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 신작 중국드라마 간단 감상
(최초작성 2025.01.09)
선협 액션 | 왕허디(왕학체), 전희미 주연 | 40부작 | WETV, MOA, 티빙, 웨이브
현대 중국의 평범한 직장인 양릉은 회식 자리에서 동료들과 스크립트 킬(Script Kill) 게임을 하다가 시나리오 속 세계인 대봉에 떨어진다. 이곳에서 관아 포졸인 '허칠안'이 된 그는 음모 때문에 죄인이 된 가문을 구하기 위해 현대 과학 지식윽 발휘한다. 과학지식 덕분에 연금술 천재로, 고등국어(중국어) 교육 덕분에 당대 최고의 시인이 되며 주목받은 그는 황제의 오른팔 위연의 발탁으로 '타경인'이 된다. 허칠안은 타경인이 된 후에 수사와 무술에서 큰 능력을 발휘하며 대봉을 위협하는 음모를 하나둘 밝혀내고, 황제가 아끼는 딸 임안 공주와 특별한 감정을 나눈다.
먼치킨 타입 주인공의 성장과 성공을 그리는 소년무협 스타일의 선협드라마. 2020년 연재를 시작해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한국판 제목은 <절대타경>) <창란결>로 명실상부 스타가 된 왕허디가 능력치는 만렙이고 성격은 털털하며 생존본능에 기반한 감각이 탁월한 포졸 '허칠안'을 연기한다. 드라마는 허칠안이 타경인이 되고 한 단계씩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1화부터 웃음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말아주고 있다. 난 원래 소년무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지루한 부분도 있고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그런데, 그래도 왕허디를 비롯한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각 잡고 말아 주는 코미디와 기대 이상의 VFX 덕분에 꾸준히 챙겨보고 있다.
왕허디 작품을 제대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연기 괜찮네?'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창란결>과 다른 작품들을 봤던 중드 팬들과 현지 시청자들 평가는 많이 좋아졌다 vs 여전히 어색하다 로 갈리고 있다. 왕허디는 이전 출연한 고장극들에선 모두 성우 더빙을 했지만 <대봉타경인>은 원음이다. 고향 사천의 억양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게 다른 작품에서 감상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을 정도였는데, 이번엔 아예 억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큰 웃음을 유발한다. 대체적으로 배우와 캐릭터는 착붙이라는 평가. <경경일상>을 제작한 신려미디어 작품이다 보니 여성 출연진 대부분은 <경경일상>에서 본 얼굴들이다. 이제 어디 가서 원톱 주연을 맡아도 어색하지 않을 전희미가 주인공과 커플이 되는 (꽤 뻔한 캐릭터의) 임안공주로 등장하는데, 허칠안이 메인이다 보니 자주 등장하는 편이 아니다. 전희미가 연기를 잘하는 것과 별개로 '임안'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는 있는 듯하다.
로맨스 고장극 | 담송운, 정업성, 진소운, 경초 주연 | 40부작 | Youku, 티빙
당나라 말기, 뛰어난 촉금(고급 비단) 직공이었던 아버지가 모함으로 죽고 집안이 망한 후, 계영영은 명주 염색을 하며 생계를 꾸리고 가업을 이어간다. 익주 지역 거상의 서자 양정란은 촉금 과정을 관리하는 금관으로 부임하면서 영영과 만나고, 그는 영영이 겪는 부당한 일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계영영은 아버지의 유작 '촉홍사'를 노리는 권력자와 경쟁자들의 견제를 견뎌내며 동료 직공들과 함께 사업을 일구어 낸다. 비록 익주 최고 권력자 우장군의 딸 우오랑에게 약혼자 조수연을 뺏기지만, 계영영은 연인을 잃은 슬픔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얻은 트라우마를 딛고 수홍사 재현에 성공한다. 계영영의 재능을 알아본 권력자들이 계영영, 또는 계영영의 비법을 독점하기 위해 음모의 손길을 뻗는 가운데, 양정란은 목숨을 건 각오로 영영을 보호하려 한다.
<석화지>, <주렴옥막>에 이어 유쿠가 2024년에 세 번째로 선보이는 여성 성공 스토리 고장극. 담송운이 색에 대한 천부적 감각을 보유한 염색 전문가 '계영영'이 되어 촉금으로 성공하여 나랏님의 인정을 받는 과정을 보여준다. <석화지>가 가족극, <주렴옥막>이 멜로드라마 결이라면 <촉금인가>는 전체적인 톤은 가벼운 로맨스다. 다만 영영이 너무 고생하고... 너무 고생해서... 나중엔 정말 그만 좀 했으면 할 정도로 시련을 많이 겪는다. 영영이 죽어라 고생하는 게 그에겐 퇴로가 없는, 목숨을 건 도전이기 때문에 더 안쓰러웠다. 영영의 성공만큼 정란의 절절한 순애보도 비중있게 그려진다. 소중한 사람을 해친 자를 찾으러 금관으로 부임한 정란은 사랑하는 여인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장애물을 걷어내고, 그를 지키기 위해 인생과 목숨마저 건다. 살기 위해서 정신없이 일하는 영영을 보면서 옆에 있는 정란이 좀 봐주라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순정을 보여준다.
<촉금인가>는 사실 방영을 한 게, 그리고 이렇게 이른 시간 내에 방영을 한 게 기적일 정도로 꽤 시끄러웠다. 촬영을 모두 마무리한 후 조수연 역의 장호유가 성매매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촬영을 다 끝낸 상태라 흙오이행이 유력했는데, 제작진은 다른 배우의 얼굴을 AI로 덮어씌우는 것으로 해결했다. 조수연의 얼굴이 굉장히 어색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그와 별개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경초가 연기한 부유한 상인 백성(성풍택)인데, 영영과 굉장히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며 후반부 섭남 롤을 잘 소화했다. 근데 뒤로 갈수록 드라마 보는 게 좀 지쳤다. 영영의 성공 스토리가 메인이라고 하지만 너무 심하게 고생하고, 위기가 계속 겹겹이 찾아오기 때문. 그래서 나중엔 예고만 찾아봤다. 시간 되면 안 본 회차들 봐야지.
로맨스 선협극 | 장빈빈, 손진니, 왕탁, 장아흠, 오우항 등 | 40부작 | Youku, MOA, 티빙, 웨이브 등
인간계, 영계, 마계(암계)로 나뉜 세계. 옹설성의 소성주 사설신은 인간계와 암계 사이의 결계를 수리하다가 암족에게 붙잡힌다. 마계의 성녀 모현령은 단약을 몰래 주며 사설신의 탈출을 돕고, 그 대가로 사설신을 따라다니며 그를 무차별적으로 꼬신다. 인간계를 지키기 위해 사랑, 집착 같은 감정과 담을 쌓아온 사설신은 모현령의 헌신과 희생, 마족에게서 기대하지 않았던 선량한 마음을 알아가며 점차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간다. 사설신은 우여곡절 끝에 모현령을 옹설성으로 데려오지만, 마족의 음모로 성주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선문 정파를 연합한 선맹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모현령과의 관계도 위기를 맞는다. 사설신은 모현령을 끝까지 지키려 하지만 모현령은 사설신을 위해 희생하려 한다. 하지만 이들의 역사는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삼생삼세 십리도화>로 주목받은 장빈빈, <장월신명>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손진니가 주연을 맡은 로맨스 선협극. 동명의 로맨스 선협 소설이 원작. 창생을 지켜야 하는 임무를 타고 태어난 인간 남자와 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영족 여자의 생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로, 로맨스 선협의 바로 그 맛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다. 1화부터 키스신(!)이 나오면서 충격을 주고, 초반부는 여주의 무차별적 플러팅으로 '이것 봐라' 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하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둘 사이에 애틋한 감정이 생기면서 재미를 더해간다. 사설신과 모현령 두 사람의 인연이 무려 상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몇 번의 생도 뛰어넘은 사랑, 원 앤 온리, 짝사랑 등 이것저것 재미있는 설정은 다 퍼줄 것 같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사실 세 작품 중 제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선협극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꽤 신기하다. 왜 그런지 생각해 봤는데, 로맨스 드라마라 그렇고, 남녀 주인공의 마음의 방향이 정확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매우 불쌍하고 매력적인 서브남주가 탄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불쌍한 서브남주, 남서월은 왕탁이 연기한다. 그런데 남서월은 모현령을 정말 사랑하는 것일까? 본인 입으로 '모현령을 사랑하는 것인지, 사설신에게 헌신적인 모현령의 사랑을 사랑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할 만큼 확실하게 정의할 순 없다. 그래서 더 불쌍한 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사설신과 모현령의 러브 스토리와, 질투심에 사로잡힐 남서월의 흑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