 교동
※ 'Do Workation'은 강릉에서 일하거나 워케이션을 진행하시는 분들을 위해 실제 체험기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두 번째 동네로 강릉 도심에 위치한 교동에서 일할만한 장소들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변준수 에디터는 교동에서 코워커, 관광객들이 일을 하기 좋을 장소를 정해 코스를 정했습니다. 취향과 기호, 업무 하기 좋은 환경과 이동 경로 등을 고려해 워케이션 추천 장소를 선정했습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10분 내외의 거리에 있는 곳으로 업무, 식사와 휴식 등을 할 수 있으면서 강릉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선정했습니다.
교동이라는 동네
교동은 2000년대 초반, 대대적인 택지 개발 이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프랜차이즈상점이 대거 입주하는 등 큰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이로 인해 강릉 사람들은 '교동택지', '택지'로 부르곤 하죠. 기존 강릉의 원도심이었던 명주동과 번화가 중 하나인 옥천동, 임당동 등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지역명이 교동이기도 합니다.
교동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교1동과 교2동으로 굉장히 넓은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강릉사람들에게 택지로 알려진 교1동과 강릉역, 시내와 가까운 교2동은 새롭게 떠오르는 지역의 번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교동사거리와 로터리, 임당동 사거리 등 시내와 인접한 교2동의 워케이션 장소들을 중심으로 일정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교동의 추천 장소들
「파도살롱 - 교동짬뽕 - 고래책방 - 사유의 공간 - 오어즈」
교동의 장소를 추천하면서 고려한 부분이라면 도심과의 접근성과 교통의 편의성, 교동만의 문화적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장소, 세 가지 요소였습니다. 교동은 앞서 언급한 택지개발 이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학군이 형성된 강릉의 주거를 상징하는 동시에 옛 주택들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과거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강릉으로 이주한 문화예술가들과 크리에이터들의 서점, 갤러리, 소품샵, 식당, 카페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강릉의 문화적 면모를 보기 위해서는 교동을 보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파도살롱 교동점>
파도살롱 명주점은 강릉의 원도심이 위치한 명주동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명주점은 원도심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 주민, 크리에이터, 코워커들에게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그들 사이의 커뮤니티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시내에서 가까운 위치이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게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주변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죠.
파도살롱 교동점은 명주점과는 주변 환경과 분위기가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우선 교동점은 강릉대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파도살롱 교동점의 매력은 도보로 이동가능한 거리에 맛집과 카페, 로컬 굿즈숍 등 다양한 상점이 거리에 가득하다는 점과 접근성이 좋다는 점입니다. 20대와 30대 방문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로컬숍이나 카페를 방문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파도살롱은 접근성이 좋은 이곳에 위치해 방문객들, 워케이션을 위해 온 코워커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도심의 혼잡함 대신 쉽게 올 수 있는 접근성만 취할 수 있도록 내부 시설에 힘을 쓴 모습이었습니다. 넓게 트인 뷰와 조용한 공간은 집중해서 작업하기에 좋았습니다. 파도살롱에 들어가면 독립된 오피스 공간과 회의공간,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조금은 쌀쌀했던 날에 교동빵집 2층에 자리한 파도살롱 교동점으로 향했습니다. 커피를 마셨던 지난 Do Workation 명주동편과는 달리 커피를 줄이기로 마음먹었기에 커피 대신에 따뜻한 물을 준비했습니다. 커튼이 쳐져있는 1인용 작업 책상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완벽하게 홀로 작업하도록 조성된 공간을 이용해보고 싶었습니다. 해당 공간에서는 줌을 비롯한 비대면 미팅이나 유선 통화를 이용한 작업에 적합해 보였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로터리가 보이는 창문까지 길게 일자로 공간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공간 끝에 있는 창문 너머로는 대관령이 보였습니다. 파도살롱 공간 전체가 강릉과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고 작업을 하다가 탁 트인 뷰를 보니 기분 전환에도 좋았어요. 또한 회의실, 비대면 회의 공간, 개인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어 팀 단위의 회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개별 멤버들이 각자 작업을 이어가기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교동짬뽕>
오전 업무 시간이 끝나 교동짬뽕으로 향했습니다. 파도살롱 교동점 바로 앞에 위치 교동짬뽕은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강릉의 대표맛집입니다. 묵직한 느낌의 육수를 기본으로 조리된 짬뽕이 특징입니다. 진득한 국물과 묵직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날 원조교동짬뽕 가게를 찾았습니다. 짬뽕과 짬뽕밥, 군만두로 이뤄진 단출한 메뉴이지만 그만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군만두는 평일만 주문가능하다고 하는데 제가 방문했던 날은 주문을 할 수가 없었어요. 원조교동짬뽕 집 옆에는 이만구교동짬뽕이 있습니다. 두 곳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달랐어요. 이만구교동짬뽕은 상대적으로 메뉴가 다양하고 더 넓은 매장이 특징입니다. 기호에 따라서 즐길 수 있을 거 같아요. 다만 두 곳 모두 여름 휴가철에는 오픈런을 기다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긴 줄을 서야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시킬 겸 주변을 걷기로 했습니다. 평소 가고 싶었던 강릉시립미술관이 걸어서 7분 거리였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향했습니다. 시립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은 교동사거리에서 북쪽, 임영로를 따라가면 됩니다. 이곳에는 독립서점과 갤러리, 소품샵, 카페 등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공실이 된 건물이나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느낌으로 조성한 공간들은 강릉의 다른 어떤 동네보다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2023년 2월 28일까지 새로운 전시와 공간 정비를 위해 휴관한다는 표시가 붙어있네요. 서울의 시청역 인근에서 일할 때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시립미술관을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방문했지만 아쉽게도 발길을 돌렸습니다. 미술관에서는 겨울시즌 공간을 정비하고 내년 봄에 새로운 전시와 기획으로 돌아온다고 밝혔습니다.
<고래책방>
오후 시간에는 근처의 다른 공간을 방문했습니다. 강릉에서 가장 큰 책방이기도 한 고래책방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고래책방은 교동이 아닌 옥천동에 속하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장소들과 10분 안쪽으로 도보 이동이 가능한 생활권에 속해 교동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서점이 중심이 되어 베이커리와 대관까지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하 1층은 강릉, 1층 여행, 2층 삶, 3층 만남, 4층 쉼으로 키워드가 정해져 있고 이와 관련된 책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해당 공간에서 책을 구매하거나 읽을 수 있고, 각 층에는 작은 책상이 마련되어 있고 대관료를 지불한다면 독립되어 있는 세미나실, 회의실을 빌려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적어 책을 읽거나 작업하기에 좋았습니다. 다만 말 그대로 책을 읽는 고객들을 위해 책상이 배치되어 있어 작업을 하기에는 조금 협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음료를 주문하고 2층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지하 1층에서 업무에 도움이 될 강릉 관련 서적들도 몇 권 구매해 함께 읽었습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어서 그런지 빵을 주문하진 않았지만 1층에서 고소하게 나는 빵냄새는 지갑을 만지작거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번을 하나 골라서 맛을 보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강릉에는 프랜차이즈 서점이 없는 대신 고래책방과 같은 크고 작은 독립서점들이 시내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고래책방이 규모나 장서의 양에 있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화거리, 교동, 강릉역 등과도 가까워 방문하기 쉽고요.
<사유의 공간>
작업이 마무리될 무렵, 인근의 소품샵과 갤러리를 돌아볼 생각으로 책방을 나섰습니다. 강릉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샵이 참 많습니다. 교동사거리 주변에도 관동별곡, 산소울 등 다양한 콘센트의 소품샵이 있죠. 고래책방에서 작업을 마무리하고 교동사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거리에서 강릉제일고등학교로 향하는 길에는 꽃집, 갤러리, 카페 그리고 소품샵이 모여 있어요. 으리으리하진 않지만 작은 공간에 크리에이터의 정성과 문화, 예술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녹아 있는 골목입니다.
사유의 공간은 빈티지한 소품들을 모아놓은 가게입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건 사야 돼'를 외칠 만한 예쁜 그릇들이 참 많았어요. 주방 찬장에 공간이 충분했다면 구매하고픈 그릇이 있어서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예쁜 그릇에 플레이팅을 하는 요리사의 마음처럼 공간에 사람들의 생각을 담는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오어즈>
오어즈는 사유의 공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오어즈의 사장님 부부는 일러스트 작가와 디자이너로 개인 작업과 여러 협업을 병행하면서 오어즈를 끌어가고 있습니다. 강릉의 모습과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을 일러스트, 그림에 담은 작품과 굿즈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어즈로 향하는 좁은 계단을 지나면 갤러리를 만날 수 있어요. 점심에 다녀왔던 강릉시립미술관이 휴관을 해서 오어즈의 그림들을 더 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갤러리를 가득 채운 그림과 엽서들을 보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나오기 전에 눈여겨봤던 엽서 몇 장을 구매했어요. 건물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그림들과 하나로 이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명주동에 이어 워케이션 코스를 짜면서 조금 다른 모습의 강릉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업무 환경과 휴식 공간, 리프레시할 수 있는 요소들도 고민했습니다. 교동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워케이션 업무 공간과 휴식공간은 물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강릉 토박이들과 외부에서 온 새로운 이들이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모습은 워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획을 하고 리프레시하려는 모든 분들께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