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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Apr 26. 2020

내 디자인을 '필요한' 디자인으로 만드는 법

*본 글은 디자인 뉴스레터 디독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해외 디자인 아티클 번역 뉴스레터 '디독' 구독링크: http://bit.ly/2FNQNpv




Overview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총 5회의 스토리텔링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는 코카콜라 (출처 : Coca-cola Journey)


로고가 없는 이 제품, 어떤 브랜드일까요? ‘로고가 사라진' 코카콜라 입니다. 왜 코카콜라는 과감히 브랜드명을 지우고 그 자리를 ‘고마워', ‘사랑해'같은 워딩으로 채웠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정지원, 유지은, 원출열 저자의 <맥락을 팔아라>입니다. 이제는 ‘무엇을'보다 ‘왜', ‘어떻게' 소비하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인데요. 책에서는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36가지 키워드를 통해 어떻게 소비의 맥락을 읽고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마케팅 분야의 책이지만, 브랜드와 사용자에 대해 고민하는 디자이너도 영감받기 좋은 책인 것 같아 이번 오리지날 책으로 꼽았습니다. 



Insight


1. 이제 더이상 필요해서 사는 상품은 없는 시대


책에서는 소비를 두 가지로 구분지어 정의하고 있는데요. 목이 말라 물을 사는 ‘수단으로서의 소비’와 소비 그 자체를 즐기는 ‘목적으로서의 소비'가 있습니다. 가령 이케아 가구처럼 가구를 사고 직접 조립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거나, 코카콜라의 한정판 패키지에 쓰인 “사랑해", “고마워" 문구를 골라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서의 소비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코로나19로 방콕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콘텐츠나 활동에 집중하게 되고, 이 흐름에 적합한 콘텐츠였던 ‘달고나 커피'가 유행한 것처럼 더이상 필요나 수단으로서가 아닌 동기나 목적으로서의 소비가 중요해진 것이죠.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의미와 경험을 만들 수 있는 ‘맥락'을 만드는 것이 요즘의 마케터의 역할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엔 이렇게나 많은 상품들이 있습니다.

2. 흔한 소비자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사람들



관객은 모두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같은 공연을 본 관객은 없다.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바로 무대 없는 몰입형 연극, ‘슬립 노 모어' 입니다. 이 연극의 공연장은 뉴욕 첼시에 위치한 매키트릭 호텔인데요. 재밌는 건 대연회장이 있는 1층부터 로비와 다이닝룸이 자리한 2층, 그리고 3층부터 5층에 위치한 객실 모두가 무대라는 점입니다. 전체가 무대이기 때문에 결국 무대가 없다는 것인데요. 극장에 가서 지정된 좌석에 앉아 앞을 바라보고 보던 기존의 연극과는 전혀 다른 것이죠. 


입구는 엘리베이터로, 흰 가면을 쓴 관객들은 층마다 임의로 흩어지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공연은 시작됩니다. 배우들도 각 층, 각자의 위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진행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관객이 직접 발로 뛰어 배우를 찾아야 합니다. 기존의 고정관념과 습관, 역할을 모두 바꾸어 버리는 새로운 맥락의 연극이라는 점이 신선합니다.


열쇠 가진 사람? #gotakey   (출처 : 파커스 레스토랑 인스타그램)


No Key? No Food!

여러분은 열쇠가 없다면 음식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레스토랑이 있다면 믿기시나요? 여기 바로 2016년 두바이몰에 문을 연 파커스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레스토랑의 입장권 역할을 하는 열쇠를 두바이몰 안팎에 숨겨두고,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으로 힌트나 미션을 준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찾은 열쇠로 고객들은 식사 후 ‘열쇠를 찾았다 #gotakey’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 특별한 소비 경험을 남기거나 공유합니다.


단순히 돈을 내는 것보다는 어렵지만,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 때 남들과 다르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소비에 사람들은 반응하고, 열광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소비의 흐름을 찾아내고 맥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3. 맥락을 수용하는 집단을 해석해야 하는 이유

저자는 고객을 이해하던 기존의 방식들, 성별과 연령, 학력과 소득 수준등의 정보들은 유용함을 잃은지 오래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보여지는 현상과 수치를 넘어 이제는 그 맥락을 수용할 ‘집단'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죠. 


여러분은 ‘1인 가구’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흔히 우리는 그들이 외롭다거나, 소득은 4인 가구에 비해 낮지만 반대로 경제적 부담이 적어 여유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편의점 빅3에서도 ‘저렴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도시락'으로 1인 가구를 공략하고 있는 것 처럼요. 


하지만 책에서는 정말 1인 가구가 원하는 것이 ‘저렴함’ 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취향에 집중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골드세대부터 풍요와 빈곤으로 양극화된 실버세대, 가성비를 따지는 산업 예비군이나 혼자 사는 것이 아직은 서툴고 외로운 독신자까지 사실 1인 가구를 이루게 된 이유는 다양하고 그마다 다른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죠.


책에서는 이 외에도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집단 고객을 공략하는 티파니앤코, 버거킹이나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Z세대 마케팅에 성공적이었던 ‘부라더소다'등의 사례를 다루며, 집단을 어떻게 구분짓고 구체화했을 때 성공적인 맥락을 발견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4. 그 다음 우리가 고려해야 할 부분들


이렇게 새로운 맥락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수용할 집단에 대한 해석이 끝났다면, 맥락이 전개될 고객과의 접점을 이해하고 경험을 설계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맥락을 완성하는 것은 브랜드의 매력이다’ 라는 카피의 마지막 챕터를 끝으로 책의 내용은 마무리 되는데요.


책 전반적으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빗대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구체적인 방법을 학습하기 보다는, 프로덕트에 대한 영감과 접근하는 사고의 전환에 도움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속의 36가지 키워드를 살펴보며, 관심가는 키워드가 있으시다면 책을 직접 접해보시거나 검색을 통해 사례를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책 보러가기




One more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사례에 대한 정보를 덧붙입니다.


공연의 형식을 깨다 : 슬립 노 모어 - 아트인사이드 에디터 황예림님

네, 저도 아직(?) 슬립 노 모어를 보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저처럼 슬립 노 모어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여기 슬립 노 모어 공연을 직접 관람한 에디터분의 후기를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슬립 노 모어 관람 후기 - kkday ‘슬립 노 모어' 투어 소개
  

위 슬립 노 모어의 후기를 살펴보니, (뉴욕에 가지도 않으면서) 가격과 예약방법, 실제 후기가 궁금해 찾아봤습니다. 페이지 하단 후기가 별 5점으로 도배되어 있네요. 저도 뉴욕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슬립 노 모어를 꼭 관람해야겠습니다. � 


*본 투어 예약 사이트는 광고/협찬이 아닙니다. 참고를 위한 URL로 봐주세요!


WRITTEN BY 효정



*본 글은 디자인 뉴스레터 디독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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