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 제안과 PureRef 소개
올해가 가기 전에 12월은 좀 덜 바쁘고 이제 마무리 하는 느낌으로 업무를 끝낼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제안이 들어왔다. 원래 제안이 아니라 미팅처럼 얘기하다가 바로 시작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급 미션을 주고 제안 구성이 필요했다. 이럴수가.. (미팅을 했다가 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실무진들이랑 함께 미팅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간을 잡았다가 또 여러 번 취소당하고 다시 제안)
너무 갑작스럽게 제안처럼 미션을 받게 되어서 따로 RFP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소재를 주고 브랜드에 맞게 제작을 해와라 가 미션이었다. 우리가 브랜드를 잘 이해하고 디자인도 그렇게 잘 뽑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브랜드 공부한 내용과 브랜드와 어울리는 무드를 조사하고, 소재 미션을 같이 보여줬다. 이렇게 구성을 하려고 할 때까지 2주동안 너무 바빠서 정말 시간을 그렇게 들일 수가 없었다. 이제까지 정말 참여한 제안 중에 너무 간단한..!
12월에 진짜 원래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의 업무가 너무 많아서 시간이 정말 없었다. 그래서 큰 틀을 여러 분들이랑 얘기하면서 짜놓고 구성을 했다. 내가 담당한 건 브랜드의 무드를 조사하는 일을 했는데, 이 업무를 하면서 찾은 꿀팁을 또 소개하려고 한다.
이게 너무 고민이라서 여러 툴들을 찾아보고 구글시트, PPT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써봤는데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찾을 수가 없으니까 그냥 써야지 하고 말았는데 3D 게임 캐릭터 모델링을 하는 지인의 작업을 보다가 손, 얼굴, 옷, 소품 등 각각 나눠서 레퍼런스 이미지를 모아놓은 툴을 발견했다.
찾은 프로그램의 이름은 PureRef 이고, 사용법은 아주 간단했다. 아래 이미지처럼 구글, 네이버, 핀터레스트 등 외부에 있는 이미지를 그냥 끌고 오면 끝. 단축키도 여러 개 있긴 한데 그 중에 쓸 것만 알아두면 된다.
① 마우스 스크롤 : 프로그램 확대, 축소
② Alt + 마우스 클릭 이동 : 왼쪽, 오른쪽 원하는 곳으로 이동
이걸 바탕으로 이번 제안 때도 브랜드 담당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무드 보드 톤을 위해 레퍼런스를 여러가지 싹 모아봤다. 완전 싱기하고 재밌게 잘 모았다. 여기저기서 그냥 이미지를 싹싹싹 가져오는 그런 재미.
브랜드 제안을 위해서 어떤 브랜드인지 자료조사를 시작하는데, 그러면 왜 탄생했고 이런 카피와 디자인과 모델을 왜 썼고 제품에 얼마나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브랜드인지를 하나 둘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도 나중에 이 제품을 사야지 하고 마음을 먹게되는데 이번 제안 과정에서도 그랬다. 보도자료와 대표님의 기사를 하나 둘 씩 읽어보니까 이 브랜드 왜 안 써? 하고 말할 정도로 너무 좋다고 느꼈다. (내가 담당하면 어떤 모습일지도 상상하게 되는 그런 일)
원래 몇 백장씩 준비하는 제안에서는 내가 발표할 짬이 안 되니까 발표 걱정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실무자들끼리 만나서 미팅하는 자리처럼 생각해달라니까 발표까지 하게 되었다. 전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하는 시간도 없이 내가 찾은 부분은 내가 맡아서 발표하게 되었다. 이럴수가. 너무 떨리고 머릿 속에 다음 말이 생각 안 나고 정말 떨려 죽을 뻔 했다. 그래도 천천히 하다가 정말 잊어버려서 중간에 웃음이 팍 나올 뻔. 지난 주에 우리 회사 대표님한테 발표 잘하는 법 물어보곤 했는데 그건 다 소용이 없었다. 밤 늦게까지 대사도 외우고 여러 번 익숙해질때까지 말하고 그랬지만 떨리는 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떨리고 계속 실수할까봐 심장이 벌렁벌렁댔다.
위 제목처럼 제안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난 최선을 다해서 장표를 만들었고 브랜드를 공부했고 열심히 발표 준비도 했다. 그래서 마음 한 편으로는 됐으면 좋겠는데 너무 까다로울 것 같아서 (현 업체와 오랫동안 일해서 우리랑 하려면 다시 처음부터 가이드라인을 잡아가야 하는 상황) 또 안 됐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갈팡질팡하다.
연말에 열심히 준비하고 일하고 할 게 많았는데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던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내년 초에 얼마나 바쁠지 예상도 안된다. 암튼 2022년 잘 보내고 2023년 잘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