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방구석에서 슬로우 조깅

by 겨울새 Winter Robin

내가 슬로우 조깅에 빠지게 된 이유가 또 있다.


슬로우 조깅은 방바닥, 또는 요가 매트 위에서도 가능하다.


-비 오는 날,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 달리지 못할 때.

-너무 이른, 또는 늦은 깜깜한 시간일 때.

-할 일이 많아서 몇 분씩 자투리로 뛰어야 할 때.

-귀찮아서 옷을 갈아입기도 싫을 때.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당장 나가기 어렵다면?


실내용 운동화를 TV나 OTT가 연결된 모니터 옆에 두고 언제든지 신기만 하면 슬로우 조깅 준비 완료다.


<슬로조깅 혁명>에서는 실내에서 달리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슬로 조깅 & 턴'이라고 이름 붙은 실내용 슬로우 조깅 방법은 한 방향으로 1초에 3보 속도로 6보 간 뒤, 방향을 바꾸고, 다시 6보 간 뒤 또다시 방향을 바꾼다. 책에 의하면 이 방향 전환이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한다고 한다. 책을 쓴 다나카 히로아키는 축구 경기를 보면서 이런 방식으로 운동한다고 한다.


이건 이론적인 부분이지만, 나는 일단 꾸준히 달리는 것만이 목적이다. 그래서 '슬로 조깅 & 턴' 또는 간단한 제자리걸음으로 매일 5km를 채우고 있다. 제자리걸음의 효과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저 매일 달리는 연습과 앞꿈치 착지 연습을 위해 하고 있다.

참고로, 슬로우 조깅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앞꿈치 착지다.

앞꿈치로 바닥에 닿는 게 무릎에 무리를 확실히 덜 준다고 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무릎이 아프진 않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앞꿈치가 닿은 후 뒤꿈치도 살짝 바닥에 닿는 것. 쿵! 닿을 필요는 없지만 까치발은 안 해야 된다.


제자리걸음으로 슬로우 조깅을 하면서 넷플릭스를 보는 것.


이 방법을 대안으로 삼은 후로는, 아무리 날씨가 안 좋고, 귀찮고, 바쁜 날에도 나는 분명 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커졌다. 나는 매일 달릴 수 있다.


그래서 그저께도, 어제도, 오늘도 5km 달렸다.

아마 내일도, 나는 달릴 것이다.



p.s. 꼭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미리 골라놓으면 더 좋다.

keyword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